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에서 영성으로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10년 2월
구판절판


겉으로는 태연한 체, 강한체 오기를 부리다가도 누가 옆에서 조금만 보고 싶다 사랑한다, 고 손을 내밀면 금시 울음을 터뜨릴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렇지요. 무신론자이기에 그 기도는 더욱 절실하고 더욱 높게 울릴 수 있지요.-p27쪽

나에게는 하나님은 행복이 아니라 언제나 그렇게 슬프고 외로움으로 다가오는 존재입니다. 무릎을 깨뜨리거나 코피가 나면 엄마를 부르며 집으로 달려가는 아이처럼 상처를 입어야만 하나님을 부르며 달려가지요.-p37쪽

저녁 뉴스 시간마다 아나운서가 나와 인사를 하면 아버지도 텔레비전 화면에 대고 "안녕하슈"라고 인사를 나누신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리를 비웠다 다시 텔레비전 앞에 돌아와 앉으시면 "미안하우"라고 또 인사를 하신다는 겁니다. 그래서 젊은 애들은 치매에 걸리셨나 보다고 수군대기도 합니다.
"이 바보들아, 그것은 치매가 아니라 고독이라는 거다." 이제서야 나는 큰 소리로 외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석은 녀석들을 꾸짖습니다. 외로움이 무엇인지 모르는 아이들을 대신해서 아버지에게 죄송하다고 사과를 드립니다.-p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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