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이누도 잇신 감독, 츠마부키 사토시 외 출연 / 마블엔터테인먼트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묘한 영화다.

다 보고 나니, 혼자 있고 싶어졌고, 그저 가만히 있게 되었다. 다른 것과 비교하거나 연상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단지 영화 속 몇 가지 장면들이 다시 떠올랐다. 조개껍데기 침대 속에 앉아있는 조제, 거기 앉아 바다 속 풍경을 바라보는 조제... 츠네오와 나누는 말들.

눈 감아 봐 뭐가 보여?  / 아무 것도, 깜깜해. /  그곳이 내가 옛날에 있던 곳이야. 깊고 깊은 바다 밑바닥.... 난 그곳에서 헤엄쳐 올라온거야.  /  .. 뭐 때문에? /  자기랑 이 세상에서 제일 야한 짓을 하려고. /  그렇구나... 조제는 해저에서 살고 있었구나. /  그곳에는 빛도 소리도 없고 바람도 불지 않고 비도 내리지 않아. /  외롭겠다. /  그다지 외롭지 않아. 애초부터 아무 것도 없었으니까. 단지 아주 천천히 시간이 흘러갈 뿐이지. 난 두 번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수 없겠지. 언젠가 자기가 없어지게 되면 미아가 된 조개 껍데기처럼.... 혼자서 바다 밑을 데굴데굴 굴러다니겠지. 하지만... 그것도 괜찮아.

둘 다 쓸쓸하다.

그날 했던 조제의 말대로, '언젠가 츠네오는 조제에게서 없어진다.' 그리고 조제는 미아가 된 조개 껍데기처럼 혼자서 바다 밑을 데굴데굴... 그러나 전동휠체어를 타고 혼자서 장보러 다니며.

츠네오는, 길을 가다 주저앉아 운다. 해저에서 살아 본 적이 없는 그는, 조제가 다시 돌아가야 할 해저의 삶이 불안하리라. 조제를 그 깊은 바다에 두고, 혼자 돌아서 가는 그 길이니까.

그들, 생의 쓸쓸함이 내 것인양 생생하다. 절제가 아름다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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