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랑전설 1
오시이 마모루 글, 후지와라 카무이 그림, 유은영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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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작가 왈,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개(같은 사람들)'에 관한 만화를 그리고 싶은 욕구를 표출한 결과라고 한다. 그러니까 특기대 부대원들 얘기를 하다보니 그들이 개같이 비춰진 게 아니라, 개같은 사람 이야기를 찾다보니 특기대 부대원들로 형상화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개같은 건 피해갈 수 없는 숙명. 이를테면 일본의 백골단에 해당한다지만, 기관총을 들고 시위대를 벌집으로 만들어버리는 게 일상업무인 주인공들이니 데모 한두 번 해본 독자라면 우선 치부터 떨고 볼 일이다.

그들이 왜 견랑, 혹은 인랑이 되어버리고야 말았는지 따위는 소명되지 않는다. 단지 그들 하나하나가 그처럼 개같은 인생을 어떻게 이어가고 있는지를 쓸쓸하고도 스산하게 주시하고 있을 뿐이다. 마치 옴니버스처럼 나뉘어진 챕터들은 하나같이 '광견, 사냥개, 유기견'같이 개 이름을 단 채 그에 해당하는 특기대원 한 사람 한 사람을 비추어나간다. 당연히 애니메이션 [인랑]과는 소재만 같다고 할 정도로 내용 차이가 크다.(망토 아가씨같은 건 나오지도 않는다.) 만화 쪽에서 우울한 주인공이야 안 우울한 주인공보다도 흔할테지만, 이처럼 도저히 안 우울할 수가 없게 생겨먹은 위인들이 부대를 지어 등장하는 일도 그리 흔치는 않을 것 같다. [주의: 부작용. 즐거운 기분을 잡쳐놓기 십상이며, 이미 잡친 기분이라면 회복을 저해하 딱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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