그림책을 보고 크는 아이들 -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아이교육
이상금 지음 / 사계절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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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그림책에 빠져든지 2년. 우리 집에서는 사실 아이보다 엄마가 더 빠져 들어 엄마인 나는 지금 그림책을 수집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어린이 책 도서관을 열어도 될 것 같다. 마치 사라 스튜어트의 <도서관> 의 주인공인 엘리자베쓰 브라운처럼..^^ 바로 그렇게 되는데 가장 정다운 지침서가 이 책이었다.

이 책을 나는 이상금씨가 번역한 마쯔이 다다시의 <어린이와 그림책>을 보고 난 뒤에 읽었는데, 그 두 권을 읽고 나니 어서 서점으로 혹은 도서관으로 가서 이 책에 나오는 그림책들이 보고 싶었고 그렇게 했다.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책에 나오는 그림책들은 거의 다 봤지만 그림책의 세계야말로 작가들의 끊임없는 창작에 의해 무한한니까!

이상금 씨에게 큰 영향을 준 마쯔이 다디시의 책도 좋았고, 이상금씨가 그이를 통해 또 다른 여러가지를 통해 자신의 관점을 정립해가면서 썼음직한 이 책은 우리 나라의 많은 독자들에게 더 자상하고, 책 군데군데마다 더 솔깃한 이야기로 가득한 것 같다. 앞의 책이 우리나라에서 초판된 것이 90년이고 이상금씨의 이 책은 98년 초판이니 그 사이 지은이의 내공도 아주 깊어진 것 같다. 분명 우리나라의 독자들에게는 실용적인 정보가 훨씬 풍부한 지침서가 생긴 셈이다.

게다가 여러 가지 선진적인 주장들도 눈에 띈다. 그림책에 대한 번역실명제를 주장한다든가, 만화에 대한 지은이의 견해라든가, 도깨비 이야기 등은 지금은 벌써 일반적인 이야기가 되고 있는 것 같지만 그것을 일반화 시킨 사람이 바로 이 책을 쓴 이상금씨가 아닌가 한다. 예를 들어 도깨비에 대해서 보면, 우리가 지금도 그림책에서 쉽게 만나는 도깨비의 모습은 실제로 일본 도깨비 '오니'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뿔이 하나 혹은 둘 달린 모습, 부리부리한 눈매, 벌거숭이 몸에 걸친 삼각형 팬티, 즐겨 입는 등걸이 같은 옷 모양, 시뻘겋고 시퍼런 색의 강한 색조 등이 일본 오니의 특색이란다. 정말 우리가 우리나라의 도깨비라고 알고 있던 모습과 흡사하지 않는가!

지은이는 우리 나라 도깨비를 찾아 문헌을 뒤진다. 그리고 일본 도깨비와는 아주 다른 우리 전통의 자유로운 도깨비의 모습을 찾아낸다. 물론 아직도 정형화된 도깨비의 모습을 찾아낸 것은 아니고, 우리 나라 도깨비가 아주 다양한 모습으로 옛날 책들에 등장한다는 것으로 보아 정형화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쨌든 내가 알고 우리 아이들도 아는 도깨비가 일본의 오니였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고 나 또한 거기에 관심이 생겼다. 요즘에 나오는 우리 책들 중에서는 도깨비를 오니와 다르게, 우리 나라의 도깨비를 원래대로 살려내려 애쓰며 그린 책들이 눈에 띈다. 많은 그림책 작가들이 이 그림책 전문가의 전문적인 견해를 받아들인 결과가 아닐까.

이 외에도 여러가지 유익한 정보로도 가득차 있고, 아이와 엄마가 그림책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갖게 해 준다는데서 이 책의 진가는 더없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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