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질 것 같아
이모토 요코 지음, 변은숙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유아를 둔 부모님들 가운데 편식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 이 시기의 아이들이 싫어하는 음식은  파, 버섯, 당근, 콩, 피망, 고추, 양파...... 등 야채 종류가 많다.

주인공은 벌레와 당근을 싫어하는 아이다. 어느 날 시골 할아버지께서 선물을 주셨는데, 달팽이였다. 아이는 달팽이가 담긴 통에 당근을 넣어준다. 그러자 달팽이는 당근을 갉아먹는다. 당근에는 숭숭 구멍이 뚫린다. 이 책의 그림이 얼마나 예쁜지 구멍 뚫린 당근의 모습조차도 너무 예쁜 색깔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 구멍뚫린 당근에서는 초록색 잎사귀가 돋아난다. 아이는 달팽이를 선물받았지만, 마치 당근까지 선물받게 된 듯 좋아한다.

빨간 당근과 초록 잎사귀, 그리고 달팽이그림이 참 예쁜 동화책이다. 읽다보면 어느새 당근과 달팽이가 좋아진다.

편식을 하는 아이들 가운데는 그 음식이나 야채에 대한 행복한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책을 읽고 당근을 좋아하게 된 아이는 그 다음부턴 당근을 볼 때 새롭고 친근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 '좋아질 것 같아'라는 제목을 붙였나보다.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이라고 골라주지 말고, 그 음식에 대한 행복한 경험을 갖도록 자연스럽게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인 것 같다.

내가 아는 어떤 분의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날 먹은 야채쌈에도 당근이 있었다. 그 분이 아이에게 대하는 편식교육은 좀 특별하였는데....

5살 쯤 된 그 아이가 당근을 통 먹을 생각을 하지 않자, 이 분이 갑자기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 어, 너 지금 당근 먹으려고 그래? 안~ 돼(약간 오버해가면서 빼앗듯이 큰 목소리...)너, 그거 혼자 많이 먹고 아빠보다 더 씩씩해지려고 그러는거 다 알아. 먹지마 제발!"

그러자 전혀 당근에 관심이 없던 아이가 어찌 된 영문인가 하더니 당근으로 손을 뻗어서 자기 아빠보다 먼저 먹으려고 하더니 그 때부터 잘 먹는 것이었다. 보고 있자니 참 재미있었다.

내 생각에 이 아이는 그 날 당근이란 것은 참 몸에 좋은 것이구나? 그리고 아빠나 다른 사람들은 너무 먹고 싶어하는 귀한 음식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어쨌든 우리가 아이의 편식에 대해서도 내버려두지 말고 자연스러운 경험을 통해 그 습관을 고쳐주고 어떤 음식이든지 골고루 먹어야 함을 일깨워주어야 하는 것이 부모된 도리(?)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