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는 그 날까지


                                             최호숙(남편의 추모비에 새긴 시)



   그리워하는 우리를 여기에 남겨 두시고
   그리움의 저편으로 가신 당신이지만
   우리는 당신을 임이라 부르렵니다.
   우리 모두가 가야할 길이지만
   나와 함께 가자는 말씀도 없이 왜 그리 급히 떠나셨습니까.


   임께서는 가파른 외도에 땀을 쏟아 거름이 되게 하시었고
   애정을 심어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지게 하시었으며
   거칠은 숨결을 바람에 섞으시며 풀잎에도 꽃잎에도 기도하셨습니다.
   더 하고픈 말씀은 침묵 속에 남겨두시고 주님의 품으로 가시었으니
   임은 울지 않는데도 우리는 울고 있고
   임은 아파하지 않는데도 우리는 아파하며
   임의 뒷자리에 남아 있습니다.

   임이시여, 이창호 씨여.
   임께서 못 다하신 일들은 우리들이 할 것으로 믿으시고
   주님의 품에 고이 잠드소서.
   이제 모든 걱정을 뒤로 하신 임이시여.
   임은 내 곁에 오실 수 없어도
   내가 그대 곁으로 가는 일이 남아 있으니
   나와 함께 쉬게 될 그 날까지
   다시 만날 그 날까지
   주 안에서 편히 쉬세요.


               



* 혹시 여러분이 알고 계신 아내나 남편에게 쓴 시나 편지가 들어있는 책이
있나요? (저는 별로 생각나는게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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