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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동시 그림책 ㅣ I LOVE 그림책
조이스 시드먼 지음, 신형건 옮김, 베스 크롬스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7월
평점 :
<쉿! 깊이 잠들었어요>
쉿! 그들은 아주 작아요.
쉿! 그들은 여럿이에요.
쉿! 무리를 지어 깊이 잠들었어요
털이 보드라워요.
코도 보드라워요.
풀로 엮은 둥지를 감싸는 털도 보드라워요.
눈은 거의 뜨지 않았어요.
귀는 뒤엉켜 있어요.
발은 수염과 턱 바로 밑에 오그리고 있어요.
쉿! 그들은 꼭꼭 숨겨져 있어요.
쉿! 그들은 기다리고 있어요.
곧 시작할 삶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어요.
그들은 누구일까요?
- 수수께끼 동시 그림책 본문 중에서 -
이 시는 수수께끼로 되어있다. 그래서 참 재미있다.
어른들도 수수께끼를 좋아하지만 아이들은 수수께끼를 참 좋아한다.
하지만 ’시’를 수수께끼처럼 좋아하는 아이들은 별로 없다.
’시’를 동화처럼 좋아하는 아이들도 별로 없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 수수께끼처럼 되어있는 시가 참 재미있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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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시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 그것을 사명으로 이 책을 쓰신 작가님이 계시다. 바로 <조이스 시드먼>님이시다. 그는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며 신문칼럼도 쓰신다고 하는데, 어린 시절 동트기 시작한 초원의 광경을 보며 ’초원엔 나를 항상 마법에 빠지게 하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이를 바탕으로 탄생한 책이 바로 이 책 <수수께끼 동시 그림책>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 분에 못지않은 멋진 분이 계시다. 바로 교과서에 나오는 동시집을 많이 지으신 ’신형건’작가님이시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신형건작가님께서 지은 동시집으로는 ’거인들이 사는 나라’ ’배꼽’ ’엉덩이가 들썩들썩’ 등이 있는데, 무척 재미있는 동시가 많이 들어있다.
옮기신 신형건 작가님께서는 동시 그림책이 시와 수수께끼와 그림과 지식의 결합이라는 아주 새롭고도 흥미로운 시도 라고 하셨다. 조이스 시드먼님과 신형건 작가님, 참 아름다운 만남이 이루어낸 특별한 그림책 같다.
재미있는 수수께끼와 동시외에 이 책이 주는 그림또한 특별하다. 판화같기도 하고, 일러스트같기도 하면서 동양화병풍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그림 속에는 무언가 신비한 마법같은 것이 숨어있는 것 같기도 하여, 기존 그림들과의 차별이 아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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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한 자연 뿐 아니라 나무 속의 물관과 체관, 나비 눈에 보이는 꽃과 자외선 무늬까지 그렸다고 하는데 책 끝부분에는 ’면역’ ’물관부’ ’미네랄’ ’외골격’ 등과 같은 용어 설명도 되어있어, 무언가 자연의 비밀이 담긴 것 같은 그림을 보면서 자연공부도 저절로 할 수 있는 색다른 시도의 창의적인 그림책으로 꼭 소장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하는 책이다.
우리 아이들로 하여금 시를 좋아하는 아이로 만들어 줄 것같은 이 마법같은 그림책을 한 권씩 소장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