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파워북로거 모여라~ | soa8267
원문 http://soa8267.blog.me/60135358454

 파워북로거 담당자 입니다

드디어 우리 위원회의 파워북로거 15분이 결정되었습니다~

먼저 선정되신 분들의 블로그 주소를 공개해 드리고 선정 기준 등에 대하여 잠시 말씀 드리겠습니다.

 

http://blog.yes24.com/jk325636

http://ebbunji0.blog.me/

http://blog.naver.com/ahn4527

http://blog.yes24.com/yang412

http://ansanlsh.blog.me/

http://blog.yes24.com/joyever

http://blog.naver.com/mirubinl/30113535060

http://blog.naver.com/saurer2000

http://book.interpark.com/blog/whatlee

http://blog.naver.com/nazina 소울노트의 도란도란 책방

http://blog.naver.com/olive918

http://blog.aladin.co.kr/silkroad/

http://blog.yes24.com/egoist2718

http://blog.naver.com/coololive

http://blog.naver.com/hjmjkklll

 

 

ㅇ 선정 기준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신청서와 운영하시는 블로그, 두 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였는데요,

선정 과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신 분들의 조건 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독서'와 '책'과 관련된 글을 많이 작성하신 분

- '독서'와 '책' 분야 중심으로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분

- 다른 사람 글을 스크랩 하기보다는 본인이 작성한 글을 게재하시는 분

- 블로그 방문자 수가 너무 적지 않은 분

- 다른 기관 또는 기업, 출판사의 지원을 받은 경험이 적은 분

- 작성하신 글의 내용이 좋은 분

 

 물론 이런 조건을 다 갖추셨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자 수가 너무 많아서 선정되지 못하신 안타까운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사업 예산은 정해져 있는데 너무 좋은 분들이 많이 지원해 주셔서 마음이 아파요...

 

마지막으로, 파워북로거 지원 사업이 올해 처음 진행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뜨겁게 호응에 주셨어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인사 드립니다.

 

혹시 선정과 관련하여 궁금하신 점이 있으신가요?

댓글을 달아주세요~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모집한 '파워북로거 15인'에 선정되었다.
이 기쁨... 이 환희... 감사 그리고 책임감...!

책이 좋아 책을 읽는다. 오래 기억하고 싶어 리뷰를 쓴다.

그러다 보니 이런 행사에도 참여하게 되고... 선정의 기쁨까지 누리게 되었다.

 

18개월 된 아들녀석을 키우다 보니 예전만큼 책을 읽고 리뷰를 쓸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새벽... 잠자는 시간을 쪼개어 책을 읽거나 리뷰를 쓰고 이렇게 몇 자 쓰다 보면 늘 두 세시를 넘기게 된다.

몸은 극도로 피곤하지만 그래도 이 일이 즐거우니... 멈출 수가 없다.

 

앞으로는 막중한 책임까지 맡게 되었으니... '진심' 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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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는 기분이 좋아요 알맹이 그림책 23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일론 비클란드 그림, 김서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늘 기분이 좋은 특별한 아이, 로타!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로타는 기분이 좋아요』를 읽고 

세상이 이렇게 밝은 것은
즐거운 노래로 가득찬 것은
집집마다 어린 해가 자라고 있어서다
그 해가 노래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모를거야
아이들이 해인 것을....

- 동요, <아이들은> 중에서
 

<아이들은>이라는 동요의 가사 중 일부다. ‘세상이 이렇게 밝은 것은 집집마다 어린 해가 자라고 있어서다, 그 해가 노래이고, 그 해는 아이들이다’ 라는 내용의 동요다. 그래, 바로 이거다. 아이들이 있어서 세상은 밝아지고, 아이들이 있어서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미처 몰랐던 소중한 진리. 18개월에 접어든 아들 녀석 덕분에 요즘 나는 이 진리를 몸소 체험하며 감사해 하며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솔직히 고백하면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야 세상의 모든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아이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귀하고 소중하지만 이렇게 애틋할 수 있다는 건 아들이 가르쳐준 교훈이다. 내 아이와 더불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나길, 그 아이들의 미래가 행복할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로타’같은 아이들이 많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이야기가 아닐까.


『로타는 기분이 좋아요』는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말괄량이 삐삐>의 작가 린드그렌의 미발표 그림책 중 한 권이다. 주인공의 이름은 ‘로타’. 늘 명랑하다. 토라지는 일이 있어도 금세 풀린다. 이웃에 사는 몸이 불편한 아주머니를 곧 잘 보살펴 드린다. 무엇보다 가족을 사랑하고 가족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망쳐버릴 뻔했던 부활절을 화려하게 부활시켜 준 바실리스 아저씨의 말에 따르면 ‘늘 기푼(기분)좋은 아이’다, 로타는.


나이만 씨네 집에는 어여쁜 세 아이가 자라고 있다. 요나스, 미아 마리아 그리고 로타. 다가오는 부활절을 맞아 모두들 한껏 들떠 있다. 왜냐하면 부활절 아침이 되면 부활절 토끼가 다녀가기 때문이다. 정원 여기저기에 사탕이며 초콜릿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잔뜩 숨겨놓고 사라지는 부활절 토끼. 사실 그 부활절 토끼란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처럼 아이들의 부모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올해는 문제가 생겼다. 동네의 유일한 사탕가게가 문을 닿아버려 아빠가 미처 사탕이랑 초콜릿을 준비하지 못한 것이다. 그제야 부활절 토끼가 아빠라는 사실을 알게 된 로타. 언니 오빠는 벌써부터 알고 있었지만 막내인 로타는 알지도 못했고 인정하기도 싫다. 산타클로스는 산타클로스여야 하고 부활절 토끼는 부활절 토끼여야 한다. 아빠는 아빠여야 하고.


실망한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을 안쓰럽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아빠와 엄마. 이 사랑스런 가족에게 과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날까. 로타만이 간직하고 있는 비밀. 로타는 언니 오빠는 물론 온 가족을 위해 깜짝 이벤트를 준비한다. 우울하게 보낼 뻔했던 부활절 아침을 여느 해처럼 설레게 만들어 준 건 로타의 예쁜 마음 덕분이다. 로타만큼이나 밝고 기분 좋은 일이 로타의 가족은 물론 이웃에 사는 베르크 아줌마에게도 일어난다. 물론 로타가 꾸민 일이다.


우리에게도 손꼽아 기다리는 명절이 있다. 아쉬운 점은 아이들이 명절을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설레어 기다리고, 아이들이 무언가를 준비하며, 아이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특별한 명절. 그런 날이 있다면 아이들은 그 날이 들어 있는 달의 시작부터 설렐 것이다. 아마 그 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면 가슴이 터져버릴 듯 행복해지겠지. 『로타는 기분이 좋아요』를 읽는 내내 이런 생각을 했다. 아이와 함께 나누고 즐기고 행복할 수 있는 우리만의 명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지금의 명절 분위기를 돌아보면 어른들이 먼저 지쳐버려 아이를 돌볼 틈이 없다. 아이의 마음을 헤아릴 여유가 부족한 것이 우리의 명절이다. 뭐, 명절이 아니면 어때. 아이를 위해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날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로타와 같은 아이는 그 가족에게는 물론 이웃에게도 보석 같은 존재다. 이런 아이들이 집집마다 자라나길, 내 아이가 이런 아이로 자라나길 바래본다. 착하고 명랑하고 특별함을 아는 아이. 자신으로 인해 가족과 이웃은 물론 세상까지 밝힐 수 있는 아이. 등불 같은 존재 말이다. 린드그렌은 어쩜 이리도 사랑스런 아이들을 우리에게 선물해주는 것일까. 고맙고 또 고맙다.


- 아들이 노는 틈을 타 책을 소리 내어 읽어보았다. 상황에 따라 등장인물에 따라 목소리를 바꿔가며 읽었더니 빤히 쳐다본다. 가끔 와서 그림을 뚫어지게 보고 가거나, 아예 책을 덮어버리기도 한다. 그래도 읽는데 열중했더니 저는 저 할 일을 한다. 요즘은 그림책도 곧잘 본다. 아니 곧잘 듣고 앉아 있다. 아직 이 책은 아들이 진득하게 앉아 듣고 있기에는 긴 내용이지만 언젠가는 스스로 읽어내겠지. 이 책으로 인해 많은 것들을 상상하겠지. 『로타는 기분이 좋아요』는 아이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할 만한 책이다. 소리 내어 읽어보면 더 예쁘다. 특별할 것 같지 않은 문장이 입에 착착 감긴다. 로타의 마음처럼, 우리 아이들의 마음처럼 맑고 예쁜 문장들. 특별하지 않은 것 속에 특별함을 숨겨둔 린드그렌만의 탁월한 재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한번쯤은 아이가 아닌 자신을 위해 꼭 소리 내어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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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 내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김보경 옮김 / 시공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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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 그가 날 여러 번 새로 살게 하다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생텍쥐페리, 내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편지와 작은 메모 하나까지 열심히 모운 적이 있다. 따로 상자를 마련해 차곡차곡 추억을 쌓아올리듯 모아두었던 편지들.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없다. 어느 날 문득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모두 버리고 말았다. 사라진 편지들과 함께 소중한 추억들도 일부 뭉텅이로 빠져나가버렸음을 나중에야 알았다. 아, 그 허무함이란……. 왜 그랬을까. 편지란 것이 정말이지 흔했으므로 다시 주고받으면 된다고 생각했나보다. 그러나 편지는 곧 이메일로 대체되었고 이젠 대부분 문자나 트위터 등 디지털화 되어버렸다. 사람 내음 쏙 빠진 기계적이고 인공적인 느낌. 아무리 상냥한 말투와 앙증맞은 이모티콘을 주고받는다 하더라도 손편지 만큼의 따스한 정을 찾기는 쉽지 않다.

『생텍쥐페리, 내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는 동안 문득 내 아들에게 편지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요즘은 옛날과 달라 손으로 쓴 편지가 아니라도 무언가를 기록하고 남기기 훨씬 쉬워졌지만 꼭 손편지를 고집하고 싶다.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하는 것들, 말로는 다 가르칠 수 없는 것들, 말로는 다 보여줄 수 없는 것들을 편지에 쓰려 한다. ‘엄마’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 ‘엄마’라는 존재를 떠올리기만 해도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는 힘든 시간을 헤쳐 나갈 수 있었다. 아이에게 나는 그런 엄마이고 싶다. 어쩌면 ‘편지’라는 개념을 사전에서나 찾아보는 세대가 될지라도, 그럴 수 있기에 더더욱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편지를 쓰려 한다. 그것은 한 사람의 역사이자, 전 인류의 역사가 될 수 있는 것이므로.

『생텍쥐페리, 내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는 ‘어린 왕자’의 작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가 그의 어머니(마리 드 생텍쥐페리)에게 보낸 편지를 엮은 책으로 1955년 마리 드 생텍쥐페리가 직접 펴냈다. 생텍쥐페리, 그 이름만으로도 나는 이미 설렌다. 작품으로가 아닌 소소한 일상으로 만나는 그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어떤 삶을 살았기에, 어떤 성품을 지녔기에 <어린왕자>, <야간비행>, <인간의 대지>와 같은 작품들을 써낼 수 있었을까. 좋아하는 작가의 생애를 따라간다는 건 그의 작품을 읽는 것과는 또 다른 설렘과 흥분을 동반한다.

  

책에는 생텍쥐페리가 중학생 시절부터 2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하기 직전까지 쓴 편지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특히 실종된 지 1년 만에 그의 어머니에게 도착한 편지는 보는 것만으로도 애가 끓는다. 이것은 편지인 동시에 성장 일기이며 한 작가의 작품의 토대이기도 하다. 편지를 읽다보면 그 사람의 성품을 알 수 있는데 이 책 역시 마찬가지이다. 생텍쥐페리가 어떤 정신세계를 구축하며 성장했고, 그가 갖고 있는 시대정신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어 흥미롭다. 그것이 그의 삶과 작품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불협화음의 시대, 전쟁의 한 가운데서 그는 자신이 해야 할 일과 하고자 한 일들을 명확하게 알고 실천해 나갔다. 그는 작가이기에 앞서 혼돈의 시대상황 속에서 할 일들을 소홀히 하지 않았던 위대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그 토대는 마리 드 생텍쥐페리 즉 그의 어머니에게 기인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편지를 보면 생텍쥐페리의 어머니가 어떤 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어머니라는 존재가 그의 삶에 어떤 모습으로 각인되어 있는지, 그의 생애 어떤 길잡이가 되어주는지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존경할 만한 선각자의 모습, 전인적인 어머니의 모습!
‘엄마가 그 누구도 줄 수 없을 온화함으로 제 삶을 가득 채워주셨다는 것을 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제가 간직한 추억 중에서 가장 저를 생기 넘치게 해주는 추억이라는 것도 알고 있어요. 제 안에 잠들어 있는 저를 가장 많이 일깨워주는 존재라는 것도. 엄마와 관련된 가장 사소한 물건에도 제 심장은 따뜻해집니다. 엄마의 스웨터, 엄마의 장갑, 그 물건들이 보해해주는 건 바로 제 심장이니까요.(P.312-3)’

생텍쥐페리는 이처럼 엄마를 믿고 의지하고 사랑했다. ‘초보엄마’라는 딱지를 붙이고 살아가는 나에게 마리 드 생텍쥐페리의 삶(성품, 교육관, 사회적 역할, 개인의 성취 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나도 이런 엄마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 그녀에 대해서는 덧붙이고 싶은 말이 많지만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바란다. 어찌되었든 이 책의 주인공은 우리가 사랑하는 작가 생텍쥐페리이므로.

편지 말미에 덧붙인 해설을 통해 그의 전반적인 삶과 작품의 소재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역시 이 부분인데, 간략한 설명만으로는 그의 삶과 작품세계를 전반적으로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생텍쥐페리가 어머니에게 쓴 편지만을 엮고 일부 설명을 덧붙이다 보니 아무래도 텀이 생긴다. 생애 전체를 순차적으로 알고 싶은 독자로서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물론 서간집에서 전기를 기대하는 것은 모순일 수 있지만). 편지 서두에 년도가 명시되어 있다. 이것을 토대로 그의 생을 몇 부분으로 챕터화하면 어떨까. 각 챕터의 맨 앞에는 편지만으로는 알 수 없는 그의 행적과 시대상황, 작품동향 등을 요약 설명해주면 더 좋을 것 같다. 의외로 까다롭다는 생텍쥐페리 저작권에 대한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를 더 알고 싶은 독자로서는 좀 더 친절한 설명이 덧붙여지길 바란다.

이 책은 여러모로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작가 생텍쥐페리’의 생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는 점, ‘어머니’라는 존재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언젠가 사라져버리고 말 ‘편지’의 의미까지 되새겨 본 시간이었다. 내가 걸어 나가고자 하는 방향도 저 어디쯤 희미하게나마 보이는 듯하다. 생텍쥐페리, 그로 인해 나는 여러 번 새로운 삶을 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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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아픈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 시인 김선우가 오로빌에서 보낸 행복 편지
김선우 지음 / 청림출판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어디 아픈데 없나요? 정말 행복한가요?
-김선우, 『어디 아픈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를 읽고

욕심을 부리지 않고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욕심이 없다는 건 새빨간 거짓말이다. 바쁘게 살아도 늘 부족한 것 같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괜스레 불안해진다. 가끔, 아주 가끔은 무엇을 위해 사는지도 모를 때가 있다. 아등바등 살아도 충족되지 않는, 마음 한 구석이 텅 비어있는 느낌. 행복해지기 위해 일을 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치열하게 오늘을 살아내는데도 정작 행복하지 않다면 혹시 행복의 참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에 나의 행복을 억지로 끼워 맞추기 하려 한 건 아닐까.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꿈꾸는 곳이 있다. 물질이 아닌 내면의 평화와 영혼의 성장(p.16)을 추구하는 곳, 바로 오로빌이다. 인도 남부 코르만젤 해안에 위치하고 있는 영적, 생태 공동체. 인도의 사상가 스리 오로빈도의 신념에 따라 1968년 첫 삽을 떠 현재 전 세계 40여 개국 2천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 모든 인간이 더불어 행복해지기를 꿈꾸는 곳. 불가능할 것 같은 이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고 있는 곳. 실험과 도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 행복의 참 의미를 알게 해주는 곳. 경쟁이 아닌 격려의 장. 시기를 버린 배려의 장. 행해지고 있는 모든 일들이 존중받는 곳. 가능성을 끊임없이 실험해볼 수 있는 곳. 이 지구상에 존재할 것 같지 않은 곳, 그럼에도 이 지구를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는 곳. 그런 곳에서 시인 김선우는 묻는다. 어디 아픈데 없냐고, 당신 지금 정말 행복하냐고. 

프롤로그부터 밑줄을 긋기 시작해 책이 온통 밑줄로 가득해졌다. 이렇게나 많이 밑줄을 그은 책은 흔치 않다. 오로빌이라는 고혹적인 마을이, 작가의 매혹적인 필력이 밑줄을 남발하게 만든다. 지구상에 이런 마을이 존재하고 있다니. 신선한 충격이다. 모든 것을 버리고도 충만해 질 수 있는 곳. 일종의 유토피아, 일종의 무릉도원. 하지만 세상사 모든 일이 그렇듯 이 곳에도 반대급부가 존재한다. 김선우는 오로빌이 갖고 있는 긍정의 측면과 어쩔 수 없이 생겨나는 문제 요소들을 균형감 있게 다루고 있다. 오로빌로 오세요, 무조건 행복해질 수 있답니다, 가 아니다. 오로빌에서는 행복해질 수 있어요. 하지만 책임과 희생도 따른답니다. 어쩔 수 없는 문제에 부딪히기도 하구요, 그러니 잘 선택해 보세요,라고 말이다.

모든 일이 똑같이 존중받고 대가 역시 똑같이 분배된다. 돈 없이도 살 수 있다고 하지만 돈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가령 자녀가 대학에 입학할 때나, 처음 이 곳에 정착하기 위해 집을 마련할 때). 여기도 사람 사는 세상이다. 각자의 삶이 다르다보니 경제적인 문제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일. 사람이 만들어가는 유토피아이므로 아이러니 역시 존재한다.

전체적으로 숲이 만드는 스카이라인보다 더 높은 건물은 보이지 않는(p.36) 곳에 살면 어떨까. 숨을 제대로 쉴 수 있을 것 같다. 눈을 제대로 뜰 수 있을 것 같다. 오로빌은 말 그대로 숨통이 되어 줄 것만 같은 도시다. 이런 곳에서는 어떤 일을 하며 살까.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된다. 뭔가 새로운 일이 하고 싶으면 그 일을 시작하면 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의 직업 선택 기준은 자아의 발견, 실현보다는 돈이 우선시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오로빌에서는 그동안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일에 마음껏 도전해볼 수 있다. 그 속에서 자신의 잠재력과 가능성은 물론 생의 기쁨과 활력까지 되찾게 된다.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을 하든 문제될 게 없는 곳.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이 아닌 공동체를 위한 일이기에,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일이기에, 나아가 이 지구를 위한 일이 될 수 있기에 더 가치가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마음이 한없이 두근거린다. 무언가를 하고 싶어진다.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것만 갔다. 왜 사냐고 자문해보게 되고,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해보게 된다. 정말 행복하냐고, 행복이 무엇인지 아냐고, 행복해지기 위해선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려야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된다. 이렇게도 많은 질문을 던지는 책, 이렇게도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책. 그럼에도 한없이 충만해지는 이 책, 참 좋다!
 
- 어디 아픈데 없냐고 당신이 물어왔다. 괜찮아요,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괜찮아서 괜찮은 게 아니라 그냥 괜찮은 척 살아갈 뿐이다.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것뿐이다. 이제 그러지 않아도 돼요, 하고 당신이 어깨를 다독여준다.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세요,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예요. 무엇을 원하는지 자신을 들여다보세요. 실험하고 도전하세요. 하찮은 일은 아무것도 없어요. 당신은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을 해도 가치가 있답니다. 당신이 행복해야 내가 행복하니까요. 내가 행복해야 당신도 행복할 수 있으니까요.

버리고 나면 가벼워진다. 내려놓고 나면 홀가분해진다. 이 당연한 이치를 왜 깨닫지 못한 채 살았을까. 나만을 위해 산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나와 남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법, 우리가 사는 이 지구별을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한 걸음의 실천. 모든 걸 버리고도 모든 걸 내려놓고도 충만해 질 수 있다. 충만(充滿)의 참 의미를 몸과 마음으로 느끼며 살 수 있다. 오로빌, 거기서라면 가능하다.

 



오로빌이 세계의 한 녘에 있어주어 고마운 이유,  

내가 오로빌을 좋아하는 이유는, 대세가 정해진 듯 보이는 세계에서  

다른 질서를 창조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치열한 노력 때문이다.  

그들의 치열함 속에 녹아 있는 선의와 우정의 연대와 포용의 느낌이 참 좋기 때문이다.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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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반 동안 그렇게 달이 뜨는 광경을 그렸다...

 

유난히 더운 여름날이 저문다. 들판에 나간 테일러는 밤에도 일할 준비를 한다.

근처 웨스트 버골트라는 이름의 마을 위로 달이 뜨고 있다. 테일러는 한 그루의 나무가 제공하는

풍부한 가능성으로 옮겨오기 전에는 4년 반 동안 그렇게 달이 뜨는 광경을 그렸다. 그러나 지금도

하늘에 달이 나타나는 그 정확한 순간을 잡아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깨달으며 놀란다.

달은 처음에는 머나먼 도시의 빛들 사이에 숨어 있다가 은근슬쩍 먼 숲 바로 위의 자리로 온다.

그때부터 작지만 강력한 점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달은 위로 올라가면서 계속 색깔이 변한다.

자주색을 띤 주황색에서 시작해, 10분 뒤에는 마젠타의 홍조가 사라지고,

마침내, 점점 검어지는 하늘을 배경으로 노란색은 눈부시고 순수한 하얀색으로 표백된다.

 

알랭 드 보통, <일의 기쁨과 슬픔> p.201,203

 

 

떠올려보려고 노력만 하면 그날의 풍경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까무룩 잊히고도 남을 법한 20여년 전의 어느 한 순간을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다는 건

내 몸과 마음이 조건반사할 수 있을 만한 아주 결정적인 순간이 아닐까 싶지만

그날의 풍경은 너무나도 일상적이고 너무나도 평범한 보통의 여느 날과 다르지 않았다.

다만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달라질 것 없는 그 풍경이 처음으로 마음에 와닿았다. 그만 압도되고 만 것이다.

 

사춘기 소녀의 두 눈을, 온 세상을 압도하고도 남을 만한 엄청난 크기의 태양이

바다속으로 풍덩,하고 떨어지던 순간, 정말이지 한 순간!

언제나 하늘에 떠 있거나, 사라지고 난 후의 상황만을 보고 인지했던 내가

처음으로 바다를 향해 뜨거운 안녕을 고하듯 내려앉는 태양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본 건 그 때가 처음이었다.

애틋한 연인의 기나긴 작별의식 마냥 느릿하게 입수를 준비하던 태양이

바다와 맞닿는 순간

서서히... 나 느릿하게 기울어가는... 이라는 말은 더이상 어울리지 않을만큼 매몰차게 사라져버렸다.

한 순간, 정말이지 찰나의 순간,

태양은 바다속으로 빨려들 듯 사라져버리고 눈이 아리도록 그 광경을 지켜보던 나는

약간의 허탈감에 젖어들었다. 동시에 놀랍도록 짜릿한 충만감을 맛보았다.

인간이 감히 흉내낼 수 없는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온 몸으로 받아들인 순간이었다.

 

알랭 드 보통의 <일의 기쁨과 슬픔> 중 part. six 의 '그림'편을 읽는 동안

오랜 시간 잊고 지낸 이 기억을 다시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떠올려 볼 수 있었다.

스티븐 테일러라는 어느 무명의 중년 화가.

한번도 사람이 만든 것을 그리고 싶었던 적이 없었던 화가.

우리가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히 공감하고 상상하려고 노력을 해야만 이해할 수 있는 것들,

말 그대로 미리 볼 수 없기 때문에 예측도 할 수 없는 자연환경(p.203)에 끌려

그의 온 시간을 자연을 관찰하는데 헌신적으로 몰두하는 화가.

치밀하고도 치열한 그의 작업방식 덕분에

누군가는 집 안 거실에 앉아 자연의 어느 일부를 실제인양 감상하고 감동받고 위로받을 것이다.

 

누군가의 말로도 누군가의 마음으로도 채울 수 없는 부분을 우리는 자연에서 채워나간다.

아닌 것 같지만, 이건 정말 사실이다.


그림을 그린 화가가 유명인이냐, 유명인이 아니냐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세상의 속도전에 떠밀려 앞만 보며 달려온 사람들에게

화가는 그의 온 시간과 정성을 들인 '자연'이란 선물을 내놓은 것이다.

자연이라는 것이 우리 가까이 숨쉬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것이다.

까마득히 잊고 지낸 나의 옛기억을 불러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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