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고양이와 문제아 - 제6회 푸른문학상 동시집 시읽는 가족 7
김정신 외 지음, 성영란 외 그림 / 푸른책들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시가/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중략)하여간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더군.' ('노벨문학상'을 받은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시' 에서)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인용하시면서 이 동시집의 끝머리에 해설을 적어주신 '이준관' 님께서는 '우리 가까이에 있는 시'라는 제목의 작품 해설을 통해 '시란 결코 멀리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 주변의 사물들과 자연 속에 숨어 있다가 우리를 찾아온다'고 하셨다. 개인적으로 주변의 아름다운 것으로 부터 감동적인 시를 이끌어내시는 '이준관'시인 님의 작품을 좋아하는터라 깊이 공감이 가는 말씀이었다. 

푸른책들 시읽는 가족시리즈 일곱번 째로 출간된 이 책, '도둑고양이와 문제아'는 제6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 작품들과 이미 이 상을 받으신 시인들의 새로운 작품들을 한데 모은 아름다운 시집이다. 

사실 얼마 전에 제5회 푸른문학상 수상작인 '마트에 사는 귀신'을 읽었을 가 푸른문학상 수상 동시와의 첫 만남이었는데, 그 신선함과 재치있는 상상력에 놀랐고,  어쩌다 슈퍼에 가면 '마트에 사는 귀신'이란 동시가 생각나고,  콩을 보면 ' 까만 콩' 이란 동시가 생각나는 등... 어느 새 내 생활 속에 따라다니는 동시의 힘에 놀랐는데, 이 번에  '도둑고양이와 문제아'를 읽으니, '역시 푸른문학상 수상작품이야!' 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새로운 시인상> 부문의 심사를 맡으셨던 분 가운데 한 분이신 '이준관' 시인님의 해설과 함께 이 시집을 읽으니 마치  살아있는 시 공부를하게 된 듯하여 절로 고마움이 느껴진다.

이 한 권의 시집을 통해.....

이준관님의 말씀처럼 시란 우리가 늘 보는 것이라서 무심히 보아 넘기던 것들, 작고 하찮다고 눈길을 주지 않던 것들이 '아!'하고 가슴을 울릴 때 그 감동을 시로 옮기는 것이라는 것을 배웠다. 곽해룡 님이 쓰신 [나만 미워하는 엄마], [개이름], [다리미], [고속전철] 등을 읽으며,  '아~ 나도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하고 빙그레 미소가 나온다.  다만 시인과 내가 틀린 점은 나는 [다리미]를 보고 쪼글쪼글한 주름을 먹어치운다고는 생각했지만, 다리미 뱃속에 그 주름이 꼬불꼬불한 라면 면발처럼 꽉꽉 차 있을거라는 생각은 미처 못한 점이다. 또한 [고속전철]을 보면서 마치 뱀이 지나간다고 느끼기는 했으나, 그 뱀이 굴 속에서 다시 나올 때는 입에 커다란 들쥐 한마리를 물고 있을 것이라는 기발한 생각까지는 못했을 뿐더러....[개이름]도 영어로 짓는다고 안타까워는 했으나, 고운 우리말이 개한테 주기 아까워서 그랬을거라는 생각까진 못했다.  그러므로 이제 부터 나도 무심히 보아 넘기던 것을 좀 더 가슴으로 느껴는 시인의 마음이 되어봐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그런가 하면 남을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담은 것이 시라는 것도 배웠다. 김정신 님이 쓰신 [도둑고양이와 문제아]는 특히 가슴에 남는 시이다.  

'담장을 드나든다고 다 도둑고양이는 아니야.'
'담장을 뛰어넘는다고 다 문제아는 아니야.'  <도둑고양이와 문제아 중에서>

 
그러기에 이 시를 읽으면서 나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쉽게 편견을 가지면 안되겠다는 반성을 해보았다.
김정신님은 [선인장]에서도  선인장이 물 먹는 소리를 따라 '호로록 꿀떡' 물을 마신다는 표현으로 작은 선인장에 조차 관심과 애정을 가지며,  산에서 아빠 등에 따라 붙어 온 작은 연두 애벌레도 [반가운 손님]으로 대접하고, 목련봉오리가 벌어진 자리조차 눈여겨보는 천장에 [야광별]을 붙이고 싶은  동심을 가진 아름다운 시인의 마음을 보여주셨다.



또한 3부에 나와있는 조향미님의 [흙이 된대요] 나 유은경님의 [상추키우는 할아버지] 등 이미 푸른문학상을 받으신 시인들의 초대작품을 통하여, 자연과 흙을 사랑하는 마음이 시인의 마음이며, [점수], [게임에게 따지기] 등의 시에서 보듯이 우리가 평소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담고 있는 것, 시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음을 배웠기에  비록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일 지언정 나의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을 아름답게 보는 시인의 눈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작고 아름다운 시집에게 감사하고 싶다. 

어쨌든 이 아름다운 한 권의 동시집으로 인해 내게도 시가 점점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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