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된 할아버지 책읽는 가족 52
문영숙 지음,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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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라는 자리... - <아기가 된 할아버지>

문영숙 선생님께서 쓰신 글에, 이영림 선생님이 그림을 그리시고 푸른책에서 펴 낸 <아기가 된 할아버지>는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를 사이에 두고 일어나는 한가족(아빠, 엄마, 찬우)의 갈등과 사랑을 그린 좋은 책이다.

우선 하얀 책표지에 제목과 어울리는 글씨체, 그리고 그 글씨체와 멋지게 어울리는 삽화로 인해 고급스럽고 세련되어 보이는 이 책은 아이들에게 치매라는 조금 무거운 병을 이야기하면서 그 치매걸린 할아버지를 모시는 며느리로서의 고충과 한 가정에서 엄마라는 존재가 차지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사실 '엄마는 파업 중'이라는 책도 나왔다지만 가정에서 엄마가 하는 일들은 끝이 없다. 그럼에도 남편이나 자녀들은 엄마가 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시어머니나 시아버지를 모시는 가정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엄마.......
이 세상 엄마가운데 마음속으로 한 번쯤은 일탈을 꿈꾸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으랴? 가족을 위해 끊임없이 희생하면서도 표가 나지않는 자리, 오히려 책임이나 핑계를 대거나 할 때면 왠지 가정 일에 그 자신이 죄인이 되고 마는 엄마라는 그 자리...

찬우아빠와 찬우는 엄마의 가출로 인해,  동네에서 미친 사람취급 받으며 밤마다 징을 치대는 할아버지의 존재로 인해 엄마가 겪어야 했던 고통을 자신들이 몸소 체험해 본 후에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은 그다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아니요, 그렇다고 아주 재미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야말로 어차피 함께 살아야 하는 우리네 가족에 대한 이야기, 어쩌면 이 땅의 어머니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을 수 있는 그런 상황일 수도  있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가족이야기에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엄마의 자리는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는 자리라는 것, 그리고 할아버지의 치매에는 <고두실의 비밀>이 숨겨져 있었던 것 처럼, 곁에 있는 사람이 마음의 병이나 어떤 이상한 행동을 한다면 그기에는 필시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런 가족 한사람으로 인해 나 자신이 피해를 본다는 생각보다는 비록 어리지만 할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린 찬우처럼, 아파하는 가족의 상처에 귀 기울여주고, 따뜻하게 보듬어 줄 때 우리는 진정 아름다운 가족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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