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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나로 존재하는 법
헤르만 헤세 지음, 유영미 옮김 / 뜨인돌 / 2024년 2월
평점 :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의 저자 헤르만 헤세의 인생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다. 그의 이름을 들었을 때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느낌이 먼저 떠오르지만 이 책에 실린 글에서는 다소 진취적이고 강인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헤세에 대해 가지고 있던 편견이 깨지면서 그의 직설적이고 냉철한 조언은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다.
이 책에는 헤세가 남긴 편지, 일기, 시, 산문 등 다양한 형태의 글이 담겨 있다.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그의 인생관은 나답게 사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한다. 다른 사람의 꿈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꾸며 살아간다는 말은 헤세가 삶을 대하는 태도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그가 남긴 수많은 글에는 온전한 '나'로 살아야 하는 이유가 담겨 있다.
비루한 삶에 대항하는 최상의 무기는 용기와 고집, 인내다. 용기는 자신을 강하게 해주고, 고집은 인생을 재미있게 해주며, 인내는 평안을 허락한다.
p. 18
두 번의 세계 대전을 겪고 야만적인 나치 시대를 살아낸 그는 수많은 작품에서 자아를 탐구하고 자기 자신으로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드러낸다. 그가 살아온 투쟁적 삶을 들여다보며 진정한 나를 찾고 온전히 나만의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 그의 인생관에 따르면 우리는 모두 쓸모 있는 인생을 살도록 태어난 것이다. 존재 자체로 유의미하기 때문에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야 한다.
헤세의 글을 일으며 나는 스스로를 얼마나 존중하는지, 지금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이 오롯이 나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 본다. 어쩌면 무의식중에 타인에게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어 한껏 꾸민 건 아닌지, 그렇다면 이 모든 허세를 과감하게 벗어던질 용기가 있는지도 물어본다.
세상은 개선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에요. 여러분도 개선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랍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으로 살기 위해 존재해요. 여러분이 존재하기에 세상은 여러분의 소리와 울림, 분위기와 그림자로 더 풍성해질 것입니다! 여러분 자신이 되세요. 그러면 세상을 풍성하고 아름다워집니다!
p. 145
힘겨운 삶의 고비마다 명확한 해결책이 있다면 좋겠지만 인생은 녹록지 않다. 그런 순간이 온다면 나는 이 책을 펼쳐볼 것이다. "주어진 삶을 더 많이 인정하고 받아들일수록,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내적으로 화해할수록 더 강한 사람이 될 것"이라는 서문처럼 그의 말과 글에서 삶을 살아가는 지혜는 찾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