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 곤충기
김정환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유용한 곤충도감인 [곤충 쉽게 찾기](2005, 진선), 이 책의 앞권이라고 할 만한 [곤충의 사생활 엿보기](2001, 당대) 등을 낸 저자의 또다른 책이다. 고스란히 [곤충의 사생활 엿보기]의 후속작으로 볼 수 있다. 해설서 형식이며, 중학생 이상이라면 누구라도 읽을 수 있을 만큼 쉽고도 흥미진진하며, 자연과학 책이면서도 서정성을 놓치지 않고자 애쓴 점, 잘 찍은 컬러사진이 듬뿍 들어가있는 점 등 모든 면에서 연장선상에 있다.

다른 것은 내용이다. 두 책을 펼쳐놓고 대조해보면 목차에서부터 거의 겹치는 부분이 없다. 본문 중에 가끔 가다 반복되는 이야기도 있으나 불가피한 정도이고, 등장하는 곤충의 종류 자체가 거의 다르기 때문에 겹치려 해도 겹치기 힘들다. 하기야 곤충류는 워낙 종류가 많으니 세 번째, 네 번째 후속작이 나온다 해도 전혀 이상할 일은 없을 것이다.

심심풀이용으로 읽어도 좋을 정도로 내용은 흥미롭다. 어떤 종의 구조가 어떻게 생겼고 저떻게 구분되고 하는 분류학이 아니라 다른 생물들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이야기하는 생태학적 내용이므로 어렵거나 따분할 염려가 적은데다 곤충의 생태란 게 워낙 포유류, 조류 등과는 다르다보니 놀랄 거리가 많다. 더구나 이 책의 등장곤충이 하나같이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는 것들이라는 점을 상기하고 나면 리얼리티는 배가된다.

더 이상 풀숲을 걷다 마주치는 벌레들을 징그럽거나 해롭거나 하찮은 것 따위로 여길 수 없게 만들어주는 것은 이 책의 커다란 미덕이다. 전혀 '자연과학적'이지 않은 부드러운 문장과 볼 만한 사진들이 이러한 인식전환을 친절히 도와준다. 추천할 만한 곤충 해설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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