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 마시는 북극곰 - 제5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작 초록연필의 시 6
신형건 글,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콜라마시는 북극곰....

제목부터 시원한 느낌이 드는 동시책을 무더운 이 여름에 만났다.
바로 평소에 존경하는 신형건작가님이 쓰신 책이다.
신형님은 아이같은 순수함을 고스란히 담고 계신 분이시다.

동화작가 이금이 선생님께선 이 동시집을 일컬어 '다시 아이가 되어 쓴 동시' 라고 평하셨을 만큼
아이다운 순수함과 거울처럼 투명함, 샘물같은 맑음, 자연을 닮은 깨끗함 등이 시 한 편 한 편을 읽을 때마다 톡톡 튀어나올 것만 같은 동시집이다. 특별히 저자이신 신형건 시인께서 등단한지 25주년되신 해에 펴내신 책이라니 참으로 귀한 책이 내 손에 들어온 것이다. 

나는 별로 시를 보는 눈이 부족한 독자인지라 사실 깊은 의미를 다 알지는 못하겠지만 '콜라마시는 북극곰' 의 경우 지금까지 보아오던 시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북극곰 하면 연상되는 것이 환경 파괴로 녹아져가는 북극이다. 텔레비전 광고에 출연했다는 북극곰 가족의 슬픈 사연이 소재가 되어 씌어진 이 시는 환경파괴로 인한 지구의 아픈 현실이란 조금 무거운 주제를 아이들이 좋아하는 '곰' 을 등장시켜 재미있으면서도 생각하게 하는 시로 만드신 것 같다. 초등저학년인 막내도 자기가 좋아하는 콜라와 북극곰이 나오는 제목인지라 동시책을 얼른 집어들었다. 그리고 환경에 대한 질문을 하기도 하면서 나랑 자연스런 대화가 되었다.  '무서운 얼음 땡 놀이' 나 '탄소발자국' , '뉴질랜드에서 온 양의 이메일' 또한 마찬가지다.  환경이라기라고 꼭 무겁게 써야 교육적인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전체가 3부로 구성된 이 동시집에는  일상과 자연에서 만나고 보는 소재들로 자연을 통해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제1부 '오줌누다 들켰다' 를 비롯하여, 앞에서 언급한 '콜라마시는 북극곰'을 비롯한 지구 온난화나 환경의 심각성을 아이들에게 친근하고 귀여운 언어로 표현하여 경각심을 주는 제 2부 '떡갈나무에게 인사하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위의 자연을 돌아보며 아이들의 잠자는 감성을 깨워줄 수있는 소박하고 작은 이야기를 담은 제3부 '귀로 보는 바다' 등 참으로 귀한 작품들이 수록되어있다. 

아이 뿐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만한 동시책, 아마 이 책을 읽으면 25년동안 어린이동시를 펴내면서 아이처럼 순수해진 신형건 시인님의 맑고 고운 정서가 우리에게도 바로 전염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본문 중, 콜라마시는 북극곰을 비롯해 참 마음에 드는 신형건님의 시 두 편을 소개해본다.
 

참새


짹짹거리는 수다쟁이인 줄로만 알았던
참새 한마리가
무슨 생각을 골똘히 하는지
전깃줄에 앉아
먼 산을 바라본다.

오늘,
아이들이 다 가고 텅 빈 교실에
혼자 남아
창밖으로 운동장 너머,
플라타너스 우듬지 너머, 그 너머
아스라한 하늘을
눈이 시리도록
한참동안 바라보던
나처럼.

 
콜라 마시는 북극곰

엄마 북극곰이
서로 몸을 감싸고 잠든
아기곰 형제를 살살 흔들어 깨우더니
아빠북극곰이 가져온 병을 내밀었어.
아기곰 형제는 그 명을 보더니 반짝! 뜬 눈을
더 크게 번쩍! 뜨고는 좋아라 받아 마셨지.
- 야, 콜라다! 정말 맛있다!
북극곰 가족이 콜라를 마시는 동안
저 아래, 사람의 마을에선
눈부신 불꽃놀이가 한창이고, 펑! 펑! 펑!
축포를 쏘는 소리가 온 지구를 뒤흔들었지.
하지만 그 북극곰들은
텔레비전 광고에 출연하고는 달콤쌉쌀한
콜라 몇 병을 모델료로 챙긴 대가로
그만, 콜라 중독이 되고 말았대.
그래서 사람의 마을 가까이 와서 기웃대다가
- 이 놈들아, 이젠 필요 없으니 썩 꺼져!
매몰차게 외치는 광고 회사 경비아저씨한테 쫓겨나고.....
....... 중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