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 학교에 간 하느님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3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세상에서 가장 좋은 선물>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신시아 라일런트’ 라는 미국작가가 쓴 책이고, 신형건시인께서 번역해주셨는데, 읽고 그 감동의 여운이 오래도록 남았던 책이라 마음에 남았던 작가이다.  그래서 또한 마음에 드는 작가의 책을 번역하는 일은 참 멋지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미용실에 간 하느님> 역시 신시아 라일런트 님의 작품인데, 신형건시인님께서 우리말로 번역해주셨다. 시처럼 보이는 글이지만 시형식을 지닌 이야기이다.
신형건시인께선 ’신시아 라일런트’님의  열렬한 독자시며 그 분의 글을 읽으면 마치 작가의 가슴에 귀를 대고 그 분의 거칠 고른 숨결과 심장의 힘찬 박동을 자기 것인 양 고스란히 느낄 준비가 된 마음으로 읽는다고 하셨다.  나도 어느새 신형건시인님처럼 그 분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 것 같다.



 <미용실에 간 하느님>을 읽으니,  작가의 숨결 너무로 그 분이 소개하신  하느님의 숨결로 느껴지는 듯하다.
성경에 보면, 하느님을 함부로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쓰신 작가님께서 하느님을 망령되이 불렀다고는 절대 느껴지지 않는다.  그 분이 비록 하느님이 파마를 배우기 위해 미용학교에 가고,  개우를 키우고, 목욕을 하고, 심지어 케이블 티브이를 신청하고,  ’하느님은 여자예요," 라고 표현했을지라도 말이다. 

오히려  마치 나의 옆집에 사시는 듯한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려지신 하느님이시기에 친근감이 들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표현들이 더 성스러움과 존경감을 생기게 한다. 특히 이 책이 기독교적인 바탕에서 쓰여진 글이면서 하느님(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이라고 한다.)을 우리곁에 계신 하느님으로 표현하여 주셔서 개인적으로는 참 반가운 책이기도 하다.


그렇다. 이 책의 하느님은 마치 우리 옆집에 사는 듯한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이시다. 


특히 하느님이 케이블티브이를 신청한 이유에는 나도 동감했다. 하느님이라고 왜 휴식이 필요없을까? 이렇게 사고투성이인 우리 인간들로 인해 정말 머리 복잡하실텐데 말이다. 


이 책에는 재밌는(?) 하느님이 나온다. 정말 코믹하고 유모어가 많으신 분이셔서 혼자 읽고 웃기엔 아까운 책이었다.

파마를 배우고자 미용학교에 갔다가 손톱에 반하여 ’네일케어’ 라는 간판을 내걸었다는 하느님,  ’개’를 집으로 데려와 ’어니’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보트를 타기도 하고, 쇼파를 사기도 하고, 스파케티를 만드셔서 누군가 이야기할 사람을 찾던 하나님, 병원에 가고,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감기에 걸리시는가 하면, 심지어 체포되기도 하셨다는 하느님....

캔디를 발견하셨다는 하나님이야기가 나온다. 하느님에겐 하나의 캔디지만 지금은 ’혜왕성’이 된 이야기도 재밌고,  팬레터를 써서 컨트리 음악가수에게 보낸 하느님이 기다리고 기다리다 받은 답장이 "친애하는 하느님, 나는 당신이 부디 정신 차리길 빌어요." 하는 대목에선 배꼽이 빠질 듯 혼자 웃다가 웃겨서 넘어갔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실은 나는 하느님의 따스한 숨결을 느끼는 듯 했다.

미용학교에 간 하느님이 ’손’ 을 좋아하신 이유는 따로 있었다. 손은 하느님이 창조하신 작품가운데 가장 훌륭하신 거라는 작가님의 표현대로 우리의 ’손’ 은 창조주 하나님께서 만들고 ’보시기 좋았다고...’ 표현하실 정도로 정말 아름답다.  첫 번째 이야기인 ’하느님이 미용학교에 갔어요.’ 를 읽으며 왠지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하느님이 만드신 아름다운 손으로 난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고 말이다.   아름다운 손, 봉사하는 손, 남을 돕는 손이 되어야 그 분이 기뻐하시지 않을까 하고.....
아니, 그렇게 되라고 그 분이 일러주시는 것 같았다. 나의 아주 가까운 곳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신 하느님이 동호인들을 사귀고, 그들을 멋지다고 생각하며, 스쳐지나가는 할머니들, 골목과 산책로와 거리에서 천사들처럼 나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며 그 영혼들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모습을 그려보며, 나도 내 주변의 모든 것을 더욱 사랑하리라 생각하리라는 생각을 했다.

감기에 걸리신 하느님이 코맹맹이 소리를 하시고, 만화책과 주스와 친구가 필요하시다고 그의 친구 테레사 수녀님을 불렀다는 대목에서는 혹시라도 내가 가서 만화책을 가져다 드리면 안될까 하는 생각도 했다. ㅎㅎ 나도 그 분의 친구가 되고 싶은 사람중의 하나니까 (혹시... 내가 그 분의 친구로 병원에 갔더라면, 신종플루걸림 안되니까 단단히 주의하시라고 꼭 알려드려야지...)

그리고.... 
<하느님이 책을 썼어요>란 고백 속에 나오는 그 소년은 과연 누굴까? 생각해보았다.
세계인의 베스트셀러인 성경이 아니지만 하느님이 쓰신 책이라는...
한 소년을 위해 쓴 책...
그 책을 통해 성장하여 작가가 된 어떤 분을 생각해보았다.
그 분도 아마 하나님의 아주가까이에 계신 친구일거라는 부러운 마음이 들고, 저도 그런 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이 불끈들었다. 


마지막으로...
<하느님이 죽었어요>란  시라고 하기에는 조금 긴 글을 읽으면서...
죽었지만 실은 지금 내 곁에 계신 듯한 하느님을 느꼈다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책을 덮고도 오랫동안 마치 내 곁에 계신, 우리옆집에 사는 듯한 하느님을
다른 분들에게도 이야기하고 싶어 이 소중한 한 권의 책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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