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좀 제대로 알고 보자는 취지에서 썼던 글이 예상했던(?) 논란에 휩싸였다. 엄청난 방문자수(평소의 200배)에 놀라서 들여다보니 댓글 또한 엄청나더라. 그런데 정말 답답한 것은 제대로 글을 읽지도 않고 제목만 보고 엄청 씹어대는 매너 없는 ‘놈’들이 있다는 점이다. 다시 댓글로 반박하기도 손가락이 부끄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여전히 지금 일주일째 장기화중인 철도파업으로 누구보다 시민들이 겪고 있는 불편이 크다는 점, 해결을 위한 협상이나 교섭은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 여론은 악화일로에 있어서 어쩌면 화난 시민들이 노조를 들어 엎을 수도 있겠다는 상황을 배경으로 덧붙여 추가하고 싶은 정보가 있다.
뭐, 제대로 알고 쓴 다기 보다 정보와 상식을 조합하여 머리를 짜내면 뭔가 지금상황의 배경과 진행이 보인다는 것인데 글을 쓰는 내가 원하는 결말은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 뻔 하게 보이니 매우 답답한 심정이다.
그리고 이런 글을 올리면 철도공사노조의 뭐나 되는 것처럼 알고 적대감을 가지는 ‘열혈댓글러’들이 있는데 본인은 물론 사돈의 팔촌까지 철도공사의 직원은 물론 계약직, 일용직으로 발을 담갔던 사람조차 없는 평범한 촌부임을 밝혀둔다. 철도공사 뿐 아니라 운송에 관련된 어떤 노조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고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은 노조조차 없는(그래서 그만 나오라면 찍소리 못하고 그만둬야 하는)곳의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다.
먼저 대부분의 일반 시민들이 공유하고 있는 정보 조합해 심정으로 표현해본다.
일단 파업을 했고, 전철은 사람으로 미어지는데 간격은 시간이 길고 기다리기 추워서 짜증난다. 불법파업이란다. 씨~벌. 누군 파업하기 싫어서 안하나 주변에 피해 주기 싫어서 참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교섭도 대화도 하지 않는단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편이다. 하루도 참기 힘든데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불편을 매일 힘들게 돈 벌러 다니고 공부하러 다니는 시민들이 감수해야 한단 말인가.
정도껏 해야지 지들 돈 더 받고 해고자 복직 시켜서 철밥통을 고수하려고 이런 짓까지 해야 한단 말인가. 연봉이 평균 6000이란다. 나는 언제 그런 연봉 받아보나. 게다가 해고 걱정도 없는 공무원들이. 근로조건이 열악하다니 그럼 나 같은 놈은 열악해서 죽겠네? 작작해라. 정말 열불난다.
자, 알바하느라 수고 하시는 형제자매님들.
동의 하는가? 뭐 추가할 사항도 있겠지만 대체로 이정도 라고 본다. 이럴진대 단체행동보다는 차근차근 실무자협상을 통해서 해결하던지 연봉삭감과 해고를 받아들이던지 해야 하는 것이 철도노조로서는 옳은 선택이 될 것이다.
정부 측의 입장을 보자.
이명박님의 어느 모임에서의 이야기다.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힘들어 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평생직장을 보장받은 공기업 노조가 파업을 하는 것은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들고 이해해서도 안 될 것”, “적당히 타협해서는 안 돼”라는 말까지 했다.
맞다. 대부분의 실업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은 손뼉을 마주치며 동감하는 내용이다. 안정에 지쳐서 복에 겨워하는 짓거리들이지. 더불어서 ‘해서, 그냥 그만두면 될 거 아냐. 그럼 그런 더러운 조건에도 꾿꾿이 일할 사람들 널렸거든’이라는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피력한다.
이 ‘어린’ 친구들에게 묻는다.
“네가 들어가서 그런 조건에서 일 열심히 하고 보람을 느껴서 자아실현을 위한 행복을 느낄 것이냐?” 라고,
너무 거창하다면 “네 친구 삼촌 밥그릇 뺏어서 니배 불리고 싶냐?”
“돈도 많이 받으면서 이런 거 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
많이 받는 기준이 뭔데? 허준영이 이야기를 해줄게.
금번 철도공사사장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그는 2005년 참여정부 시절에도 언론에 크게 이름을 떨친 적이 있지. 한미 FTA반대 집회할 때 경찰청장이 바로 오늘의 허준영. 이때 과감한(?) 진압으로 2명의 농민사상자를 냈어. 청와대에서? 지금 같으면 힘을 실어 줬겠지. 더 열심히 하라면서, 큰일 할 사람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면서. 그런데 그때는 청와대에서 그만두라는 압력을 넣었데. 물론 꿈쩍도 안했지. 이때 경찰독립이 어쩌구 하면서 목에 힘주고 다닐 때야. 물론 대외적으로 “정당한 공권력 행사보고 수장이 퇴진하면 공권력이 흔들린다.”고 했다지. 그런 그가 이번 파업 때는 꿈쩍도 않고 있다. ‘실무교섭 하면 되지 대표교섭이 왜 필요하냐'는 이유로. 지금이 제일 할 일 많은 때 아니야? 파업 놓고 뭐하고 다니는 거지 사장은? 7개월 된 이 분(뚝심의 준영씨)은 9500만원 연봉 받는 거 가지고 아무도 뭐라 안하는데 18년 동안 열차 손보고 표 끊고, 명절에 가족들도 못보고 일하고, 운전하고, 정비하고, 표검사하러 왔다 갔다 하고, 새벽이나 밤에 일 나가기도 하고 하는 일이 쉬운 건 아니지. 4500만원 받는다는데 어때? 정년퇴직 앞둔 사람들이나 돼야 6000~7000 받는단다. 많이 받지?
“그래도....불법파업은 안돼요.”
뭐가 불법인데. 합법파업은 어떻게 하는 거지? 일단 과정과 절차상에서 법절차는 어긴 적이 없어. 오히려 사측에서 파업을 조장한 면이 있지. 교섭 진행 중에 파업결정 이전에 단체협상을 해지해버렸다. 일방적으로. 4월에 15% 정원 축소하고 임금피크제, 연봉제 도입, 단체협약 개악 안을 내 놓고는 도망간 꼴이지. 그래놓고 파업하니까 불법이라고 외치고 다니면서 정작 아무것도 안하고 손 놓고 있는 꼴이지. 알바고용해서 게시판이나 토론장에 열심히 노조원들 까고 다니는 거 할지도 몰라. 말이 통하지 않는 악플러들이 판을 치는걸 보면.
“한 번은 이런 적도 있다. 지난 9월 임금 협상이 잘 안 되서 노조가 결렬 선언을 했는데 그 자리에서 허 사장이 '우리 마쳤으니 박수나 한 번 칩시다'고 하더라. 협상이 결렬됐는데 박수를 치자는 것이다.”-김기태 철도노조위원장
이거 수상하지 않아? 지금도 아무것도 안하는 거 보면 뭔가 사고 칠 준비를 해 놓고 함정에 빠뜨린 느낌, 냄새나는데. 경찰생활 해 봤으니 그런 거 잘 알지. 고압적인 태도로 노조를 대하는 거 하며, 자기 병력 있으면 진압도 진두지휘하고 신나 했을 텐데 말이지.
교섭 요구에는 전혀 반응도 없고 언론을 통해서 외려 '이번 기회에 노조 버릇을 고치겠다'고 얘기하고 있다는데 이게 상식적인 일이냐구.
결국 노조가 국민의 발을 볼모로 잡는 것이 아니라 철도공사가 국민의 발을 볼모로 무엇인가를 얻으려고 하는 거지. 거기에 놀아나는 일부는 나중에 ‘아~ 내가 그때 잘못 줄을 섰구나.’할지 모를 일이야.
그리고 하나 더. 지금 공무원노조 이야기도 나오지. 마찬가지고 공기업 ‘선진화’의 기치아래 이명박님의 플랜에 밑에서 열심히 노래 부르는 거야. 그런데 ‘선진화’가 웃겨. 이거 여태 해서 별로 득도 보지 못하고 실패한 사례들을 들여서 하겠다는 거지.
공기업 민영화, 연봉제야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되어 왔던 거고. 임금피크제에 몸집 줄이기로 감원까지 들어가면 이거 공무원도 ‘철밥통’의 시대는 간거야. 그럼 뭐가 안 좋아 지느냐. 효율만을 추구하는 신자유주의의 경제이론이 가진 최대의 단점이 부각되면 돈 없는 서민들은 죽어나는 거지.
의료보험, 수돗물, 가스, 전기, 철도 다 민영화 되봐. 지금도 돈 많이 먹는 기업이라고 난리인데 당연히 요금이 오르겠지. (민영화 고속도로를 보면 알지. 그렇게 받아도 몇 십 년에 충당이 안 된다고 하지) 그럼 가장 기본적인 생활에 밀착되어 있는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된다는 거야. 그것도 단기간 안에.
이게 개혁이냐? 개악이지. 물론 있는 놈들은 훨씬 더 많은 부를 조물락거리겠지. 그리고 일시켜먹기도 훨씬 수월해지고(고분고분한 직원들. 잘릴까봐 파업도 못해요)
그런 무시무시한 목적을 가지고 나라를 움직이는 거야 이 윗대가리들은. 정말 무서워. 싸우는 사람들은 얼마나 무섭겠어. 저번에 쌍용차사람들 깨진 것 봐. 모르긴 해도 철도노조는 그나마 공기업이라 덜 깨지겠지. 그래도 길어지면 꼬투리 잡아서 무력진압 할껄? 여론에 힘입어서 구속 및 수감. 그리고 관련자들 다 내쫒고.
아, 내일도 아닌데 왜 이리 우울한 이야기냐구. 짜증난다. 이게다 모두 ‘알바’ 때문이다. 이글엔 알바들 댓글 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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