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고마워 동심원 8
민현숙 지음, 조경주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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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늘 그자리에 있기에 고마움을 잊고 사는 것들이 많다. 

돌아보면 항상 신선한 공기를 주는 자연이 고맙고, 늘 그자리에서 묵묵히 나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가족이 그렇다. 또한 고마운 이웃들의 존재를 잊고 살 때도 많다.  

시인이 보고 느낀 것을 우리 아이들에게 다시 돌려주고 싶어, 이 동시집을 펴내셨다는 민현숙님의 동시 속에는 우리가 미처 못보고 지나친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들, 그리고 깨닫지 못했던 고마운 것들을 일깨워주는 신선함이 있다.  

엊그제는 병원에 검진차 갔다가 복도에서 너무 많이 기다렸던 적이 있다. 그 시간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꺼내든 <고마워 고마워>동시집은 크기도 적당하여 휴대하기도 아주 좋았는데, 무심히 읽다보니, 몸은 병원에 있으면서도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으로 들판으로 시인의 눈을 따라 가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수양버들을 흔드는 것은 바람인 줄만 알았다. 나뭇잎이 한장 씩 떨어지는 것은 그냥 아무 의미없이 떨어진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시인을 통해 무심히 바라봤고, 당연하게만 여기던 사물과 자연에 다시금 의미를 부여하며, 뒤집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바람 많은 날>을 통해 시인은 수양버들을 흔드는 것은 바람이 아니라 수양버들의 긴 채찍이 바람의 궁둥이를 치며 말을 몰아가듯, 바람을 몰아가는 것이라는 재밌는 표현을 하셨다. 나뭇잎은 그냥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봄 여름 가을동안 나무에게 맛난 햇살을 떠먹이다가 가을이 되어 숟가락을 내려놓는 것이라고 했다.  

시인의 글을 읽으며, 

"아~~ 그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겠구나! 나는 정말 몰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를 기다리는 건>, <내 짝꿍 투명인가>을 읽을 때는 우리 아이들의 현주소를 보는 듯 했고, 엄마인 내가 바쁘다고 이리저리 다니면서, 내 아이를 외롭게 하고, 반갑게 맞아주지 못한 일을 반성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고마워 고마워>를 읽을 때는...  

미처 생각지 못한 고마운 것들, 아주 사소한 것이라고 무심히 넘긴 주변의 모든 자연과 사람들에게 왠지 감사와 고마움이 일어 코끝이 찡해오는 느낌이었다. 이런 고마움을 깨닫게 해준 민현숙님의 동시집을 오래 사랑할 것 같다.

 

고마워 고마워  

꽃아, 내가 지나 다니는 길목에 피어줘서 고마워 

새야, 내가 슬플 때 노래 불러줘서 고마워 

엄마 아빠, 나의 엄마 아빠가 되어 주셔서 고마워요. 

친구야, 많고 많은 아이 중에 내 짝꿍이 되어 줘서 고마워 

신호등아, 내가 무사히 길을 건널 수 있도록 파란 불을 켜줘서 고마워 

옆집 개야, 내게 꼬리를 흔들어 줘서 고마워. 

............... 

고마움을 알면서도 미처 고맙다고 말하지 못한 

고마운 것들아, 너희들도 고마워  <민현숙 동시집 '고마워 고마워'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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