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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선생님 ㅣ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2
패트리샤 폴라코 지음, 서애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1년 5월
평점 :
이 책은 아이세움에서 나온 저학년그림책인데, 유아들이 읽기에도 무난해보입니다. 작가 '패트리샤 폴라코'는 미국 미시간 주에서 아일랜드계 아버지와 러시아계 어머니 사이에서 자랐으며, 어릴 때부터 말솜씨가 뛰어난 할머니와 따뜻한 가족들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고 합니다.
작가의 자전적 그림책인 '고맙습니다. 선생님' 의 주인공 '트리샤' 는 책을 좋아하는 집안에서 자라 가족들이 트리사에게 책을 읽어주곤 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일곱살 때 손녀 트리샤의 책에 꿀을 떨어뜨려주며 지식은 달콤하다고 말씀하시며, 책읽기를 권하셨고, 말솜씨가 뛰어나신 할머니는 아주 훌륭한 분이셔서 언제나 트리사와 대화를 나눠주고 조언도 아끼지 않으셨죠. 책을 사랑했던 할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책에 꿀을 묻혀서 트리사도 책을 좋아하는 마음을 갖게 해주었어요. 하지만 트리사는 가족들의 사랑과 기대와는 달리 5학년이 되어서까지 글을 읽지 못했어요.
보통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 한글을 쉽게 익히는 것을 나의 아이들만 봐서도 알 수있는데, 트리사와 같은 딸이 있으면 얼마나 부모의 마음이 속상할 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트리사는 급기야 친구들에게 '벙어리' 라는 놀림을 당하게 되자 트리사는 자신이 다른아이들과 틀리다는 것을 느낌을 받았어요.


하지만 언제나 트리사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던 할머니는 사람은 누구나 다른 점이 있음을 대화로 이야기해주었어요. " 우리 모두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인생이 경이로운 거야. 저기 저 조그만 개똥벌레들 보이지? 저것들도 모두 다 다르단다." 할머니의 말씀은 아무나 할 수없는 존귀한 것이었어요. 이런 할머니가 계신 트리사는 어쩌면 행복한 아이였지요.

하지만 트리사네 가족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떨어져서 시골집이 있는 미시간과는 아주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가야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그곳에서도 트리사는 친구들의 놀림을 심하게 받았죠. 트리사는 점점 자기만의 안전한 공간을 찾아 숨기를 좋아했어요. 적어도 '폴카 선생님'을 만나기 전까지는 요.
폴카선생님을 만난 것은 트리샤의 인생에 큰 축복이었어요.
만남의 축복을 통해 트리사는 폴카선생님으로 부터 새롭게 글자를 배우게 되었답니다.
편견없이 아이들을 대해주시던 폴카선생님은 온갖방법을 동원하여 결국 트리사가 한글을 읽게 하는 데 성공하였답니다. 정말 멋진 선생님이시죠? 우리주변에도 이런 선생님이 계실까요?


트리샤가 한글을 읽게 되던날, 폴카선생님의 두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답니다. 가르침의 기쁨이었지요.
트리샤도 마침내 할아버지께서 꿀을 발라주시던 어린시절의 책을 다시 집어들면서 책읽는 기쁨에 환희를 느꼈어요.
그리고 비로소 깨달음을 얻었답니다.
" 꿀은 달콤해. 지식의 맛도 달콤해. 하지만 지식은 그 꿀을 만드는 벌과 같은 거야. 이 책장을 넘기면서 쫓아가야 얻을 수 있는거야!"
저도 부족하지만 어린이책을 읽어주는 동화선생님이랍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의 학교풍경을 보면 글 잘읽고, 공부잘하는 아이 위주로 교육이 이루어지는 안타까운 모습을 볼 수있습니다.
만약 내 앞에 트리샤와 같은 학생이 나타난다면 정말 폴카선생님과 같은 열정으로 인내하며 끝까지 지도해줄 수있을까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진도가 안맞다는, 혹은 다른 아이들에게 지장을 준다는, 가정에서 기본적인 것도 안 배워왔다고 짜증내는 모습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이 한권의 책을 덮으면서 이상하게 가슴에서 뭉클한 감동이 솟아옵니다.
아이들은 누구나 저마다 다른 점이 있음을 인정해주는 교사, 아이들을 가르치되 끝까지 인내하며 그 아이가 꿀처럼 달콤한 지식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언제까지나 책읽어주는 선생님으로 남아있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또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