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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외도
최호숙 지음 / 김영사 / 2006년 7월
평점 :
착한인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외도>를 일군 당신에게 배웁니다.
내 고향 거제도에 있는 외딴 섬 외도!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으며, 가고 싶어하는 섬이 되었다. 그 섬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외도’ 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나오기까지는 평생을 외도에 바친 한 여인의 드라마같은 인생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 녀 ’최호숙’ ...
교사생활을 하던 그녀가 남편을 따라 생면부지의 섬으로 들어가 칠순의 연세에 이를 때 까지 척박한 황무지같은 작은 외딴섬을 지상낙원으로 만들고,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사람들이 즐겨찾는 비밀의 화원을 만든 모든 감동과 기적의 비망록같은 그녀의 삶과 꿈과 섬이야기가 이 책 속에 들어있는 것이다.
인간극장에 나왔던 이야기이고, 내고향 거제도에 있는 섬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설렘을 가지고 읽기 시작한 책이었으나 좌절과 시련 속에서도 오지를 천국으로 만든 최호숙님의 불굴의 개척정신과 최선을 다한 치열한 그녀의 삶의 이야기를 읽어 가면서 내 가슴 속에서 잠자고 있던 그 무언가가 끊임없이 다시 끓고 있는 열정이 되고, 때론 흥분으로 뭐라 말할 수 없는 심정이 되기도 하고, 코끝이 찡한 감동은 끝내 눈시울을 붉히게 하였고, 오려두고 싶은 말들에 이곳저곳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던 책이다.
’정말 대단하다’ 는 한마디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이 그녀의 삶인 것 같다. 생각만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던 일들, 언젠가는 이루어야겠다는 목표만 세워놓고 세월만 기다렸던 나의 부끄러운 꿈들이 최호숙님의 글을 읽으면서 나자신을 다시금 채찍질하고 정신 번쩍 들게 했다면 맞는 표현일까?
우리는 흔히 환경을 탓하기를 잘하지만 그녀는 남편으로 인해 우연히 가게 된 오지의 섬, 그 막막한 환경을 결코 탓하지 않았다. 실패가 곧 기회라는 말은 그녀에게 꼭 맞는 말이었다.
우리는 한 번 두 번 실패하면 지치고, 힘들어 포기하려들지만 그녀에게는 포기란 단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직 꿈과 희망만이 있을 뿐이었다. 남편과 외도를 개척하기 시작하여 처음 했던 밀감농장과 돼지 농장의 연이은 실패, 해마다 겪는 태풍으로 심었던 나무들이 뿌리채 뽑히고, 꽃들이 쓰러지고 황폐해져도 그녀는 언제나 오뚜기처럼 일어났다. 10년, 20년도 아니고 무려 30년 동안이나 한 섬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바친 그녀의 포기할 줄 모르는 개척정신은 정말 나에게 도전과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나에게도 꿈은 있다. 하지만 최호숙님과 내가 다른 점이 있다면, 그 분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철저히 공부하고, 전문성을 기르고자 노력했다는 점이다.
나는 그저 막연히 언젠가는 이루고 싶은 꿈을 계속 수첩에 적어갈 뿐이었지만, 그 분은 외도를 아름다운 천국으로 만들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꽃과 나무에 대한 온갖 사진이나 그림들을 모으고 오리고 스크랩해가며 밤을 세웠고, 외국에 가서 희귀 식물을 보면 007보다 기발한 방법을 동원해서 꽃씨를 구해오거나 뿌리를 뽑아와서 외도에 심었다. 문익점처럼 몰래 씨를 숨겨오기도 다. 그 뿐 아이라 스스로 개발한 ’지식경영기법’을 도입해 외도의 개발을 시작한 이 후 꽃하나를 심거나 디자인을 결정할 때도 이 기법을 적용하기도 했다.
그 분은 이제 부자가 되었지만 결코 자기 혼자 잘살고자 하는 옹졸한 부자가 아닌, 평생을 가꾼 섬에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사시사철 피는 꽃으로 향기를 주고, 음악을 통해 그곳을 찾는 분들에게 감동을 주며, 민간외교관의 역할의 하고 싶은 부자가 된 것이다.
그래도 그 분과 내가 약간의 닮은 점이 있다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우선 "나를 키운 건 가난이다." 라는 그 분의 고백이 절실하며 내 가슴에 와 닿는다.
"나이 일흔, 나는 아직도 꿈이 고프다." 는 그 분의 고백은 바로 나의 고백처럼 들린다.
아직도 이루고 싶은 그 분의 꿈의 수첩을 들여다보면,
- 외도의 풍경 위로 음악이 흐르는 DVD제작
- 내가 선곡한 클래식 음악으로 CD들기
- 내 삶이 담긴 책쓰기
- 남편과 내가 외도에 쏟은 날들을 기억하는 조촐한 박물관 건립
- 이집트풍 피라미드 정원만들기
- 폐쇄된 중국풍의 정원만들기
- 푸른 바닷가에 흰 건물로 조개박물관 건립
- 정원에 관한 책들만 다루는 ’가든 북 스토어’ 만들기
- 세상의 모든 십자가들을 모아놓은 십자가 박물관 건립
- 하나님의 영광 한자락을 보여 줄 아름다운 예수님의 정원만들기
이미, 위의 것중 네가지는 이루었단다. 물론 그 분은 이미 일흔의 연세가 되셨지만, 나는 나의 꿈 가운데 과연 몇 가지나 이루었을까? 책을 덮으며 가만히 나의 꿈을 적어보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 분은 언제나 남편과 함께 꿈을 꾸었다. ’내 인생 최고의 동지이자 난적’ 이라고 그 분이 남편을 표현한 것처럼 나에게도 남편은 내 인생 최고의 동지이자 난적이 될 수있겠다. 그만큼 남편과 성격차이가 심했지만 일을 할때는 호흡이 잘 맞았다고 한다. 나의 남편처럼 무뚝뚝한 남편이지만 평생을 동지로 함께 외도를 가꾸어가는 모습을 읽을 때 참으로 흐뭇했고, 그 분이 남편의 추모비에 새긴 시 한편은 진한 감동을 주었다. 나도 그녀처럼 사랑하는 남편이랑 사회를 아름답게 하는 일을 함께 하고 싶다.
착한인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외도를 일구어낸 당신에게 배웁니다.
"꽃들과 향기와 음악으로 조화를 이룬 이 정원들은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누리고 싶어서 만든 곳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만들었다고 생각한 이 외도의 정원들이야말로 오늘의 나를 위한 선물 같은 것이었다. .... 하나님이 허락한 시간 동안 열심히 살며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며 살자. 시속 70킬로미터의 인생을 달리며 내가 내린 결론이다. " P263 ~264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