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암리를 아십니까 책읽는 가족 53
장경선 지음, 류충렬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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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세대에 꼭 전해주어야 할 것 - <제암리를 아십니까>

“엄마, 제암리를 아십니까 읽어봤어요? 진짜 재미있어요. 빨리 읽어보세요.”
어느 틈에 읽었는지 책을 좋아하는 5학년짜리 둘째아이가 도리어 나에게 읽기를 권한다.
그래서 나도 읽기 시작했다. 표지에 있는 유관순 같아 보이는 당찬 여자아이와 마주 서 있는 남학생 그리고 한 마리의 닭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무척 호기심을 가지면서 말이다.

사실 책을 읽을 때는 비평을 먼저 읽지 않는다고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책 뒤편의 <끝없는 이야기 속에 담긴 우리 역사>라는 제목으로 쓰신 신형건님의 비평만은 이 책을 읽기 전 꼭 한 번 읽어보시라고 독자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 물론 비평을 먼저 읽지 말라는 것은 작품의 순수성을 해치게 될 까봐 걱정해서 하는 목소리인 것을 알지만 역사소설의 경우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읽는다면 우리는 그 이야기에 담긴 우리역사의 교훈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으리라.... 나는 이 비평을 읽고서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코끝이 찡해 오는 감동을 느꼈다.

신형건 님의 지적대로 우리세대는 역사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 하지만 우리자녀들의 경우는 아닌 것 같다. 어느 날 중학교 2학년인 큰 아이가 진지하면서도 조금은 부끄러워하는 얼굴로 “엄마, 사실은 나는 유관순이나 윤봉길, 안중근... 이런 분들에 대해서 알긴 알지만 자세히 잘 알지 못해요.”하고 고백하는 말을 들었다. 그 때, 아이보다 내가 더 부끄러워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더욱 다음세대들에게 역사를 바로 가르쳐주어야 한다는 신형건 작가님의 말씀에 공감하는지도 모른다. 나 또한 그런 마음으로 우리 아이들부터라도 바로 가르치고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동화 작가 <장경선>글, <류충렬> 그림의 ‘제암리를 아십니까’는 일제의 잔혹성과 우리 민초들의 독립의지의 역사를 역사적인 제암리 교회사건을 배경으로 아이들의 시각에서 보고 그려내고 있는데, 이 책에는 주요한 네 명의 아이들이 등장하고 있다.

잔혹한 일제의 전형 사사까를 보면서 자신은 결코 아버지처럼 되지 않겠다고 맹세하던 아들 나카무라, 조선인이면서도 일제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아버지의 변절한 삶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쌍칼의 아들 마쓰이와  김만복의 딸 순이(하나꼬), 나카무라 아버지 때문에 목숨을 잃게 되지만 죽는 순간까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올곧게 살아간 안 노인의 손녀딸 연화가 그 들이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닭싸움으로 부터이다. 일본 소년 나카무라는 닭 싸움판에서 만난 조선인 소녀 연화를 좋아하게 되어 그 마음을 전하려고 제암리로 찾아가지만....  
‘조선이 일본에 나라를 맡아달라고 부탁했으면서 이제와 독립운동을 하려하다니...’
이렇게 아버지로부터 배운 역사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갖고 있었던 나카무라는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일본 나라와 자기아빠와 같은 일본인 때문에 조선인이 못살고 가난에 허덕인다는 것을 알고부터는 갈등을 하게 된다. 그기다 아버지의 끄나풀인 쌍칼과 김만복이 제암리를 쓸어버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나카무라는 연화에게 그 사실을 알리려고 쪽지를 건넨다. 하지만 결국 연화 할아버지와 가족들은 사사까에 의해 죽음을 당하고, 연화는 나카무라가 살인자의 아들임에 분개한다. 제암리가 불타고 닭 싸움판에서 다시 나카무라를 만난 연화는 일제의 만행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용서를 비는 나카무라에게  “어른이 되면 너희 나라가 지은 죄를 낱낱이 세상에 알리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아이들의 의미는 무엇일까?
바로 역사를 바로 알아야 하는 사람들이 우리의 아이들인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역사를 배우므로 우리는 자녀들에게 바른 역사를 가르쳐야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다음세대에게 역사를 가르치되 역사의 겉모습만 가르치지 말고 진실을 알게 하라는 것, 또한 그 역사의 뼈아픈 교훈을 잊지 말고 살아가는 것이 이 책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교훈이 아닌가 한다. 그러므로 나는 이 책이 꼭 초등학생용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역사를 모르는 중학생, 고등학생들, 우리부모들도 꼭 읽어야할 책인 것 같다. 역사의 진실은 어떤 경우에라도 왜곡되어서는 안 되며  다음세대에 교훈으로 전해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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