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있어서 남편과 점심을 함께 먹은 후 잠시 교외로 드라이브(?)를 했다. 

늦가을 햇살이 비추이는 작은 저수지 부근으로 나 있는 배 나무 농장의 배나무들이 터널처럼 연결되어 있는 곳....

 배꽃이 핀 계절에 만약 그 곳으로 갔다면 '너는 내 운명' 영화의 배경이 되는 장소와 같은 곳이었다.

떨어지는 낙엽향기, 가을의 향기를 맡으며 배나무 우거진 터널을 통과할 땐 마치 천국의 정원으로 들어가는 계단을 올라가는 기분이 들 정도로 잠시 일상에서 벗어난 여유를 맛본 짧은 데이트였다.

남편에게 내가

"여보, 마치 우리가 천국의 계단을 오르는 것 같지 않아요?'

하고 분위기 있는 한마디를 던졌는데...

재미없는 경상도 사나이 남편의 분위기 깨는 한마디...

"나는 어디 따고 난 배라도 하나 있나 하고 살피던 참인데..."

"어이그~ 내가 몬살아!"

200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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