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정원 리네아의 이야기 2
크리스티나 비외르크 지음, 레나 안데르손 그림, 김석희 옮김 / 미래사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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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 대한 이야기들을 정말 좋아하는 딸과 또 나를 위해 이 책을 구입해서 보았다. 어린이 도서 연구회에서 나온 <권장도서 목록>에서 처음 보고 선택했는데, 실제로 보고 난 느낌은 추천의 글보다 훨씬 좋았다.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인 딸도 정말 좋았던지, 어느날 메일의 아이디를 '리네아'로 정하겠다고 했다.

글을 쓰고 그린 이들은 분명 서양 사람들인데, 리네아는 우리 동양인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에 관해 유용한 정보가 책날개에 나와 있었다. 책날개에 나오는 이야기를 보면, 리네아는 정말 한국 아이이다. 이 책의 리네아를 그린 레나 안데르손이 스웨덴으로 입양했고, 지금 두 사람은 다정한 모녀 사이로 소문이 나 있다니... 실제로 리네아가 이 책의 모델이고 이 책에서는 정말 있었던 일, 혹은 있음직한 일들이 가득 차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리네아는 또 식물에 관한 모든 정보를 수집, 또 수집하는 내 딸을 닮은 것 같기도 하다.

딸과 나는 이 책을 지지난 겨울에 함께 머리를 맞대고 보았다. 그리고는... 봄이 오고 여름이 오기를 기다렸다. 리네아의 책 <6월>에 나오는 화관을 보고 어서 만들고 싶어서 몸살이 날 지경이었다. 들판에 널려 있는 노란 꽃들로 어서 화관을 만들어 딸의 머리에, 또 아들의 머리에 씌워주고 싶었다. 그리고, 기다림 끝에 봄이 오고 또 여름이 왔다. 우리는 그 해 내내 민들레로, 또 강아지풀로, 가을에는 노란 산국으로 또 가늘디 가는 쑥부쟁이로 화관을 엮었다. 내 친구가 사는 시골집 앞 저수지의 둑길에는 이런 꽃들이 지천으로 피고지고 있었다.

어느 여름날, 강아지풀로 보기에는 좀 너무 크다 싶은 풀이 있어서 그걸로 머리에 쓰는 관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진작에 강아지풀을 알고 있던 아들은 그 풀을 이름하여 <개풀>이라 하였다. 조그만 건 강아지풀이니 그렇게 큰 건 개풀이라나! 나중에 책에서 그 풀의 이름이 술크령이란 것을 알게 되었지만 우리집 식구들에게는 그냥 그 풀은 <개풀>일 뿐이다. 그 풀은 개풀로서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즐거움을 선사했던가!

개풀로 만든 관은 화관을 능가할 만큼 너무나 멋있었다. 완전히 인디언 추장의 머리 장식이 된 것이다. (이글을 보는 여러분도 올 여름에 꼭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정말 멋있답니다) 아들과 딸에게 그 관을 씌워서 사진을 찍고... 우리는 리네아의 <꼬마정원>을 더할 수 없이 즐겼던 것이다. 지금도 그때 찍은 사진들을 보면서 서로 자기가 더 멋있다고 우기는 아이들.

그 외에도, 이 책은 아주 유용한 정보들로 꽉 차 있는데, 어쩌면 '지식에 관한' 책을 이렇게 기분좋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는지 놀랍기만 하다. 글을 쓴 이와 그린 이는 절친한 친구이고, 주인공은 그 딸이라니, 게다가 그 아이가 실제로 하고 있는 일들을 옮겨 만든 것이라 생각하니 그들의 행복했을 작업이 생각나고, 덩달아 나까지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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