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문명 - 예술 과학 철학, 그리고 인간
케네스 클라크 지음, 이연식 옮김 / 소요서가 / 2024년 6월

영국의 미술사학자인 저자가 과거 진행한 BBC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단행본으로 엮은 책이다. 그는 철학, 미술, 음악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해 서양 문명을 이야기한다. 특히 그로테스크한 것과 아름다운 것,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 이상적인 것과 추한 것 등 양극성의 관점에서 문명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답을 찾아간다.

동양의 언어를 모르기에 동양 문명을 다루지 않는다는 점은 뻔뻔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서양 문명을 중심으로 한 예술 과학 철학 그리고 인간에 대한 저자의 시선은 문화와 예술에 대한 지적 탐구심을 채워준다.

인간은 매일같이 생존경쟁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밤의 공포와 싸우는 한편, 스스로를 돌아보며 육체와 정신 양면에서 어떤 소질을 의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성, 정의, 몸의 아름다움을 두루 갖춘 조화로운 완전성을 추구하면서 자신의 사고와 감각의 소질을 발전시킬 필요성을 깨달았습니다.

P. 24

이 책에서는 역사적 움직임의 증거로 예술을 말한다. 끝없는 전쟁과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결코 중단되지 않은 예술적 재생의 운동에 초점을 맞추며 구체적인 건축물이나 작품을 소개함으로써 인간의 갈망을 보여준다. 그가 바라보는 문명은 획일적이지 않다. 아름다운 것이 있으면 추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러한 태도는 대상을 바라보는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문명의 생겨나고 무너지는 과정을 이해하고 '문명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본다. 다만 문명을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이 다소 남성적이며 서구 중심적이라는 점에서 지금의 관점과는 대치되는 점이 있다. 따라서 이 책이 과거에 쓰였다는 시대적 보정을 감안하고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이성과 경험에 대한 호소가 처음 빛을 발하던 한 세기 동안에 거둔 성과가 인간 지성에서 하나의 승리였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데카르트와 뉴턴의 시대에 살았던 서구인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사색의 도구로 세상의 다른 지역 사람들과 자신들을 나누었습니다. 그래서 19세기의 평범한 역사가들을 조사해 보면 유럽 문명이 성과를 출발점으로 삼아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P. 296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알고 보니 다 화학이었어

알고 보니 다 화학이었어 - 주기율표는 몰라도 화학자처럼 세상을 볼 수 있는 화학책
누노 마울리데.탄야 트락슬러 지음, 이덕임 옮김 / 북라이프 / 2024년 6월

우리 삶의 대부분이 화학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아는가. 우리가 내쉬는 공기부터 마시는 물까지 세상은 화학의 영향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두 저자는 우리가 먹고 입고 쓰고 생활하는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는 화학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일상을 들여다보면 식탁 위에는 화학물질들이 정갈하게 펼쳐져 있고 화학물질로 만든 옷을 입고 하루를 시작한다. 양파를 썰 때 눈물이 흐르고 유독 내 머리카락이 곱슬곱슬한 이유도 다 화학 때문이다. 갑자기 치솟은 물가 때문에 금사과라고도 일컫는 사과는 실험실에서 만든 화학 성분을 통해 똑같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렇게 우리 삶에서 화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거대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학이라고 하면 어려운 학문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학창 시절 필수 전공과목으로 수업을 들었지만 여전히 화학은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화학이 없는 삶을 생각해 보니 의외로 화학이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수년 동안 이어진 화학연구는 인류의 삶에 편리함을 안겨주었다. 페니실린과 아스피린은 인류 생존에 유익한 역할을 하였고 플라스틱의 발견으로 삶에 편리함이 더해졌다. 물론 이로 인한 환경 오염의 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지만 화학적 진화 자체만을 생각해 본다면 무척 흥미롭다.

화학에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사실 화학이라는 학문이 생각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분야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화학연구를 살펴보고 인류가 직면한 미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화학자의 눈으로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100자평] 해독 혁명

해독 혁명 - 질병 없는 몸을 위한 5단계 독소 해방
닥터 라이블리(최지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6월

독소 제거를 통해 건강한 몸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천사가 날 대신해

천사가 날 대신해 ㅣ 소설, 잇다 5
김명순.박민정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6월

소설, 잇다 시리즈 다섯 번째 책은 근대 여성 문학의 선두에 있는 김명순과 한국 사외의 혐오와 폭력의 역사를 써온 박민정의 작품을 담고 있다. 가부장제를 비판하며 여성과 남성의 대등하고 주체적인 관계를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김명순의 소설은 세상을 바라보는 그녀의 태도를 잘 반영하고 있다.

<의심의 소녀>에서는 추측과 소문으로 학대받는 소녀의 삶을 진솔하게 묘사하고 <돌아다볼 때>에서는 신여성이지만 '첩의 딸'이라는 출신 배경 때문에 '아버지의 더러운 피'가 흐르는 부정한 여성이라는 시선을 받는 여성의 모습을 통해 가부장제의 모순을 비판한다.

<외로운 사람들>은 최씨 가문 네 남매를 중심으로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는 젊은 남녀를 보여준다. 사랑이라는 건 현재에도 이해하지 못하는 감정 중 하나인 데, 소설 속에서는 각각 약혼자가 있는 남녀가 사랑의 도피를 하고 또 다른 사람을 연모하는 등 얽히고설킨 감정의 향방을 따라가게 된다. 당시의 시대상과 그녀의 출신 배경 때문에 주류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설움과 환멸에 작품 속에 잘 드러나 있다.

박민정의 소설 <천사가 날 대신해>는 친구의 죽음을 '나'의 시선으로 따라간다. 불행한 결혼 생활을 끝내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려는 그녀가 돌연 죽음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세윤을 바라보는 건 의심의 눈초리였다. 그 시작에는 '나'의 학교 후배이자 세윤의 직장 동료인 로사가 등장한다. 사람 좋은 언니이면서 동시에 좌절을 안겨주는 폭력적인 존재. 그녀의 등장에 여성의 적은 진정 여성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한 세기를 사이에 두고 자신만의 글쓰기를 실현한 두 작가의 작품을 통해 여성이 여성으로 인해 겪어야 했던 외로움과 공포를 떠올려 본다.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가려져 타인에게 행해진 기만과 정신적 학대, 그로 인해 겪게 되는 소외와 상실감 등 복잡한 심리를 들여다보며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이다.

※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원칙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원칙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내는 12가지 삶의 태도 ㅣ 짐 론 자기계발 시리즈 2
짐 론 지음, 유지연 옮김 / 오아시스 / 2024년 6월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나 역시 20대 목표는 성공이었다. 10년, 20년 후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수시로 상상했었다. 당시 내가 원하는 성공의 모습은 경제적인 부분이 컸다. 하지만 성공에 다다르기엔 부족한 부분이 너무나도 많았다. 열심히 살아가도 실패하면 부족한 부분에 대한 원망만 커졌다. 당시의 나는 실패에 대해 변명하기에 급급했던 것 같다. 불안한 2, 30대를 지나고 40대에 다다르니 성공에 대한 기준 자체가 달라졌다. 지금의 나는 내가 바라는 성공한 삶에 가까이 다가서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잊고 있던 가치를 돌이켜보게 한다. 세계적인 백만장자들의 멘토인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위 0.01% 부자들의 성공 노하우를 이야기한다. 그가 이야기하는 노하우는 우리가 이미 다 알고 있는 것들이다. 다만 이를 실천하는지에 따라 성공과 실패로 갈라지게 된다.

그가 말하는 노하우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다. 특별한 기교나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신 안의 가치를 파악하고 어떻게 활용할지 자신만의 방법을 찾으며 된다. 12가지 조언 중에는 내가 실제로 경험했던 태도도 있다. 예를 들어 '꾸준함은 모든 것을 이긴다', '건강을 잃는 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라는 제목만 봐도 지나간 시간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성공은 이미 당신 안에 있다. 다만 이를 현실에 적용하는 방법을 모를 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러한 방법을 배우는 일이다. 나 역시 내게 부족한 끈기와 인내심 등을 어떻게 하면 현실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제대로 고민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이 인상 깊었던 건 긍정의 힘을 강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몸으로 실천하지 못한 부분들을 다양한 사례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짚어주고 현실적으로 변형시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책을 읽으며 지금 내게 꼭 필요한 키워드는 무엇인지 찾아보았고, 유연성과 인내, 그리고 건강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제 저자의 조언에 따라 생활 방식과 태도를 살펴보고 시간을 이용하려 한다. 조급하게 굴지 않고 아픈 곳은 치료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습관을 만들려 한다. 매일매일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그날까지 저자의 조언을 잊지 않으려 한다.

당신은 결코 무력하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우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자신이 무력하다는 느낌 또는 어떤 일로 인해 무력해질 수도 있다는 느낌이다. 우리는 이러한 착각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당신은 결코 상황의 피해자가 아니며 어떤 일이 일어나든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선택지가 있다.

P. 28~29

자신에게 부족한 면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찾는 것은 지혜의 한 부분이다. 그와 동시에 최종적인 답이란 없다는 사실을 아는 것 또한 지혜다. 세상에는 항상 더 많은 질문들이 있다. 그리고 당신이 모르는, 들은 적도 본 적도 없는 수많은 일과 사람이 있다.

P. 102

진정한 인내심은 그저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무언가가 일어나기를 바라며 하는 일 없이 지내는 것 또한 아니다. 인내심은 수동적인 특성이 아니다. 어떤 일이 진행될 기회를 열어 두면서 다른 사업을 모색하거나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등 완전히 다른 일을 하는 것, 이것이 인내심이다.

P. 190

      ※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