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 - 유쾌발랄 사기꾼의 복권 당첨금 수령 프로젝트
마리사 스태플리 지음, 박아람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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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억 원의 복권에 당첨된다면?

잠시나마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다는 행복한 상상을 해 본다. 아무도 몰래 은행에서 당첨금을 찾은 다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어제와 똑같은 삶을 산다. 꽤 오랜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일상을 살아간다. 그럼 통장엔 제법 이자가 쌓이겠지? 사람들의 기억에서 거액 당첨금이 사라질 때쯤 본격적으로 움직인다.

생각만으로도 짜릿한 복권 당첨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떠돌이 생활을 하며 범죄 누명을 쓰게 된 '럭키'에게 당첨금을 찾는 것부터 쉽지 않은 일이다. 연이은 배신과 위기 속에서도 럭키는 변장을 거듭하며 살아남는다. 그리고 그녀에게 다시없을 생애 두 번째 기회를 잡기 위한 기막힌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이미 드라마화가 확정된 이 소설은 파란만장한 인물을 중심으로 화끈하고 유쾌한 여정을 보여준다. 럭키의 인생사만으로도 한 편의 영화가 완성되기에 충분한 데 엄청난 복권 당첨금, 사랑하는 이의 배신, 기막힌 변장, 럭키를 쫓는 빌런, 그리고 그리운 이와의 만남까지 흥미를 유발하는 다양한 소재들이 적재적소에 뒤섞인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단숨에 읽었다.

표지의 강렬한 그림만큼이나 럭키라는 인물에게 자꾸만 시선이 간다. 태어난 순간부터 평온한 적이 없었던 그녀의 인생에 찾아온 두 번째 기회는 과연 행운일까 아니면 또 다른 불행의 시작일까. 럭키는 이 여정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진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려 마음먹는다. 자신의 죄를 자수하고 죗값을 치르는 것.

소설을 읽는 내내 럭키가 꼭 당첨금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랐다. 비록 범죄를 저질렀지만 그 죗값을 다 받고 나서 꼭 돈을 찾고 두 번째 기회를 잡았으면 싶었다. 그녀가 태어난 것도 아버지와 살게 된 것도 그녀의 잘못은 아니니깐. 제대로 된 기회가 주어진다면 럭키의 삶도 평범한 삶으로 바뀔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도주 여정에 더욱 몰입하게 되었다.

자신의 존재와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해 펼쳐지는 소설이 영상에서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가 된다. 화려한 변장과 끈질긴 추격전 그리고 극적인 만남으로 이어지는 한 여성의 기막힌 활약이 매력적인 소설이다.


럭키는 충동적으로 복권꽂이에서 용지 한 장을 꺼내 어릴 때 재미 삼아 골랐던 숫자들을 표시했다. 행운의 숫자가 있다고 생각했던 나이 11. 열한 살 때 어른이 되면 삶에 마법이 일어날 것 같아서 한시라도 빨리 이르고 싶었던 나이 18. 숫자를 고르던 시절의 아빠 나이 42. 그날 달렸던 고속도로 번호 95. 그리고 그냥 고른 숫자 77.
P. 18 

누구에게든 두 번째 기회가 주어져야 해. 세 번째 기회도.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잖아. 상대를 용서하지 않으면 우린 모두 혼자가 될 거야.
p.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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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아 만든 천국
심너울 지음 / 래빗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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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마법이 존재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설정 때문에 마법사가 날아다니는 판타지 세계라 생각했다. 하지만 소설은 내 상상을 벗어나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한 번쯤 꿈꿨을 매혹적인 세계관과 변하지 않는 인간의 탐욕스러운 본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갈아 만든 천국>. 소설을 다 읽고 나니 제목의 의미를 알 것 같다.

소설은 혈통에 따라 소수에게 마력이 대물림되고 힘의 세기가 운에 따라 달라지는 세상을 배경으로 사람들의 삶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척추뼈 속에 보랏빛 '역장'을 품고 있다. 이 역장은 삶의 근간이자 존엄 자체이다. 그러나 이러한 존엄은 빈부격차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에도 여지없이 부에 따른 불평등이 존재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부유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역장을 판다. 역장은 한번 빼내면 다시 회복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엄청난 후유증을 남긴다.

마법이 존재하는 세상은 뭔가 특별할 거란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작가가 그려낸 세계는 지금의 세계와 너무나도 닮았다. 여전히 현격한 빈부 격차가 존재했고 그에 따른 불평등은 삶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게 만들며 더 나은 미래에 대한 부푼 꿈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현실보다 더 리얼한 판타지 세계는 씁쓸함을 남긴다.

총 5부로 구성된 소설은 허무한에서 시작하여 각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사건을 이어간 후 다시 허무한으로 돌아온다. 도시 외곽의 바닷가 촌구석에서 보랏빛 안개를 뿜어내며 태어난 허무한은 A-급의 타고난 '역장' 때문에 주목을 받으며 S대 응용마법학과에서 대학 생활을 시작한다. 대학에서 서지현과 이주영을 만나면서 마력보다 상류 문화에 대한 동경을 품게 되고 그로 인한 열등감으로 인해 역장 팔이라는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그날의 선택은 그의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능력이 있어도 미친 듯이 노력했어도 금수저가 이기는 세상은 슬프다. 재능과 노력이 무시되는 세상에서 어떤 꿈을 꿀 수 있을까.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까. 결국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열려있는 천국은 평범한 사람들의 재능과 능력을 갈아만든 곳이었다. 돌고 돌아 다시 허무한에게 돌아온 역정은 그의 인생을 어떻게 바꿔 놓을까. 설정부터 인물까지 현실을 비추는 날카로운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 봐도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날 때부터 마력이 없는 게 더 나았을 거예요. 그럼 괜히 아빠가 기대하지도 않았을 테고. 별 의미도 없는 사교육에 그렇게 올인할 이유도 없었고요. 저는 날개를 달고 태어난 우물 안의 개구리였어요. 날개가 없었으면 행복했을 텐데.
p.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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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몰입 확장판 : 나를 넘어서는 힘 - 내 안의 잠재력을 200% 끌어올리는 마인드셋
짐 퀵 지음, 김미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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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는 내가 원하면 다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고 싶은 것들을 원 없이 도전하고 실패하면서 30대를 맞이했고 내가 가진 가능성에 의문이 들었다. 과연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다행히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경력을 쌓으며 40대가 된 지금, 내 안의 잠재력이 궁금해졌다. 인생의 후반을 시작하는 시기에 어떤 잠재력을 찾을 수 있을까.


​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일으킨 <마지막 몰입>의 확장판으로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재편되었다. 저자는 마인드셋(Mindset), 동기(Motivation), 방법(Method)의 세 가지 영역에 더해 어떤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는 힘인 멘텀(Momentu)을 통해 멈춰있는 잠재력을 깨우는 전략을 이야기한다.


​이 책의 유익한 점은 강력하게 뇌를 활용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두뇌 에너지에 좋은 음식부터 운동, 수면, 독서, 습관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내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새롭게 재정비할 수 있는 지침을 전해준다는 점이다. 또한 나도 몰랐던 내 성향을 확인하고 내 안의 최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개인 트레이너로서 역할을 한다는 점 또한 이 책의 장점이다. 


특히 낡은 마인드를 완전히 리셋하는 방법을 주제로 잠재력을 가두는 거짓말에 대한 파트가 인상적이다. 학창 시절 IQ 검사 수치만 믿고 성인이 되어서도 자만했던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었다. 또한 잊고 있던 열정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고 새로운 경험의 중요성을 인지할 수 있었다.


​사실 지금의 생활에 꽤 만족하고 있다. 내가 일한 만큼 버는 시스템이라 오롯이 내 의지에 따른다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이다. 다만 요즘 들어 일이 많아지면서 개인적인 시간을 내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며 아직 내 안에 잠재력이 남아있고 업무 환경을 더 효율적으로 변경하여 개인 시간을 운영할 수 있는 법을 하나씩 찾고 있다.


​원하는 삶을 위해 필요한 잠재력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사실 이 잠재력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이루고 싶은 목표나 습관이 있다면 이 책에 소개된 뇌 활용법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몰입에 이르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는 저자의 말을 마음속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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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감정에 흔들릴 때 읽는 책 - 불안, 분노, 무력감 뒤에 숨은 진짜 감정을 돌보는 심리 수업
권수영 지음 / 갈매나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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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감정 기복이 심할 때가 있다. 별일 아닌데도 크게 화를 낸다던가 알 수 없는 짜증에 우울한 하루를 보내는 등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변화를 겪고 나면 내가 꼭 나쁜 사람이 된 것만 같다. 내 속을 속 시원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를 힘들게 하는 감정을 조금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내면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내면가족시스템'을 제안한다. 감정에도 가족이 있다는 이론이 다소 생소한데 저자는 한 가족을 이루는 구성원처럼 감정 시스템 속에서도 다양한 감정이 서로 상호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즉 우리가 느끼는 불안, 죄책감, 분노, 슬픔 등의 나쁜 감정은 물론, 기쁨, 환희 등의 감정이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 

다만 문제는 나쁜 감정이라 일컫는 부정적인 감정이 원치 않은 순간에 상대에게 분출될 때다. 특히 가장 가까운 가족이 그 대상이 되면 더욱 마음이 무거워진다. 생각과 다른 가시 돋친 말이 튀어나가거나 짜증 섞인 답변을 하고 나면 그 자리에서 바로 후회하게 된다.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이러한 감정을 시스템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개별 감정들은 크고 복잡한 감정 시스템의 일부이므로 내면가족시스템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부모에게 오랫동안 순종한 아이가 버려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무력하게 되거나,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던 아이가 부모가 되어 자신의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사례를 보여주며 감정의 불균형과 작동 원리 등을 이야기한다.

감정이 드러나게 되는 모든 상황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 저자는 여러 상담 사례를 통해 각자의 나쁜 감정을 직접 마주하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불안, 분노, 슬픔 등의 나쁜 감정을 숨기려 하지 말고 밖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움으로써 가장 자연스러운 본연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 하지 말자. 내 감정을 외면하거나 감추려 들지 말자. 창피한 모습이나 무력한 모습도 내 모습의 일부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자. 이 책을 읽으며 조금 더 마음이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 아픈 가족을 돌보느라 소홀히 했던 내 마음을 차분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 책이다.  


감정도 시스템이다. 우리의 감정세계는 주연만 존재하는 연극이 아니다. 등장인물들이 무수히 많다. 그중에는 조연도 꽤 있고, 그냥 스쳐가는 행인도 많다. 한 사람이 자주 등장하고 그 사람의 목소리가 가장 크다고 하여 그 사람만 보게 되면 전체 연극의 흐름을 놓치기 쉽다. 
p. 37

힐링은 바로 가장 자연스러운 나 자신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바깥 세상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을 가지고 억지로 꾸미고, 뭔가를 숨기는 마음속 시스템의 부자연스러움을 바로잡아 가는 게 치유의 과정이다. 온건파 감정들을 찾아내면 충분히 인정하고, 다시 숨지 않게 자꾸 밖으로 표현해야 한다. 그래야 내면세계도 새로운 변화를 감지한다.
P. 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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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 1000명의 죽음을 지켜본 호스피스 전문의가 말하는
오츠 슈이치 지음, 황소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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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여름, 엄마의 건강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졌다. 긴급하게 119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에 들어갔고 바로 입원이 결정되었다. 수많은 검사 끝에 암 진단을 받고 심장에 이상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당시 상태로는 수술조차 불가능했다. 결국 의사로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단 한 번도 생각지 못한 가족의 죽음은 나를 패닉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 순간 온갖 후회가 밀려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모든 일들이 내 잘못으로 벌어진 것만 같았다. 왜 진작 병원에 가지 않았을까. 왜 엄마에게 더 신경 쓰지 못했을까. 이후 몇 번의 큰 고비를 겪은 후 담당 의사의 권유로 더 큰 병원으로 옮겼고 이틀에 한번 꼴로 대형 병원 두 곳을 오가며 치료를 이어갔다. 여전히 항암을 하고 있지만 다행히 엄마의 건강 상태는 조금 나아졌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엄마 몰래 눈물을 흘리며 수개월을 후회 속에서 견뎠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프리랜서로 일을 하면서 24시간 간병인 모드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때 다짐했다. 엄마가 하고 싶다고 하는 건 전부 할 수 있게 하자고.

1000명이 넘는 이들의 임종을 목격한 호스피스 전문의인 저자는 현장의 경험을 토대로 죽기 전에 하는 후회 목록을 썼다. 저자가 쓴 스물다섯 가지 후회는 지난날 내가 했던 후회와 거의 흡사했다.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많이 말할걸, 함께 여행을 다닐걸, 맛있는 음식을 더 많이 사줄 걸 등 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못했던 일들에 대한 목록을 보며 깊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큰일을 겪고 나니 당연히 엄마에게 질문이 많아졌다. 무엇이 먹고 싶은지, 어딜 가고 싶은지, 지금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등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는 다짐을 지켜가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지금은 미래에 대한 목표도 계획도 없다. 단지 그의 말처럼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다. 

책을 통해 누구가 겪게 되는 '죽음'을 대비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지나간 삶을 돌아보고 살아있음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각자의 삶에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스스로를 점검해 볼 수 있는 책이다.

바로 지금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자. 하고 싶은 일은 내일로 미루지 말고 지금 하자. 시간은 영원하지 않다. 괜찮다고, 이 정도면 참을 만하다고 말한다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참고 인내하는 삶을 살다가 마지막에 가슴을 치며 후회하는 사람 중 한 명이 되지 않길 바란다.
p.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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