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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위의 고양이 ㅣ 문원아이 21
양인숙 지음, 장미영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높은 곳에서 보면 담도 하나의 선에 불과하다. 무엇이든 지금보다 한 단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우습게 보인다. 마치 손자가 잘못하는 것을 본 할아버지가 그냥 허허 웃어 주는 것과 같다. 아마도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할아버지가 손자가 잘못을 해도 귀엽게 보는 까닭은, 그런 문제가 어떻게 될 것인지 이미 다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가 조그만 것을 두고 사람들과 다투는 모습이라든지, 우리끼리 생선뼈 하나를 두고 서로 차지하기 위해 으르렁대는 모습이라든지, 장난을 치거나 우리에게 닥친 어려움을 이기고 사는 모습도 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참 우스울 것이다. 나는 담 위에서 사람들을 보면서 그런 마음을 알 수있다. 사람들은 가장 낮은 곳에서 살면서 가장 높은 것으로 착각을 한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벽에 갇혀산다. 이 세상에서 자기들이 가장 잘나고 고귀한 줄 안다. 조금만 생각을 하면 금방 해결될 일도 자기의 눈높이로 생각하기 때문에 어리석은 행동을 한다. 그런걸 보면 참 우습다. 그런가 하면 자기것보다 조금 더 좋은 것이 있으면 괜히 질투를 한다. 길가에 세워져 있는 차를 기분 나쁘다고 툭 찬다. 그러고는 한번 흘겨보기도 한다. ...... (중략)
하찮은 생명도 배려할 줄 아는 사람 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누구에게 인정을 받으려 하는 일이 아니기에 더 아름다운 것이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마치 맑게 닦인 유리창 같다. 아니, 문과 벽이 따로 없는 하늘과 같다. 하늘은 새들만 날아다니기 좋으라고 문이 없는게 아니다. 위에 있기에, 높은 곳에 있기에 문이 없는 것이다. "
/ 담장위의 고양이 p 180~ 181쪽
이 글을 읽으며 좁았던 나의 마음을 좀 더 여유를 가지고, 느긋하게 살기로 마음먹어본다. 좀 더 이웃을 돌아보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낮은데 마음을 두지말기를 사소한 일에 매여 시기하고, 질투하고, 미워하고, 불평하기보다 감사하며, 사랑하며, 좀 더 넓은 가슴으로 주변 사람들을 품을 수 있는 마음을 달라고... 그리하여 낮은데 마음을 두지말고, 저 높은 곳을 향하여 하늘의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기를.... 2009. 2. 20. 잎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