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새 - 야외원색도감
이우신,구태회,박진영 지음 / LG상록재단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많은 전문가들이 조류도감이라고 하면 이 책을 추천하는데 별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안다. 도감이 갖춰야 할 거의 모든 요건을 빠짐 없이 구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역저다. 현재까지 한반도에서 기록된 모든 새(총 450종)가 빼곡이 기록되어있다. 다른 조류도감도 당연히 그럴 것이라 예상할 수 있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이 책보다 종류가 많이 적은 경우도 흔하다. 또 한 가지 특징은 사진이 아니라 원색 그림(세밀화)을 실었다는 것인데, 새 사진을 특징을 살려 찍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이 책처럼 앉아있는 모습, 날아가는 모습, 성조와 유조의 차이까지 낱낱이 실으려면 도저히 사진으로는 어려울 것 같다.(그림을 우리 나라 사람이 그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림 그리는 사람들의 한계지 이 책의 한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소한 아쉬운 점이라면 먼저 2000년에 발간된 책이라 그 이후의 추가정보가 없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새롭게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새도 몇 가지 있으며, 특히 (문화재청이 지정하는) 천연기념물보다는 (환경부가 지정하는) 멸종위기동식물이 더 의미있는 것인데 이 제도가 2000년 이후에 생긴 것인만큼 반영이 되지 못하고 있다. 개정판이 나와주었으면 한다. 또 한 가지는 텃새/철새 구분이나 희귀한 정도 같은 기본정보들을 영어 약어로 실어놓았다는 점이다. 익숙해지고 나면 별 상관 없지만 처음 볼 때는 매번 일러두기를 뒤적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러나 이런 아쉬움들은 책의 가치에 비하면 실로 사소한 것이다. 제대로 된 한국 조류도감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듬직한 일이며, 영어판도 함께 발간되어있다는 사실은 업적이라 할 만하다. 새는 생태계의 정점에 위치하는 중요한 환경지표종이다. 새에 대한 관심은 곧 자연과 생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임을 생각할 때, 이런 도감 하나 챙겨들고 온가족이 주말 탐조 나들이를 다니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흐뭇한 일이다. 크기도 보통 책보다 작고 무겁지도 않아서 현장학습용으로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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