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꿈이 너무 많아 다림창작동화 5
김리리 지음, 한지예 그림 / 다림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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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꿈이 너무 많아"

참 마음에 드는 제목이다. 연두빛 표지엔 풍선을 타고 날아가는 소녀가 나오는데 바로 우리의 주인공 '이슬비'양이다. 다림출판사의 '다림 창작동화'이슬비이야기시리즈 가운데 5권인 <나는 꿈이 많아>를 통해 만난 이슬비는 깜찍하고 귀여운 2학년어린이...

"이번 주말에는 놀지만 말고 일기 꼭 써라. 그리고 월요일까지 '나의 꿈'을 주제로 글을 써와라." 담임선생님의 종료말씀에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책상을 마구 두드린다. 글짓기 숙제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을까? 간혹 한 두 명 있겠지만 대부분의 내 아이들은 글짓기 숙제를 무지 싫어한다. 그래도 교장선생님께서 상장을 주시겠다는 말에 이슬비는 이번 만큼은 꼭 상을 받아서 아이들의 부러움과 선생님의 인정을 받고 싶어 상장을 받는 자신의 모습이 학교방송을 통해 텔레비전화면에 나오는 모습을 상상해보지만 반에서 딱 한명만 준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기가 죽는다.



그래서 만약 자기가 교장선생님이 된다면 모든 아이들에게 상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교장선생님들은 모두 대머리라는 재현이의 말을 듣고 보니 이 다음에 교장선생님이 되는 것도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고....어쨌든 우리들의 슬비양은 되고 싶은 게 무지무지 많은 아이다.

문방구 주인아주머니가 된다면 불량식품은 팔지 않고, 돈이 없어서 못 사먹는 아이들한테도 아주 친절하게 대하고 싶다. 또 미용사가 된다면 '슬비헤어'라는 이름을 지어'슬비파마'라는 헤어를 유행시키고 시켜 엄마가 머리해달라고 부탁하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하고, 빵만드는 사람도 되고 싶고, 파티 플래너가 되고 싶기도 한데....



막상 글짓기 숙제를 하려니 잘 되지 않는 슬비, 친구 아람이는 벌써 글짓기 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고 엄마는 아람이와 비교하며 잔소리만 하시는데....

결국 슬비는 숙제를 하긴 했으나 다음날 선생님께 내지는 못한다. 자신의 생각이 아닌 엄마가 정해준 꿈인 '의사' ...그것도 엄마가 글씨도 대신 적은 것이기 때문이다. 발레리나가 되겠다던 아람이도 '의사'로 꿈이 바뀌었단다.  기자가 되고 싶다는 민호, 유치원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민정이, 한의사가 되고 싶다는 현우,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는 지영이, 꿈이 아빠라는 종호까지 원고를 다 내었지만 슬비는 끝내 원고를 내지 못한다. 엄마가 대신 써준 떳떳하지 못한 글이기 때문이다. 다음날 그냥 자기가 하고싶은 꿈을 마음대로 다 적어서 여덟장이나 채워 선생님책상에 내면서 슬비는 비로소 마음이 후련해지고 처음부터 혼자썼더라면 하는 생각을 한다.

운동장 조회 시간이 되어 상장을 발표하는데... 자기 반에서 상장을 받은 아이는 뜻밖에도 세 장밖에 쓰지 않은 재현이다. 동물원에서 일하시던 할아버지를 이어받아 자기도 동물원에서 아픈 동물을 치료해주고, 나이가 들면 아파트 경비원이 되어서 떠돌이 개나 고양이를 돌봐주고 싶다던 재현이를 보며, 슬비와 아이들은 돈도 의사보다 훨씬 못 벌지만 자기가 꼭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재현이가 부러워서 이렇게 말한다.

" 하지만 아침마다 자전거를 타고 동물원을 돌아보는 건 정말 멋질거야. 타조, 호랑이, 곰, 원숭이, 코끼리하고 친구가 되는 것도 정말 신날거야. 나중에 너 동물원에서 일하면 우리 놀러가도 돼?"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고 꿈이 잘 나타난 글이다. 비로소 슬비는 정말 되고 싶은게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에는 우리 엄마들의 현주소가 그대로 들어있다.

" 꿈에 대해 써 오라고 했다며? 안되겠다. 빨리 가서 원고지랑 연필 가져와."

" 너는 뭐가 되고 싶어?" 

"어이구 한심해. 고작 그거야? 꿈이라면 뭔가 좀 거창해야지."

"그냥 엄마가 불러 줄테니까 그대로 써. 알았지?"

"어이구, 이 맹추야. 불러 주는 것도 못 써?"

솔직히 이 대목에서 찔리는 엄마들이 많을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 엄마들이 꼭 읽어야할 책이기도 하다.
내가 내 아이에게 얼마나 함부로 말하고 있는지 책을 통해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반성하고, 말 한마디라도 조심해서 하며, 특히 아이들의 꿈은 엄마가 강요해서는 안되는 우리 아이들의 소중한 영역임을 존중해 주어야 할 것이다.

또 우리 아이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요즘처럼 물질만능사상이 팽배하고, 섬김과 봉사보다는 개인주의 적인 가치관과 무한 경쟁의 사회 속에서 전문직, 거창하고 번듯한 직업, 돈 많이 버는 직업만이 좋은 것이 아니라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 그 일을 했을 때 신나고 행복한 일, 엄마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닌 나 자신의 진정한 꿈을 찾아가는 데 작은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슬비와 친구들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잘 드러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가 곁들여져 있는 동화책이기 때문에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 보며, 이 책을 읽고 어릴 때부터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꿈을 곱게 키워가는 모든 아이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꿈이 많은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파이팅'을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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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8-06-28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림도 꽤나 재미나군요.^^

잎싹 2008-06-28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이 책 안받으셨어요?
아이들 말로 그림이 정말 짱이였어요.

오랫만에 들러주셨네요.
오늘 님의 서재에 좋은 리뷰실렸는지...
다시 가봐야겠어요. =3 =3 =3


소나무집 2008-06-30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이들도 이 책 만화 그림이 너무 좋대요.
책이 온 날 몇 번이나 읽더군요.
내용도 재미있고...

잎싹 2008-06-30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소나무집님, 댓글 성적이 너무 좋으시네요.
감사해요. 제 서재에도 이런 날이...ㅎㅎ
이 책 참 구성이 잘된 것 같죠?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