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류시화 지음 / 열림원 / 199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가끔, 누군가에게 빌려서 봤는데 다 보고 나도 또 보고 싶고 곁에 두고 싶어지는 책이 있다. 하지만 다 봤는데... 하며 망설이다가 몇 년이 지나서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결국은 사게 되는 책이 있다.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은 바로 그런 책이었다. 아직 읽지 않은 다른 책들을 쌓아 놓고서도 자주 다시 보고 싶어져 기어코 손대게 하는 책이었다. 쉬우나 가볍지 않고 즐거우며 진지한.

<하늘 호수...>를 보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인도란 도대체 이런 나라인가? 이런 나라가 지구상에서 가능한가? 인도인들이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가? 이런 사람들이 정말 지구상에 살고 있단 말인가? 나와 같은 시간대에?

지은이가 인도에서 겪은 크고 작은 모든 에피소드 들은 하나하나가 모두 새롭고 놀랍고 달라 보였지만, 책이 넘어가면서 그것들은 점점 같아보이기 시작했다. 예측이 가능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인도니까! 인도 사람이니까!

이 작가 말고 또 누가 우리에게 인도를 이렇게 보여줄 수 있을까?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치, 한번 먹어보지도 않은 코코넛 열매--황홀한 맛이라는--에 빨대를 꽂아 그 달콤하고 시원한 천상의 맛을 한껏 들이키는 기분이었다. 언젠가 코코넛 열매를 그렇게 먹어보게 될 때, 이 책에서 만났던 인도는 내게 현실로 다가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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