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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오사카·고베! 일드 미식 가이드 ㅣ 일드 미식 가이드
이지성 지음 / 크루 / 2024년 8월
평점 :

여행을 떠나기 전 그 지역의 맛집 검색은 필수다. 낯선 곳에서 이색적이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고된 일상을 위로받고 싶은 마음. 그 마음 때문에 늘 여행을 떠나길 기대한다. 내가 일본을 주로 다니는 건 무엇보다 거리가 가깝기 때문이다.
언제든 가고자 한다면 부담 없이 떠날 수 있고 좋아하는 이들이 있어 즐겨 갔던 곳이다.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은 일 년에 몇 차례씩 다녀왔는데 도쿄,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나가사키 등 발길 닿는 대로 다니다 보면 낯선 곳에 동화된 나를 만날 수 있다.
내 여행은 늘 철저한 계획 속에 이루어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만족스러웠던 여행은 무계획 여행이었다. 수많은 여행 중에서도 어느 이벤트 선물로 받게 된 비행기 티켓 덕분에 갑자기 떠나게 된 후쿠오카 여행이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 먹방 드라마 속 식당을 직접 찾아갔다. '고독한 미식가'부터 '선생님의 주문배달'까지 간사이 지역의 드라마 속 식당을 찾아 다양한 곳을 소개한다. 드라마에 소개된 메뉴를 파는지부터 가격과 위치 정보까지 사진과 함께 알뜰하게 담고 있다. 재미있는 건 그동안 오사카와 교토를 그렇게 많이 다녀왔지만 내가 다녀온 식당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역시 세상은 넓고 먹을 것은 많다.
비록 내가 다녀온 식당은 없지만 맛집 소개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곳에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내 여행의 기억을 떠올리며 '나도 비슷한 곳에 간 적이 있었지'라는 생각에 기분이 한결 너그러워졌다. 특히 고베 지역은 한 번도 간 적이 없었던 곳이라 더 인상적이었다. 언젠가 다시 여행을 떠나는 날이 온다면 이 책을 들고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의 순간에 맛있는 음식이 빠질 순 없다. 여행의 순간을 더 행복한 기억으로 채우기 위해서라도 미식 가이드 한 권은 꼭 필요할 것이다. 날씨 좋은 가을날 간사이 지방 여행을 계획한다면 이 책이 충실한 여행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마음도 배도 풍족한 여행을 다녀오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