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누구 닮았니? 난 책읽기가 좋아
로리 뮈라이므 글, 오딜 에렌 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199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입양된 아이가 드디어, 주변의 환경에 의해서 그 사실을 알게 되는 날이 온다. 우리 사회에서는 특이 맞닥뜨리기 두려운 상황이어서 더 민감해지는 부분이다.

이 책의 무대는 프랑스. 어쩌면 한국의 아이였을지도 모르는 동양의 아이를 입양한 프랑스 가정이다. 표지부터 속지까지 꽉 채우는, 이 책에서 글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그림을 보고 나는 무의식적으로 아이가 한국의 아이라는 생각을 했다.

첫 장에 아이의 독백. 이 아이의 성격과 앞으로의 내용이 결코 우울하지 않을 거라는 암시처럼 느껴진다. '내 피부는 누런색, 머리는 검은 색, 눈은 옆으로 길쭉하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생겼고 이런 나의 모습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이 이야기의 출발점이다. 나쁘다, 좋다 라는 판단이 한치도 들어있지 않은 선선한 출발.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는 아이의 건강함.

학교에서, 보트 피플이었던 봉의 아버지로부터 '너는 운좋게 이 곳으로, 너를 사랑해 주시는 부모님 밑으로 오게 되었다'라는 말을 듣고 그때 자신을 둘러싼 사실을 깨닫고 눈물이 앞을 가려 뛰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약간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아이는 삼 주 동안이나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먹지도 자지도 못한다. 그리고 부모님께 알려드리기로 결심. '엄마, 아빠 죄송하지만 드려야 할 말씀이 있어요. 안 좋은 소식이예요.' 긴장.

조심조심, 아이는, 사랑하는 부모님이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기를 바라며 비밀을 알려준다. 이런 식으로..'마음이 아프시겠지만, 엄마 아빠는 내 진짜 부모님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런 것쯤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나는 엄마 아빠가 진짜 우리 부모님들인 것처럼 사랑해요.' 웃음을 터뜨리는 부모들. 그리고 다정한 받아들임. 그리고 아이의 생각.'걱정할 것 없어! 제대로 설명만 잘 해 드리면 부모님들은 결국은 다 이해하신다고!'

'나는 우리 부모님의 진짜 아기가 아니야... 사랑해 주시기 어려울거야...' 가 아니다. '우리 부모님은 내 진짜 부모님이 아니야.... 하지만 내 사랑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믿게 해 드려야지.'

정말 이런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로리 뮈라이유가 '진짜 이럴 수도 있지 뭘!' 하면서 만들어 낸 듯한 세상의 한 단면이, 언젠가 진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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