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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유전자 ㅣ 라임 어린이 문학 48
김혜정 지음, 인디고 그림 / 라임 / 2024년 10월
평점 :
시간 유전자
작가. 김혜정
출판. 라임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충격적인 미래 이야기
시간을 사고파는 세상이라니요!
타임 스토어 입성만이
성공이 보장되는 세상
그곳은 정말 유토피아를 창출하는 곳일까요?
'늙어 보인다'라는 건
'가난하다'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세상
돈이 있는 사람은
시간 유전자를 구매해
젊음을 삽니다.
가난한 사람은
시간 유전자를 판매해
돈을 벌고요.
가난하지 않더라도
개개인의 목적에 의해
시간 유전자를 판매하는 사람도 있어요.
더 큰 집으로 이사 가기 위해
사교육비를 충당하기 위해
병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등등
이런저런 이유로
시간 유전자 매매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세상
파는 건 2년에 한 번 1년 치 분량만,
사는 건 제한 없습니다.
인간의 몸은 시간 유전자가 짧아지면 노화가 일어나고, 시간 유전자가 길어지면 일정 기간 동안 노화를 멈춘다고 했다. 그 연구팀은 오랜 연구를 통해 시간 유전자의 DNA를 잘라 유전자 구조가 비슷한 사람에게 이식하는 '시간 유전자 이동'기술을 개발했다.
시간 유전자의 길이를 인공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시간 유전자의 길이를 늘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시간 유전자를 이식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의 돈을 지불해야 했다. 반대로 자신의 유전자를 잘라서 제공하는 사람은 그만큼의 돈을 받을 수 있었다. 결국 '시간 유전자 이동'은 시간을 사고팔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연 셈이다.
《시간 유전자 가제본》 p.6-7
주인공 지후네 아빠 엄마도 시간 유전자를 팔았습니다. 그 돈으로 선천적인 문제를 안고 태어난 지후가 수술을 했고요 가게도 오픈했습니다. 시간관리사로 일하는 엄마는 분초 단위로 가족과 고객의 시간을 관리해 줍니다. 가난하게 오래 사느니 부유함을 누리며 알차게 사는 게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요. 가능하다면 지속적으로 시간 유전자를 팔려고 해요. 엄마의 욕심이 끝이 없습니다.
시간 유전자를 팔아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엄마. 엄마의 등쌀에 우울증까지 걸린 아빠. 성공을 보장해 주는 '타임 스토어' 영재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지후. 안티 타임 스토어 단체에서 활동 중인 이모. 이 가족의 이야기는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요?
+
아빠 가게에서 일하는 세랑 누나에게 자꾸만 마음이 가는 지후. 그런데 세랑이에게는 엄청난 비밀이 숨어 있답니다. 아무리 봐도 어딘가 낯이 익은 세랑이는 과연 누구일까요? 시간 유전자 불법 거래가 암암리에 퍼져나가는 동안 불의의 희생자가 발생합니다. 한 번에 몇 년치씩, 미성년자까지도 시간 유전자를 거래하기 시작합니다.
아빠는
내일도 오늘처럼
재미없을까 봐 걱정했고,
엄마는
내일이 어제처럼
가난할까 봐 두려워했다.
내일은 그냥 내일일 수 없을까.
《시간 유전자 가제본》 p.76
시간이라는 개념에 대해
가치의 기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역시는 역시 ~
김혜정 작가님의 필력과
놀라운 상상력
흡입력 강한 스토리텔링은
이번 책에서도 가감 없이 발휘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희생이 누군가를 살리는 희망이 될 수 있을까요? 시간을 사고 판다는 건 과연 옳은 일일까요? 늙어간다는 것이 과연 절망스럽기만 한 일일까요?
시간을 팔아도 여전히 가난한 사람들. 젊음을 얻어도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들. 어디에 가치를 두고 살아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게 되었습니다.
나누고 싶은 문장들
엄마와 이모는 쌍둥이지만, 유전자 나이는 다섯 살이나 차이가 났다. 엄마가 오 년 치의 시간 유전자를 팔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마는 워낙 관리를 잘해서 이모와 다섯 살까지 차이가 나 보이지는 않았다. 엄마는 늘 중요한 건 유전자 나이가 아니라 관리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시간 유전자 가제본》 p.55
"에이, 나 갈래. 언니 잔소리를 하도 들었더니 배가 더 부르네. 그런데 정신 차려야 할 건 내가 아니라 바로 언니라고. 시간 유전자를 파는 건 시간을 뺏기는 거야. 시간 유전자 좀 그만 팔아. 그깟 돈 좀 없으면 어때? 참, 언니, 거울 좀 봐."
"거울은 왜?"
"탐욕스런 돼지가 보일 거야. 꿀꿀!"
《시간 유전자 가제본》 p.56
난 이제 시간 유전자 그만 팔고 싶어. 더 이상 나이 들고 싶지 않다고. 이젠 친구들도 못 만나겠단 말이야. 걔네는 다 서른일곱 살인데, 나만 마흔두 살이잖아. 같이 만나면 내가 꼭 걔네들 큰 형 같아."
《시간 유전자 가제본》 p.74
"일 끝나면 그냥 좀 쉬고 싶어. 아무것도 안 하면서 생각이라는 걸 좀 하고 싶다고."
"에이, 그게 뭐야?"
"좀 이상하긴 하지? 하지만 늘 뭘 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시간 유전자 가제본》 p.62
<라임출판사. 가제본 서평단. 협찬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