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걸음만 앞서 가라 - 정치학자 강상중, 아시아의 리더 김대중에게서 배우다
강상중 지음, 오근영 옮김 / 사계절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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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아는 존경할 만한 리더는 누구인가. 훌륭한 리더십이 갖추어야 할 요건은 무엇인가. 일본의 정치학자 강상중이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서 대화하면서 생각한 리더십을 정리한 책은 생각보다 무겁지 않고 분량도 많이 않아서 가볍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은 결코 가볍거나 만만하지는 않다.


먼저, 책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놓자면, 강상중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있는 정체성에 대한 부분이다. 최근 출판한 서적이 인기리에 팔리면서, 이름이 알려진 면이 없지 않아 있는 학자인데 어찌 보면 일본인이고, 일본을 무대로 생활하다보니 그가 쓰는 글속에 일본을 떼어내고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이 책만 해도 일본인들이 이해할만한 수준의 정치사들과 문화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고 이는 한국에서만 생활해오고 일본문화와 역사에 무지한 나의 경우는 무척 이해하기 힘든 예시들이어서 책을 다 읽었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부의 글을 내 머릿속에서 들어내야 했다. 그렇지 않다면 책을 읽기 전에 일본 정치사를 공부하는 것이 더 건설적(?)인 방법일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매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카리스마적인 리더십만이 전부는 아니며 부드러우면서도 대중에게 호소력을 가지고 있는, 그래서 민의가 담긴 통솔력을 발휘하는 리더의 요건들을 최근의 상황에 맞추어서 쉬운 예들을 들어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동경대 교수라고는 해도 결코 학술적으로 치우친 글들이 아니며 충분히 대중들을 상대로 할 만한 단어와 어휘의 선택이 무척이나 돋보이는 듯하다.


이는 그대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대담을 수록하고 그의 리더십을 배운다는 책의 주제와 흐름을 같이 한다. ‘반걸음만 앞서가라’는 의미는 정치인이 가져야할 필수불가결한 마음가짐으로 대통령이 되었을 때 어떤 자세로 국정운영에 임했느냐는 물음에 대한 김전대통령의 답이기도 했다. 이는 저자가 김대중을 탁월하면서도 위대한 지도자로 꼽는 이유의 핵심이기도 하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역사의 심판입니다. 눈앞의 이익이나 보신이 아니라 국민과 역사의 심판이 가장 두렵습니다.”라는 김대중의 이야기는 정치인의 인기를 얻기 위한 발언이 아니라 민주화를 위해 치열하게 자신을 희생해왔고 대한민국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명확하고 뚜렷한 식견을 가진 인물로서 그 가치를 빛내는 것이다.


정치현장의 발휘되어야 할 리더십뿐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조직, 경제현장에서 가져야 할 ‘마인드’가 어떠해야 한다는 것을 고리타분한 낡은 틀을 깨고 벗어나와 활짝 날개를 펴는 ‘현재’에서 갖추어야 할 덕목을 명료하게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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