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사라 BASARA 1
타무라 유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1월
평점 :
절판


판타지라고 하면 일단 순정만화(내지 여성만화)의 범주에 종종 포함시킬 만큼 그쪽 성향을 짙게 드러내는지라, 그쪽을 즐기지 않는 나같은 독자들은 거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를테면 한없이 길다란 팔다리,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여주인공, 한숨과 눈물과 숙명의 돌솥비빔밥...같은 것들. 본작은 그런 뻔함을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다채로운 캐릭터 구축으로 확실하게 뛰어넘고 있는 케이스다. 명랑만화가 아니면 지루해하는 사람들만 빼면 누구라도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

'멸망 이후의 미래'라는 흔한 시점 설정에서 이야기의 설득력(민주주의를 꿈꾸는 왕이라니), 고풍스런 분위기, 신비감 등 꺼내먹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꺼내먹을 줄 아는 재주를 비롯해서 작가가 머리를 잘 쓴 흔적이 여기저기서 드러난다. 일본의 지리적, 역사적 특징(여러 개의 섬으로 이루어졌고, 오랜 역사 동안 중앙집권적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살아왔던)을 100% 활용해내고 있는 센스라거나 외전들을 적절하게 배치해서 조연급 캐릭터들의 생기를 한결 북돋워주고 있는 점 등. 순정풍 서사 판타지 고유의 미덕은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거기에 뭔가를 덧보탰으니 많은 지지와 찬사를 들을 만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