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좀 제대로 알고 보자는 취지에서 썼던 글이 예상했던(?) 논란에 휩싸였다. 엄청난 방문자수(평소의 200배)에 놀라서 들여다보니 댓글 또한 엄청나더라. 그런데 정말 답답한 것은 제대로 글을 읽지도 않고 제목만 보고 엄청 씹어대는 매너 없는 ‘놈’들이 있다는 점이다. 다시 댓글로 반박하기도 손가락이 부끄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여전히 지금 일주일째 장기화중인 철도파업으로 누구보다 시민들이 겪고 있는 불편이 크다는 점, 해결을 위한 협상이나 교섭은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 여론은 악화일로에 있어서 어쩌면 화난 시민들이 노조를 들어 엎을 수도 있겠다는 상황을 배경으로 덧붙여 추가하고 싶은 정보가 있다.


뭐, 제대로 알고 쓴 다기 보다 정보와 상식을 조합하여 머리를 짜내면 뭔가 지금상황의 배경과 진행이 보인다는 것인데 글을 쓰는 내가 원하는 결말은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 뻔 하게 보이니 매우 답답한 심정이다.


그리고 이런 글을 올리면 철도공사노조의 뭐나 되는 것처럼 알고 적대감을 가지는 ‘열혈댓글러’들이 있는데 본인은 물론 사돈의 팔촌까지 철도공사의 직원은 물론 계약직, 일용직으로 발을 담갔던 사람조차 없는 평범한 촌부임을 밝혀둔다. 철도공사 뿐 아니라 운송에 관련된 어떤 노조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고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은 노조조차 없는(그래서 그만 나오라면 찍소리 못하고 그만둬야 하는)곳의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다.


먼저 대부분의 일반 시민들이 공유하고 있는 정보 조합해 심정으로 표현해본다.


일단 파업을 했고, 전철은 사람으로 미어지는데 간격은 시간이 길고 기다리기 추워서 짜증난다. 불법파업이란다. 씨~벌. 누군 파업하기 싫어서 안하나 주변에 피해 주기 싫어서 참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교섭도 대화도 하지 않는단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편이다. 하루도 참기 힘든데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불편을 매일 힘들게 돈 벌러 다니고 공부하러 다니는 시민들이 감수해야 한단 말인가.


정도껏 해야지 지들 돈 더 받고 해고자 복직 시켜서 철밥통을 고수하려고 이런 짓까지 해야 한단 말인가. 연봉이 평균 6000이란다. 나는 언제 그런 연봉 받아보나. 게다가 해고 걱정도 없는 공무원들이. 근로조건이 열악하다니 그럼 나 같은 놈은 열악해서 죽겠네? 작작해라. 정말 열불난다.


자, 알바하느라 수고 하시는 형제자매님들.

동의 하는가? 뭐 추가할 사항도 있겠지만 대체로 이정도 라고 본다. 이럴진대 단체행동보다는 차근차근 실무자협상을 통해서 해결하던지 연봉삭감과 해고를 받아들이던지 해야 하는 것이 철도노조로서는 옳은 선택이 될 것이다.


정부 측의 입장을 보자.

이명박님의 어느 모임에서의 이야기다.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힘들어 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평생직장을 보장받은 공기업 노조가 파업을 하는 것은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들고 이해해서도 안 될 것”, “적당히 타협해서는 안 돼”라는 말까지 했다.


맞다. 대부분의 실업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은 손뼉을 마주치며 동감하는 내용이다. 안정에 지쳐서 복에 겨워하는 짓거리들이지. 더불어서 ‘해서, 그냥 그만두면 될 거 아냐. 그럼 그런 더러운 조건에도 꾿꾿이 일할 사람들 널렸거든’이라는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피력한다.

이 ‘어린’ 친구들에게 묻는다.

“네가 들어가서 그런 조건에서 일 열심히 하고 보람을 느껴서 자아실현을 위한 행복을 느낄 것이냐?” 라고,

너무 거창하다면 “네 친구 삼촌 밥그릇 뺏어서 니배 불리고 싶냐?”


“돈도 많이 받으면서 이런 거 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


많이 받는 기준이 뭔데? 허준영이 이야기를 해줄게.


금번 철도공사사장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그는 2005년 참여정부 시절에도 언론에 크게 이름을 떨친 적이 있지. 한미 FTA반대 집회할 때 경찰청장이 바로 오늘의 허준영. 이때 과감한(?) 진압으로 2명의 농민사상자를 냈어. 청와대에서? 지금 같으면 힘을 실어 줬겠지. 더 열심히 하라면서, 큰일 할 사람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면서. 그런데 그때는 청와대에서 그만두라는 압력을 넣었데. 물론 꿈쩍도 안했지. 이때 경찰독립이 어쩌구 하면서 목에 힘주고 다닐 때야. 물론 대외적으로 “정당한 공권력 행사보고 수장이 퇴진하면 공권력이 흔들린다.”고 했다지. 그런 그가 이번 파업 때는 꿈쩍도 않고 있다. ‘실무교섭 하면 되지 대표교섭이 왜 필요하냐'는 이유로. 지금이 제일 할 일 많은 때 아니야? 파업 놓고 뭐하고 다니는 거지 사장은? 7개월 된 이 분(뚝심의 준영씨)은 9500만원 연봉 받는 거 가지고 아무도 뭐라 안하는데 18년 동안 열차 손보고 표 끊고, 명절에 가족들도 못보고 일하고, 운전하고, 정비하고, 표검사하러 왔다 갔다 하고, 새벽이나 밤에 일 나가기도 하고 하는 일이 쉬운 건 아니지. 4500만원 받는다는데 어때? 정년퇴직 앞둔 사람들이나 돼야 6000~7000 받는단다. 많이 받지?


“그래도....불법파업은 안돼요.”


뭐가 불법인데. 합법파업은 어떻게 하는 거지? 일단 과정과 절차상에서 법절차는 어긴 적이 없어. 오히려 사측에서 파업을 조장한 면이 있지. 교섭 진행 중에 파업결정 이전에 단체협상을 해지해버렸다. 일방적으로. 4월에 15% 정원 축소하고 임금피크제, 연봉제 도입, 단체협약 개악 안을 내 놓고는 도망간 꼴이지. 그래놓고 파업하니까 불법이라고 외치고 다니면서 정작 아무것도 안하고 손 놓고 있는 꼴이지. 알바고용해서 게시판이나 토론장에 열심히 노조원들 까고 다니는 거 할지도 몰라. 말이 통하지 않는 악플러들이 판을 치는걸 보면.

“한 번은 이런 적도 있다. 지난 9월 임금 협상이 잘 안 되서 노조가 결렬 선언을 했는데 그 자리에서 허 사장이 '우리 마쳤으니 박수나 한 번 칩시다'고 하더라. 협상이 결렬됐는데 박수를 치자는 것이다.”-김기태 철도노조위원장

이거 수상하지 않아? 지금도 아무것도 안하는 거 보면 뭔가 사고 칠 준비를 해 놓고 함정에 빠뜨린 느낌, 냄새나는데. 경찰생활 해 봤으니 그런 거 잘 알지. 고압적인 태도로 노조를 대하는 거 하며, 자기 병력 있으면 진압도 진두지휘하고 신나 했을 텐데 말이지.


교섭 요구에는 전혀 반응도 없고 언론을 통해서 외려 '이번 기회에 노조 버릇을 고치겠다'고 얘기하고 있다는데 이게 상식적인 일이냐구.

결국 노조가 국민의 발을 볼모로 잡는 것이 아니라 철도공사가 국민의 발을 볼모로 무엇인가를 얻으려고 하는 거지. 거기에 놀아나는 일부는 나중에 ‘아~ 내가 그때 잘못 줄을 섰구나.’할지 모를 일이야.

그리고 하나 더. 지금 공무원노조 이야기도 나오지. 마찬가지고 공기업 ‘선진화’의 기치아래 이명박님의 플랜에 밑에서 열심히 노래 부르는 거야. 그런데 ‘선진화’가 웃겨. 이거 여태 해서 별로 득도 보지 못하고 실패한 사례들을 들여서 하겠다는 거지.

공기업 민영화, 연봉제야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되어 왔던 거고. 임금피크제에 몸집 줄이기로 감원까지 들어가면 이거 공무원도 ‘철밥통’의 시대는 간거야. 그럼 뭐가 안 좋아 지느냐. 효율만을 추구하는 신자유주의의 경제이론이 가진 최대의 단점이 부각되면 돈 없는 서민들은 죽어나는 거지.

의료보험, 수돗물, 가스, 전기, 철도 다 민영화 되봐. 지금도 돈 많이 먹는 기업이라고 난리인데 당연히 요금이 오르겠지. (민영화 고속도로를 보면 알지. 그렇게 받아도 몇 십 년에 충당이 안 된다고 하지) 그럼 가장 기본적인 생활에 밀착되어 있는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된다는 거야. 그것도 단기간 안에.

이게 개혁이냐? 개악이지. 물론 있는 놈들은 훨씬 더 많은 부를 조물락거리겠지. 그리고 일시켜먹기도 훨씬 수월해지고(고분고분한 직원들. 잘릴까봐 파업도 못해요)

그런 무시무시한 목적을 가지고 나라를 움직이는 거야 이 윗대가리들은. 정말 무서워. 싸우는 사람들은 얼마나 무섭겠어. 저번에 쌍용차사람들 깨진 것 봐. 모르긴 해도 철도노조는 그나마 공기업이라 덜 깨지겠지. 그래도 길어지면 꼬투리 잡아서 무력진압 할껄? 여론에 힘입어서 구속 및 수감. 그리고 관련자들 다 내쫒고.


아, 내일도 아닌데 왜 이리 우울한 이야기냐구. 짜증난다. 이게다 모두 ‘알바’ 때문이다. 이글엔 알바들 댓글 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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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일반인들의 의견은 대체로 '분노'에 가깝다. 국민의 발을 볼모로 매년 주기적으로 파업 행사하는 노조를 분쇄해야 한다는 과격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안타깝다. 도대체 왜 지지받지 못하는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사실'을 오해하는 다수의 안티를 만들어 내는지가 말이다.


물론, 언론의 역할이 크다. 주로 사측과 신자유주의정책을 모시는 행정부의 논리와 각본대로 움직여주고 있다. '불법파업'이라는 단어로 그들의 파업이 당위성 없음을 선포하고 대통령은 뒤에서 '단호히 대처하라'는 주문으로 지원사격하는 형태에 대다수의 국민들이 동의하며 철도노조에 원성을 쏟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대략 '비난'은 몇 가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되는데, 그들이 받는 봉급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인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 안정적인 직장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파업으로 그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이기적 집단인 점이 '서민'들로서는 가장 분노하게 하는 주제가 되겠다.


안타까운 점은 철도노조의 홍보력부족이다.(물론 그들이 그럴 능력이 있다면 했겠지만) 실재로 자신들이 파업을 하는 이유는 나름 명백한 당위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성과성 연봉제, 정년연장없는 임금 피크제, 사측의 일방적인 단협해지, 구조조정 강행 등) 이러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일반인은 거의 없다는점이다. 마치 무기도 없이 싸우는 전장의 병사들처럼, 그들은 힘든 싸움을 하다가 결국 지쳐서 무너질 위험에 처해 있다.


왜, 이렇게 무모한 싸움을 하는가. 적어도 이 파업이 가지는 의미는 자본을 쥐고 있는 일부세력에 '노동자'로서 휘둘리지 않겠다는, 그래서 최소한의 권리를 인정받고 '사람답게' 일할 권리를 가져보겠다는 것인데 이러한 의미는 퇴색한 채 "평균연봉 3~4천씩 받는 것들이 파업씩이나 해서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어" 라는 다소 동떨어진 주제의 공격을 받는 것은 매우 어색하지 않은가.


대한민국의 노조 투쟁사를 보면 분대단위의 돌격대의 싸움과 다름없다. 각 회사별 노조들의 싸움에서 어떠한 지원도 볼 수 없는 것이다. 산업별 노조가 구성되어 있는 일부의 싸움은 적어도 '홍보'만큼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기업노조들이 '투쟁'하는 방식을 보면 짠하기 짝이 없다.


인터넷 토론 사이트나 일부기사의 댓글들을 보면 정말 힘들고 어렵게 살지만 열심히 노력하는-그러면서도 자신의 불안정한 고용상태나 느닷없는 해고에 이렇다 할 항의조차 하지 못하는-사람들의 분노를 엿볼 수 있다. 왜 그들의 분노를 같은 '동지'가 받아야 하는가. 그들을 동지로 생각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매스컴과 우리가 받았던 교육의 시스템에서 길들여진 효과 덕분이다. 누군가를 끌어내려야 올라갈 것이라는 착각 속에 살게 만드는 것은 이 땅의 권력을 주무르는 분들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자신들이 마음껏 '노동권'을 틀어쥐고 언제든 맘에 들지 않으면 해고하고 새롭게 채용해서 기력이 떨어지면 또 버리고 할 수 있다면 과거 태일이형이 외치던 평화시장 골목의 풍경이 되살아 날것이다. 12시간씩 일하면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작업환경은 열악하여 온갖 질병에 시달리고, 급여는 적어지고, 복리후생은 생략되는…….


왠지 대한민국은 그렇게 가고 있는 것 같다 강물을 거슬러 냇물로 올라가는 연어처럼 시대를 거슬러 70년대, 60년대의 찌질한 노동자들로 전락해버리는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월급 받으면서 회사 다니는 행복함을 아직 누리지 못하는 미취업자들이여. 그대들 스스로를 자책하지 마라. 당신들이 능력이 없어서 취업을 하지 못하는 것이 결코 아님을 누구나가 다 안다. 개혁 정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건사업에 올인 하는 MB정권을 같이 규탄해야 할 것이 아닌가. 어디 할 짓이 없어서 다만 먼저 취업했을 뿐인 선배들의 자리를 빼앗으려 하는가. '더 적은 돈으로도 열심히 할 테니 뽑아 달라'는 글은 쓰지마라. 당신이야 그렇게 살 수 있을지 몰라도 당신 때문에 적어진 급여로 고통 받을 수많은 가족들 보기 부끄럽지 않은가.


차라리, 선배들을 응원해서 더 좋은 근로환경의 모델을 구축하고 모자라거나 미진한 기업체들이 그 모델로 따라올 수 있도록 해야 당신이 취업했을 때 잘릴 걱정 안하고 마음껏 아이 낳아 기를 수 있고 퇴직이후의 삶에 대한 준비도 하게 될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끼리 깎아먹는 짓을 하고 있으면 결국 웃는 자는 '허준영'씨 같은 이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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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걸음만 앞서 가라 - 정치학자 강상중, 아시아의 리더 김대중에게서 배우다
강상중 지음, 오근영 옮김 / 사계절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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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아는 존경할 만한 리더는 누구인가. 훌륭한 리더십이 갖추어야 할 요건은 무엇인가. 일본의 정치학자 강상중이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서 대화하면서 생각한 리더십을 정리한 책은 생각보다 무겁지 않고 분량도 많이 않아서 가볍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은 결코 가볍거나 만만하지는 않다.


먼저, 책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놓자면, 강상중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있는 정체성에 대한 부분이다. 최근 출판한 서적이 인기리에 팔리면서, 이름이 알려진 면이 없지 않아 있는 학자인데 어찌 보면 일본인이고, 일본을 무대로 생활하다보니 그가 쓰는 글속에 일본을 떼어내고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이 책만 해도 일본인들이 이해할만한 수준의 정치사들과 문화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고 이는 한국에서만 생활해오고 일본문화와 역사에 무지한 나의 경우는 무척 이해하기 힘든 예시들이어서 책을 다 읽었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부의 글을 내 머릿속에서 들어내야 했다. 그렇지 않다면 책을 읽기 전에 일본 정치사를 공부하는 것이 더 건설적(?)인 방법일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매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카리스마적인 리더십만이 전부는 아니며 부드러우면서도 대중에게 호소력을 가지고 있는, 그래서 민의가 담긴 통솔력을 발휘하는 리더의 요건들을 최근의 상황에 맞추어서 쉬운 예들을 들어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동경대 교수라고는 해도 결코 학술적으로 치우친 글들이 아니며 충분히 대중들을 상대로 할 만한 단어와 어휘의 선택이 무척이나 돋보이는 듯하다.


이는 그대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대담을 수록하고 그의 리더십을 배운다는 책의 주제와 흐름을 같이 한다. ‘반걸음만 앞서가라’는 의미는 정치인이 가져야할 필수불가결한 마음가짐으로 대통령이 되었을 때 어떤 자세로 국정운영에 임했느냐는 물음에 대한 김전대통령의 답이기도 했다. 이는 저자가 김대중을 탁월하면서도 위대한 지도자로 꼽는 이유의 핵심이기도 하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역사의 심판입니다. 눈앞의 이익이나 보신이 아니라 국민과 역사의 심판이 가장 두렵습니다.”라는 김대중의 이야기는 정치인의 인기를 얻기 위한 발언이 아니라 민주화를 위해 치열하게 자신을 희생해왔고 대한민국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명확하고 뚜렷한 식견을 가진 인물로서 그 가치를 빛내는 것이다.


정치현장의 발휘되어야 할 리더십뿐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조직, 경제현장에서 가져야 할 ‘마인드’가 어떠해야 한다는 것을 고리타분한 낡은 틀을 깨고 벗어나와 활짝 날개를 펴는 ‘현재’에서 갖추어야 할 덕목을 명료하게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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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의 역습 - 당신이 몰랐던 우유에 관한 거짓말 그리고 선전
티에리 수카르 지음, 김성희 옮김 / 알마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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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먹기 위해 사는 것은 아니지만 살기위해 먹어야 하고 먹는 것이 어떤가에 따라 그 사람의 체질과 건강이 좌우된다. 만약 몸이 좋지 않다면 제일 먼저 자신이 무엇을 먹어 왔는지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식이요법으로 병을 치료하는 것은 이제 아주 흔한 일이 되었고, 암 치료를 위해서 마지막으로 택하는 일이 화학치료나 방사선 치료가 아닌 공기 좋은 곳에서 채식을 중심으로 하는 식단의 변화임을 웬만한 사람이면 미디어를 통해서 알고 있다.


중요한 먹는 것. 우리가 건강에 좋은 음식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나이가 드신 분들은 원기를 회복하기 위한 초본 목본류의 잎, 줄기, 뿌리, 열매 등을 말려서 끓여 먹는다. 젊은이들도 칼로리를 따지며 자신의 몸에 맞는 음식의 종류와 양을 따져서 먹는 것을 염두에 두고 산다. 아이 때에는 균형 잡힌 식사를 위해서 각종 영양소의 균형이 잡힌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각 학교마다 영양사를 배치한다. 유아기 때는 더하다. 신경을 많이 쓰는 부모의 경우는 각종 야채와 곡류, 고기를 갈아서 이유식을 먹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그 이전의 분유의 선택에서도 비싸더라도 성분이 더 좋은 것을 찾게 마련이다.

모유가 좋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되어서 적어도 생후 1년 동안은 애써 엄마의 젖을 먹이는 것을 의무로 생각하는 것이 요즈음의 엄마들이다.


영양만점의 식품들을 꼽아보면 내가 어렸을 적 좋아하지 않은 식품들이 많다. 계란, 우유, 현미, 두부, 현미, 멸치 등이 지금 떠오르는 음식들인데 지금은 이런 식품들의 섭취에 열을 올리고 있을 뿐 아니라 식성이 바뀌어 좋아하며 먹는 다는 것이다. 이들 중 최근 갑자기 멀리하게 된 식품이 바로 완전식품이라 불리는 우유다.


풍부한 단백질을 중심으로 한 각종 영양소와 비타민을 포함하고 있는 우유는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350밀리리터를 마시게 하는 의무식품이기도 하다. 성장기 발육에 필요한 칼슘이 풍부한 관계로 꼭 먹어주어야 성장에 차질이 생기지 않고 뼈를 튼튼하게 해주어 성인기에 골절을 예방한다고 하는 훌륭한 식품이기도 하다.


우유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우유송도 발표되어 한때 인기를 끈 적이 있었고 미국에서는 유명 연예인들의 콧수염에 우유자국을 남긴 사진으로 대중들에게 우유의 유혹에 빠지게 만드는 성공적인 홍보를 진행한 적도 있다.(© 2009 America's Milk Processors, gotmilk?)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홍보의 주체는 미국의 낙농업자들이다. 이분들은 우유소비를 늘리기 위해하고 있는 홍보는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우유를 많이 마시게 하려는 의도가 분명히 있다.


한국의 우유소비량이 어떤지는 알 수 없으나 아시아 쪽의 우유소비는 그리 많지 않다. 중국인들은 우유보다 차를 즐겨 마시며 일본에서도 우유소비량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의 경우에도 콜라보다 우유가 더 팔리는 것 같지는 않다.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우유가 잘 맞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먹으면 복통과 설사를 동반하는 사람의 비율도 높다. 이를 두고 혹자는 사람이 왜 소젖을 먹냐며 우스갯소리로 우유거부의사를 밝히기도 한다.

그래도, 몸에 좋은데? 그럼 참고라도 먹어야 하지 않는가.


다행히, 책은 몸에 좋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증거를 상세하게 밝히고 있다. 드디어, 우유를 참고 먹을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기쁘다. 학교에서 강매하는 우유를 꾸역꾸역 마시고 화장실을 들락거리던 추억이 떠올라 눈앞이 흐려진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우유가 주는 건강함의 이미지는 낙농업자와 그들과 손잡은 유제품업자들의 선전에 불과하며 이는 최근에 오히려 과량섭취가 주는 해로움에 대해 더는 묵과할 수 없다고 생각한 학자들과 의사들에 의해 과학적 실험결과와 통계를 통해서 드러나고 있다.


그래도 찜찜하다면 열심히 자료를 찾아보자. 우유의 좋은 점. 칼슘은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성장기 아이들의 키를 자라게 하는 데에 효과가 있다. 우유를 가공한 요구르트는 장에서 좋은 세균을 만들어내고 장을 튼튼하게 해서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풍부한 단백질과 비타민은 우리가 하루에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충분히 제공해주므로 하루 2~3 잔의 우유로 다른 음식들을 대체할 수 있다.


이렇게 좋은 우유를 조심하라는 책이라니, 저자도 어지간히 돌+아이가 틀림없다. 그 큰 낙농업계(네슬레 등)에 대항하는 꼴이 되었으니. 어디서 돈 받을 데도 없는 연구를 사명감하나로 해온 것이 안쓰럽다. 책에 펼쳐지는 ‘자료’들은 위에 열거한 장점들을 하나하나 반박하고 우유와 가공품을 많이 섭취하였을 경우의 부작용도 암시한다. 갑론을박의 사항이긴 하지만 내가 보기엔 실재 측정 자료와 실험결과를 꼼꼼하게 조사하여 자신 있게 대중 앞에 내 놓은 저자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장점을 제시한 책이나 인터넷 자료들은 이 책과 같은 근거자료를 내놓은 곳을 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우유, 무턱대고 마셔서는 안 될 것 같다. 특히 산모들은 분유를 먹이는 것을 경계하고 모유를 일정시기동안은 먹여야 함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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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kyme 2009-11-27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방금 다 읽고 인터넷을 보니 정말 깜짝 놀랄만큼 많은 분들이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써 주셨네요. 트랙백 남기고 갑니다

소일 2009-12-03 14:53   좋아요 0 | URL
잘 읽겠습니다.

종이달 2021-10-02 0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신데렐라는 재투성이다 - 발도르프 선생님이 들려주는 진짜 독일 동화 이야기 2
이양호 지음 / 글숲산책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 표지부터가 심상치 않네. 살짝 금장을 하고 있어서 은근히 저 같은 서민에겐 고압적인 이미지가 풍기는데. 내용을 보면 우리가 잘 아는 신데렐라 이야기에 대한 비평서가. 호기심이 생기는군.

내가 알던 신데렐라 이야기는 근본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아. 백설공주, 헨젤과 그레텔, 숲속의 잠자는 미녀 들의 이야기가 튀어나오지. 차분히 기억을 떠올려볼까.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더래요. 샤파샤파은샤파~얼마나 울었을까요‘


고무줄놀이에 쓰이던 노래가 생각난다. 그래. 부모님을 잃은 게 아니라 엄마를 잃고 아빠가 새장가 들어서 든 집에 계모와 언니둘이 있었지. 무도회에 가고 싶은데 말도 안 되는 일들을 시켜서 어렵게 만들고 두꺼비와 생쥐들이 도와줘서 무도회장에 갈 수 있었지. 요정이 나왔던가? 아니, 두꺼비는 콩쥐팥쥐이야기인가? 허허 헛갈리기 시작이구먼. 요정이 나오는 건 디즈니가 꾸민거라구? 그럼 뭐야. 도대체 원작은?


재투성이 아가씨란다.


‘신데렐라의 역사를 거슬러 오르면 프랑스작가 샤를 페로의 <재투성이와 작은 유리신발>, 그림형제의 <재투성이>가 나온다. 두 이야기 어디에도 ‘신데렐라’는 등장하지 않는단다. 신데렐라는 영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생겨난 신조어다. Cinderella가 우리말로 바뀌면서 가벼운 ‘신데렐라’로 되었다고. 이런 배경에도 불구하고 ‘재투성이’가 아닌 신데렐라라고 해도 좋은 건가?‘


그림형제가 쓴 <재투성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여자아이는 엄마를 잃고 계모와 언니들을 맞게 된다. 부자 아빠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계모와 언니들은 잘 입고 잘 먹으면서 자신은 화롯가 잿더미 옆에서 누워 자고 먹고 하기에 재투성이라는 별명이 붙는다. 원래 옷을 벗기고 잿빛의 옷을 입히고 나막신을 신겨 식모살이를 시킨다. 물 긷고 불을 지피고, 밥 짓고 빨래를 한다. 콩을 잿더미에 쏟으며 소녀는 그것을 재에서 골라내야 했다.  

아버지가 장에 가면서 두 의붓딸에게 뭘 가져다줄까 했을 때 새 옷과 보석을 답한 언니 둘과 다르게 모자에 부딪히는 어린 나뭇가지를 꺽어다주라 한다. 개암나무 가지를 꺾어다 주자 그 나무를 엄마무덤가에 심었다. 그 위에 눈물이 떨어져 가지가 자라 아름다운 나무가 되었다. 그때 새하얀 새가 한 마리 날아와 소녀가 울면서 기도하면 바라는 것을 떨어뜨려주곤 했다. 왕이 궁에서 사흘이나 이어지는 잔치를 벌였는데 나라의 모든 아가씨를 초대했다.  

신붓감을 고르기 위해서. 재투성이는 같이 가고 싶었지만 누이들은 먼지투성이에 옷도 더럽다며 거부했지. 그래도 가고 싶다고 애원하자 콩을 가득 잿더미에 쏟아서 한 시간 안에 골라내면 가게 해주겠다고 놀렸다. 재투성이는 비둘기들을 불러 콩을 골라냈지. 그러자 의붓엄마가 옷이 없고 춤을 출수 없어서 창피하다며 갈수 없다고 못 박고 가버렸지. 재투성이는 개암나무 밑으로 가서 소리쳤어. 금과 은을 내려달라고. 새는 금과 은으로 된 옷과 비단으로 수놓은 신발을 내려줬다. 그 옷을 입고 혼인잔치에 갔지. 두 언니와 의붓엄마는 못 알아보고 왕자는 그녀에게만 마음을 열고 춤을 청했지. 밤이 깊어 왕자가 바래다주려하자 그녀는 뛰어나와 집으로 들었어.  

왕자가 확인했을 땐 재투성이 부엌데기만 있었어. 사흘을 반복하게 되자 왕자가 대책을 마련하는데 계단에 송진을 발라둔것이지. 아가씨의 왼쪽신발이 남게 되었어. 신발이 맞는 여인을 찾는다는 말에 두 언니는 필사적이었지. 첫째는 엄지발가락 때문에 맞지 않았는데 엄마는 왕비가 되면 걸을 일이 없다며 발가락을 잘라 넣었어.  

왕궁으로 향하는 길에 신발에 흥건한 피를 보고 다시 되돌아가 구두 주인을 찾았지. 둘째언니는 뒤꿈치가 커서 안 들어갔는데 엄마가 칼을 들고 와서 잘라버렸어. 그래서 왕자는 다시 둘째를 데리고 왕궁으로 향하다가 비둘기들의 노랫소리를 듣고 구두 안을 보니 피가 흥건한 거야. 말머리를 돌려 돌아왔을 때 재투성이 밖에 남지 않았지. 어머니는 너무 더러워서 보여드릴 수 없다며 거절했지만 왕자가 청하여 구두 앞에 서서 신게 되자 꼭 맞았지. “이 아가씨가 진짜 신부다.” 외치고 궁으로 향했어.

왕의 혼인잔치가 열린 날 언니들은 재투성이에게 온갖 아양을 떨었지. 신부 측 사람들이 교회로 갈 때 큰언니는 오른쪽에 작은 언니는 왼쪽에 섰어. 그 때 비둘기들이 언니들의 눈 하나씩 쪼아서 빼버렸어. 돌아올 때 반대로 서서 걸었는데 또 남은 한쪽을 쪼아 빼버려서 평생 눈먼 자로 지내야 했단다.


와~우. 섬뜩한 결말인데. 확실한 인과응보로구나. 이런 이야기가 고전이라 할 만하지 너무 치장된 이야기는 사실 현실성도 떨어지거니와 우리에게 ‘콤플렉스’만 줄 뿐이지. 재투성이가 결국 공주로 되어가는 과정에서도 일하고 성정이 바르고 곧아서 언젠가는 복을 받을 만한 아가씨였기 때문에 결말이 인정이 되는 것이고 한껏 소비하는 언니와 다르게 나무를 심고 나무와 자연을 통해서 수확하는 과정은 뭔가 교훈을 주는 것 같은데. 두 언니의 엄마는 요즘 학부형들과 그리 달라 보이지 않아. 자식의 출세를 위해 신체훼손도 서슴지 않는다. 물론 비유적이 되겠지만 감방수준의 생활패턴을 10여년이나 참아야 하는 요즘 학생들이 떠오르고 또 이를 채찍질 하는 엄마의 모습이라. 혹은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손가락을 자른다던가 어깨수술을 받는 이 땅의 젊은이들의 슬픈 모습도 떠오르는 걸.


재투성이 아가씨는 결국 행복해졌을까? 이야기에서는 알 수 없어. 그저 결혼을 위한 과정이 그려질 뿐이고 끝없는 시련과 고통을 통해서 ‘완성’이 된다는 옛사람들의 결혼에 대한 의식을 미루어 짐작해 볼 뿐이지. 하지만 원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환상적인 ‘공주 이야기’가 아닌 은 분명하군.


아이에게 이야기를 읽을 때는 신중해야 할 것 같아. 무턱대고 읽어주거나 읽게 했다가는 어느덧 모순과 편견 속에 자라는 이가 되어버릴 것 같아서 말이지. 요즘 동화책들은 그림도 편견투성이더군. 백인우월과 오리엔탈리즘. 민족주의와 집단주의와 폭력성이 주입되는 건 아이들이 교과서를 잡기 전에 비디오나 책을 통해서라는 이야기도 있으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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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갑니다 2011-11-04 16: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보고 갑니다!
신데렐라 원본 이야기를 잘 알게 되어서
너무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