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높고 아름다운 동화

우포늪엔 공룡 똥구멍이 있다 ㅣ 작은도서관 5
손호경 글 그림 / 푸른책들 / 2003년 11월

저는 푸른책들에서 나온 책은 되도록이면 빌려보지 않고 아이들에게 사 줍니다.

책 표지 그림하나도 무척 아름다운 수채화와 같고, 책 속의 내용도 알차며, 삽화도 하나 하나가 참 정성스럽고 아름답게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책<우포늪엔 공룡 똥구멍이 있다>를 보면  세계적인 습지보호구역 창녕 우포늪을 배경으로 세 소년의 순수한 모습이 마치 한 폭의 수채화와 같이 그려져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이 책을 소장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감동을 주는 책입니다.

(특히 동화를 사랑하는 저 같은 사람의 경우 더 그러하겠지요.^^)

'우포늪엔 공룡 똥구멍이 있다'

우선 제목부터 재미있고, 특이하게 느껴지는 이 책을 소개하자면,

제1회 푸른문학상 '미래의 작가상'을 수상하신 손호경 선생님이 자신의 어린시절을 보낸 창녕 우포늪을 배경으로 쓰신 글이며, 우포늪에 대한 작가의 사랑과 애정이 담겨있는 책입니다.

특히 어린시절을 보낸 우포늪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시기라도 하듯,

작가 자신이 손수 그린 아름다운 우포늪의 풍경과 '생이가래' '창포' '토끼풀' '자라풀' '청둥오리' '각시붕어'등 우포늪에서 자라는 동 식물들이 책 속에 삽화로 들어있어 보는 이에게 우포늪의 생태에 대한 호기심을 일깨워주고, 어린시절에 대한 향수마저 불러일으키게 하는 책으로 정말 제1회 푸른 문학상 수상작품에 걸맞는 동화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이 책에는 세 명의 소년이 나옵니다.

'푸름'이는 비록 장애인이지만 함께 우포늪을 지키고 사랑하는 '마루'라는 든든한 친구가 있습니다. 이 둘은 읍내 아이들이 놀리는 소벌촌놈들이다. 하지만 우포늪에 대해서 만큼은 누구보다도 자신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선호라는 아이의 등장으로 혼란스러워 집니다.  선호는 우포늪에서 자란 푸름이나 마루보다도  우포늪에서 나는 생물들의 이름을 백과사전처럼 줄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푸름이는 속상하지만 우포늪에 공룡똥구멍이 있다는 사실 만큼은 왠지 선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는데, 선호는 정말 공룡이 살아 있다는 증거를 대 보라고 하고 공룡이 방귀를 뀌면 화석이 된 티라노사우루스가 웃겠다고 놀리기도 합니다.

과연 세 소년은 우포늪에서 공룡 똥구멍을 발견했을까요?

이 책을 끝까지 읽은 사람만이 그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나 어린시절의 소중한 추억이 있고,

그 추억을 한 번쯤 책으로 엮어보고 싶기도 하지요.

이 책은 작가 손호경님의 표현을 빌자면, 자신의 생활터전과 같고 안마당과 같은 30년을 작가가 살아온 곳에 대한 이야기를 썼기에

우리에게 우포늪을 한결 정겹고 친숙한 곳으로 끌어들이면서 세계적인 습지보호구역에 대한 관심을 한층 더 높여주기에, 열심히 구호로 환경보호를 외치지 않더라도 충분히 자연과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을 독자들에게 갖게 해주는 수준높고 아름다운 동화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책을 <동화읽는 가족> 에서 소개받고 큰아이가 5학년 때 사주었는데, 아이가 학교에서 독서토론대회를 하면서 환경에 대한 주제를 이야기할 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푸른책들의 수준높은 동화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