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이야기
팀 오시 지음, 오경석 옮김 / 여문각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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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된 논란이다. ‘사실을 따지면 좋지만 오늘날의 과학이 사실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저자도 말한다. ‘이 문제라고. 아이가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하는 일중에 하나는 예방접종 주사를 맞는 일이다. 결핵이나 B형간염주사는 태어나자 12시간안에 맞는다. 그 어린 것이 주사바늘이 엉덩이나 팔뚝으로 들어오는 느낌은 어떤 것일까. 국가가 사회의 안전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하니 대부분의 부모는 거부할줄도 모른다. 아니, 요즈음은 많이 바뀌었다. 병원측과 출산 전에 논의해 백신을 거부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이유가 뭘까. 백신의 효과 없음과 나아가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는 이들이 생긴 것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신생아 예방접종에 의료계와 함께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언론도 한몫해왔다. 접종을 의무화하고 필수접종이라는 이름으로 성장과정에 맞는 예방접종 리스트로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국가예산으로 지원한다고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입장에서는 부담도 늘고 있다. 경제적인 부담도 크지만 최근 불거지는 논란이 두려움마저 키우는 입장이다.


작년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낸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관리지침을 보면 이런 우려는 현실화된다. 1994년 이후 매년 이상반응 신고가 늘고 있고 2009년에는 무려 2,400명의 신고가 있었다. 정식신고되지 않은 부작용사례는 훨씬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예방접종은 개인의 전염병예방뿐아니라 사회에 전파를 미리 막고자 하는 일이다. 하지만 각종 전염병이 실존하지 않는 위협이라면 어떨까. 굳이 원숭이, 조류, 낙태아 등에서 추출한 병원균을 멀쩡한 아이에게 주입하는 일은 필요 없는 것이 아닐까?


책은 이런 논란에 체계적인 데이터로 반박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배경은 미국이지만 오늘날 한국과 다를 것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백신산업은 황금알은 낳는 거위처럼 성장하는 사업이다. 병의 유행은 돈을 부른다. 오늘 유행하는 메르스의 예방책이나 치료약이 있다면 그 회사의 주가는 수십 배로 뛰리라는 것은 경제상식이 있는 누구나가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신종플루, 사스, 조류독감 등이 유행할 때 항상 따라오는 것이 그것이다.

저자는 전방위적인 제약회사의 로비가 오늘날의 백신산업을 낳았다고 확신한다. 우리가 위인으로 섬기는 천연두의 제너나 파스퇴르 등의 위인도 전문적인 의사가 아니라 생물학자였으며 이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본인이나 자국에 안겨주었다고 믿고 있다.

 

우선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바로 아는 것이 올바른 대안을 찾는 출발점이다. 소중한 아이들의 혈액이 바로 인류의 미래를 결정한다. 그러므로 아이들의 피는 매우 신성한 것이며 당연히 보호해야 한다.


다음과 같이 제의한다. 아이의 핏속에 그 어떤 것을 주입하기 이전에 반드시 그것이 아이의 건강에 꼭 필요한 것인지 그리고 그것으로 인하여 아이가 어떠한 해를 입지는 않는지 명확하게 알아야한다. 이것은 결코 무리한 요구사항이 아니다.

 

그리고 두 가지 지적은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1. 대부분의 의사들이 예방접종문제를 잘 모른다.

2. 예방접종 문제를 알고 있는 많은 의사들은 자신의 자녀에게 예방접종을 안 맞춘다.

 

책은 천연두백신을 개발했다는 제너에 대한 과학적 비판에 도전한다. 상당분량의 내용은 꽤 설득력이 있다. 이어 화학자 파스퇴르가 의사인 척하는 위선에 대해 조목조목 따진다.


백신은 면역을 만든다는(?) 병원균 외에도 꽤 위험한 독성이 포함되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포름알데히드, 알루미늄, 수은, 에틸린글리콜 등이다. 수은은 티메로살이라는 형태로 들어가 있고 최근에는 이를 우려한 제약회사들이 대체재를 쓰고 있는 형편이다.


일반인으로서 쉽게 알기 어렵지만 자연면역을 백신이 대신할 수 없다는 명제도 설득력이 있다. 사람마다 환경과 체질이 다른데 모두 똑같은 세포와 합성물로 면역을 가지게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는 백신접종이후 시간이 흐른뒤 같은병에 걸린 이들의 사례로 그 면역성이 허구임을 알린다는 것이다.


백신에 대한 논란은 국내에 민간단체까지 만들었다.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한 모임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십시일반으로 학술지에 버금가는 계간지를 내고 있다. 자연요법을 배우고 백신으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등에 대해 알린다. 게시판에는 이 주사를 꼭 맞춰야 하느냐는 질문이 줄을 잇는다.

정부를 믿는 것은 더이상 선량한 시민의 의무가 아니다. 올바른 정부를 만드는 것이 합리적인 의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의 힘으로 이루어야할 것이다. 예방접종은 그중에 아주 작은 하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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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돌아왔다 - 킹콩샘과 아이들이 엮어가는 작은학교 이야기
윤일호 지음 / 내일을여는책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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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좋았다. 쉬는 날이 좋았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친구들도 마찬가지였고, 교사로 있는 이들도 그랬다. 그것이 일반적인 학교 다니는 학생. 직장 다니는 교사의 심정이 아닐까 한다. 업무로서의 교사의 일, 진학을 위한 통과의례로서의 학교. 한국사회에서 일반화된 이런 흐름은 공교육은 죽었다는 단정까지 나아가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반기를 드는 움직임이 있다. 절망적인 공교육현장의 한가운데서 그리고 변두리에서 유령처럼 떠돌고 있는 것이 대안이라는 이름이다. 이 때문에 공교육은 더욱 곤란해졌다.

몇십 년전 과거처럼 학교에 다니고 싶어도 다니지 못했던 가정형편의 아이들은 거의 없어졌다. 대신 지나친 경쟁과 공감부족, 왕따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학교를 떠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체육을 없애고 끊없는 암기와 문제풀이로 일관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오죽하면 교육감들이 모여 애들은 놀아야한다고 외쳤겠는가.

 

오늘 특기적성 시간은 정말 짜증나고 졸리고 지루했다. 하기는 싫은데 안 하면 혼난다. 학교는 정말 탈옥도 못하는 감옥이다. 학교에 스트레스 해소실이라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짜증나고 화가 나면 그곳으로 가면 되니까. 특기적성 하기 전에 체육을 해서 힘들고 지쳐서 더 그런 것 같다. 이럴 때는 진짜 이런 생각을 한다. 학교는 감옥, 선생님은 경찰.

지루한 특기적성/ 박승현_송풍초 6학년

 

소개할 책 속의 학교는 좀 다르다. 학교가 좋고, 학교에 가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있고, 학생들과 친구처럼 지내면서 놀이와 노동에 대한 가치를 즐기는 현장이다. 진보교육감 체제아래 혁신학교로 지정받아 가장 성공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아주 작은 산골의 더 작은 학교였다.(지금은 지역내에서 세 번째로 큰 학교가 되었다)

그 학교는 5년전만해도 3학급 13명으로 폐교위기에 있던 곳이었다.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마을주민이 힘을 모아 학교를 살리기로 마음먹고 행한 것이 불과 몇 년 전이다. 지금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선진사례가 된 것이다. 그 가운데에 이 책의 저자, 교사 윤일호가 있었다. 2010년을 전후로 몇 년간의 땀과 노력이 학교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책은 교사로서 운동가가 이를 정리한 작업이다. 작은 학교의 교사와 이웃 동네로 귀촌한 1인출판사의 대표가 뜻을 모았다.

학교가 돌아왔다. 옛날의 명성을, 아니 그보다 더 높아진 이름과 학생, 학부모로 모인 학교. 학생 수는 10배 가까이 늘었고 지역의 주민은 늘었고 주변의 땅값도 올랐다.(물론 늘어나고 높아지는 것이 다 좋은 것 같지는 않다)무엇보다도 좋아진 것은 학교의 아이들이었다. 학교에 가고 싶고 전학 온 학생도 금방 우리학교가 최고다라는 이야기를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우리 학교는

학생 수가 적어도 행복하다.

쉬는 시간 30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수 있다.

산과 나무가 많은 학교

나와 친구들이 나무를 잡고

사이좋게 산을 오른다.

너무나 우리 학교가 좋다

오지훈_장승초 6학년

 

어제 분명 일찍 자고

꽤 늦게 일어났는데

눈 감고 일분 후에 일어난 것 같다.

요즘은 추워서

더 이불 속으로 들어가고 싶고

더 일어나기 싫은 것 같다.

그래도 학교 갈 생각만 하면

빨리 나가고 싶다.

/ 강예림_장승초 6학년

 

얼마전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어린이 헌장이 다시 발표되었다. 전국 17개 교육감이 뜻을 모아 아이들은 놀아야한다는 주장을 외치고 있다.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멍들고 있다. 지나치게 높은 학구열과 경쟁이 아이들로부터 놀이를 빼앗고 있는 현실을 우려한 것이다. 최근 이와 반대로 행하고 효과를 보고 있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다. 혁신학교라는 이름이 그것이다. 교과를 수행하되 교사의 자율권을 높이고 묶음수업을 통해 아이들에게 30분이라는 쉬는 시간을 주고 있는 것이 작은 그림이다. 내용도 더 들여다보아야 하겠지만 직접 만나본 구성원의 만족도가 꽤 높은 것이 사실이다.

비단 그 만족감은 아이들만의 것은 아니다. 일은 많고 익숙하지 않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사도 뿌듯한 곳이 이 돌아온 학교.

 

 

마치 운명처럼 장승초에 온 것 같아요. 막상 와보니 그동안 익숙했던 환경과 많이 달라 좀 낯설기는 했어요. 육체적으로 힘들 것은 각오하고 왔기 때문에 몸이 힘들어서 후회하지는 않았어요. 다만, ‘장승초 아이들은 모두 사연을 가진 채 이곳에 모여 있다.’는 사실을 제가 너 무 늦게 깨달은 탓에, 제가 그동안 교사로서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자책감에서 오는 스트레스 뭐 그런 거는 있었어요.

장승초 교사_이선희

 

아이들을 깊이 살피는 일이 교사의 본분임을 자각하는 내용이다. 승진을 위한 점수를 얻기 위해 농촌의 초등학교에 지원하는 일은 이 지역의 교사들이라면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수업을 재미있고 알차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장승초등학교는 교사와 학부모가 합심하여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학교를 고민했고 이를 주변에 알려 폐교를 막은 경우다. 여럿이 모여 한 뜻을 내는 일이 어찌 쉽겠는가 갈등과 시행착오가 없을리 만무하다.

지역언론의 눈도 곱지 않았다. 처음에는 특혜니 선거에 대한 보은이니 하고 위장전입은 불법이라는 지적의 기사로 난도질 하던 언론이 불과 일 년여 만에 대표적인 농촌 명문학교로 자리 잡은 진안 장승초라고 표현하는 것도 웃지못할 일이었다.

 

저자는 학교가 아직도 과정에 있음을 강조했다. 그간에 이루어온 일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이야기도 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한 학교. 이를 위해 교사와 손잡은 학부모가 일정정도의 중심은 잡아주어야 한다는 점도 알린다.

장승 학교는 스스로 서다와 서로를 살리다를 철학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아이들은 벼를 심고 피를 뽑는 농사체험을 매년 함께 한다. 그리고 일년에 두 번 마을을 잇는 지역의 길을 십여 킬로미터씩 걷는다. 그것이 도시의 놀이공원에 가서 놀이기구를 타는 것보다 훨씬 의미있는 일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일년에 한번씩 지리산을 걷는 것도 아이들의 잊지 못할 추억이 되고 있다. 타 학교에서는 엄두도 내기 힘든 일이다. 당장 안전문제가 걸린다. 하지만 이는 교사들에게 권한을 주고 학부모와 소통을 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 장승초의 사례가 보여준다.

덕택에 아이들은 함께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몸으로 배우며 자란다.

 

학교가 자라면서 마을이 함께 자라는 이야기도 있다. 수많은 학부모들이 점점 줄어드는 마을로 들어와 집을 짓고 산골에서의 삶을 꾸려가고 있는 것이다. 새집이 생기고 아이들이 함께하는 젊은 마을이 되어간다는 것이 장승초등학교를 중심에 둔 진안군 부귀면 세동리의 요즈음 풍경인 것이다. 여름이면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나와 개천에서 물놀이를 하거나 인근 산에 올라가 자유로운 창작놀이를 하는 학교. 학생 수가 줄어들어 고민이 깊은 농촌작은학교에게는 큰 교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공교육의 현실은 치열한 경쟁교육이고 보니 이런 현실을 벗어나 협력적 나눔이나 배움, 상행의 공동체 생활 속에서 키우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큰 것이다. 공교육에 근무하는 교사가 자식을 대안학교에 보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공교육이 잘못되어 있다면, 공교육 교사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스스로 공교육 교사임을 포기하거나, 잘못된 학교 현장을 바꾸기 위해 열심히 노력을 하는 것이다.

본문 중

 

그의 다짐 같은 주장은 교사로만 향하지 않는 것 같다. 아이 셋을 둔 학부모인 내 가슴이 크게 울리는 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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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인의 책마을 - 책세이와 책수다로 만난 439권의 책
김용찬.김보일 외 지음 / 리더스가이드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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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관한 온라인 활동에 적극적이다. 가입한 관련카페만10여군데 되고 온라인서점마다 제공하는 블로그를 개설했다. (지금은 한군데만 업데이트 중이다) 책읽기 관련카페, 온라인서점, 블로그등을 누비며 마음에 드는 의견에 댓글다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내 생각과 닮아있는 책쟁이들(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 반갑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의견을 전하고 싶어서 글을 쓰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거의 드물다. 가금은 초보(?)들에게 조언하는 것도 내가 샇은 작은 경험을 적극적으로 나눈다는 생각을 가지고 참여한다.




어느날은 다소 황당하지만 중요한 문제를 이야기하는 질문을 받았다.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책을 읽으면 졸음만 쏟아집니다.’ 얼마나 간절했으면 책을 잘 보지도 않는 이가 책읽기 카페에 가입해서 이런 쪽팔리는(?) 질문을 했을까. 거의 비슷하지만 좀 격이 다른 질문도 있다.

‘책을 부지런히 사서 읽는편입니다. 막상 선택한 책이 잘 읽히지 않아 중도에 그만두고 책장에서 썩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책선택의 요령이 있다면 조언좀.....’




고민까지는 아니지만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좀더 성심껏 조언을 시작한다. 책을 읽는 것은 의무와 책임을 요구하는 과제가 아니다라고. 좀 더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나 관심을 가지고 흥미로워하는 주제를 택해보라고. 그리고 정성스럽게 한권을 골라 푹빠져보면 그 책에서 새로운 가지가 돋아날 것이라고. 그 가지들을 따라가다보면 점점 즐겁게 책읽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것이고 처음에 한정되어있던 분야도 점점 영역이 넒어져서 책을 고르는 것도 즐거움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처방이 안될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최소한 책을 즐기는 이들이 도대체 어떻게 저런 상태(?)가 되었는지에 대한 궁금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할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더불어 책읽기는 즐기는 것이 되어야 하지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즐기는 책읽기는 읽는자의 자아를 이루어간다. 한권, 또 한권 수백권, 수천권의 책중에 단 몇권으로 꼽히는 책들이 오늘의 나를 말할수 있게 된다.




<100인의 책마을>을 읽었다. 오늘의 책문화를 받치고 있는 힘을 가장 적절하게 풀어낸 책이라 생각된다. 순수한 아마추어들이 참여한 책읽기에 관한 조언. 조언은 딱딱하고 형식적인 강연이 아니다. 자신의 삶속에 녹아있는 책들을 가볍고 즐겁게 툭 던져놓는다. 읽는이의 마음은 가볍고 경쾌하다. 각 분야로 나눈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내 이웃, 친구와 이야기 나누는 것처럼 편안하게 요즘 어떤책을 읽고 있는지를 나누는 대화와 같다.




동시에 왜 읽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한 답과 어떻게 읽을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들려준다. 이것이 가지는 강점은 편안함이다. 무겁고 현학적인 전문가들의 일부가 공유하는 죽은 정보가 아니라 살아있는 경험과 지식이다. 그들의 삶과 그와 관계를 진하게 맺고 있는 책에 관한 이야기다.




오늘날의 출판문화는 독자중심에 있다. 소설의 경우 온라인 연재를 하고 온라인 독자의 반응이 좋으면 바로 출판한다. 많은 수의 조회로 이미 읽었던 독자들은 종이매체의 매력을 버리지 않는다. 출판과 함께 구매하는 독자들의 일부는 이미 온라인을 통해서 글을 읽은 이들이다. 팬을 형성하고 있는 외국의 작가는 과거 전례가 없는 어마어마한 선인세를 부담하고서라도 출간한다. 인터넷 서점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유통의 일부는 독자가 부담한다. 이미 읽고 리뷰한 이들의 블로그에 붙은 배너를 통해서 구매한다. 이때 리뷰는 어떤 마케팅보다 위력적이다. 남의 경험을 나도 경험해보고자 하는 충동을 출판사와 온라인서점 모두가 이용한다. 그래서 과거 일부 문학인들에게 돌리던 책들이 이젠 대부분 열성 독자들에게 돌아간다. 그들이 읽고 쓴 글들이 책에 관한 정보에 올라가고 이를 본 독자들이 구매단추를 누르기 때문이다.




독서리뷰포탈 리더스 가이드가 리뷰어들을 모아 직접 만든책은 공모나 심사를 통한 것이 아니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독자들의 흥겨움, 즐거움이다. 다소 어색하고 깔끔하게 다듬어지지 못한 문장들도 그런 이유로 ‘날것’에 대한 유쾌한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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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3 1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일 2015-06-08 15:52   좋아요 0 | URL
너무 늦었기에 답변이라고 해야 할지도 죄송하지만, 격려덕택에 더 힘이 납니다. 고맙습니다.

감은빛 2010-09-11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기를 뱉어라' 아주 급진적인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아내가 채식주의자라서(저는 불행히도 육식의 쾌락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공감가는 내용이었습니다!

미국의 '슈퍼사이즈 미' 한국판을 찍기 위해 노력했던 한국 활동가의 에피소드도 함께 소개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모건 스퍼록 감독은 1달동안 버티는 데 성공했지만, '환경정의' 소속의 그 활동가는 결국 대략 2주만에(오래전일이라 정확하지 않습니다.) 건강이 너무 악화되어 결국 포기하고 말았지요.

소일 2015-06-08 15:53   좋아요 0 | URL
국내 사례도 있었군요. 저는 아직도 모르고 있는데, 바로 이웃이 환경정의 다니던 친구인데 한번 물어봐야겠네요.
 
이야기 동양신화 중국편 - 신화학자 정재서 교수가 들려주는
정재서 지음 / 김영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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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존재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교과서적인 답변 말고, 단군신화 말고...외계생명체의 이식같은 스토리...끌리지 않는가. 서유기를 모르는 이는 많아도 손오공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껄. 삼장법사와 저팔계, 손오공, 사오정. 참 좋은 캐릭터들로 국내에선 허영만님의 만화로 더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들. 우리 단군신화 중에 호랑이와 곰의 캐릭터가 좀더 입체적이고 좌충우돌의 성장기를 담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지금쯤 수많은 글쟁이들과 그림쟁이들이 이를 훌쩍 키워서 오늘 캐릭터산업에 한 획을 그엇을지도 모른다. 신화에 대해 연구하는 학자가 우리 신화에 관한 책에 이어 동양신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애들은 가라. 어른들에게 들려주는 신화는 학자의 자의적인 해석도 포함되지만 방대하기 짝이 없고 제도권 밖에서 고군분투하여 얻어낸 성과임이 짐작이 되는바. 기립박수를 보낼참이다. 짝.짝.짝. 이 책은 과거 등장했던 각종 신들과 성적인 내용, 화장실 유머 같은 이야기들이 과거 우리가 짐작하기도 힘든 조상들의 정치경제사회에 관한 힌트같은 것이다. 퀴즈를 풀듯이 과연 어떤 생활을 하고 있었고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는지 구전신화를 바탕으로한 역사서들을 들추어보고 다른 곳의 것들과 비교해봐야 짐작이 가능하다. 그런의미에서 단군신화를 이해하기위해 동양신화, 그리고 서양신화와 설화들을 비교해본다면 어떤 미세한, 떄로는 너무 닮아서 화들짝 놀랄정도로, 차이와 닮음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신, 그리고 신화라면 아프로디테, 제우스 등의 섬씽. 메두사가 등장하는 활극. 그리고 감독의 창작물에 가까운 각종 영화들에서나 본것들 뿐이다. 우리의 것, 그리고 우리와 닮은이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그래서 중요하다. 내가 우리 할아버지가, 우리 머나먼 이땅에 살던 선인들이 어떤 생각과 행동을 했으며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았는지. 한번 들어볼까. 좀 두꺼우니...천천히 한챕터씩 정복해 나가는 것이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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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의 계곡 - 아웃케이스 없음
폴 해기스 감독, 샤를리즈 테론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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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모여 공동체 생활을 시작한 것은 ‘편의’를 위함이었다. 혼자서 하면 도저히 못해낼 일들도 여럿이 모이면 쉽게 해낼 수 있다는 점은 팀을 이루어 경기하는 스포츠를 경험한 이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일이다. 조직이 힘을 발휘하게 되어 경지에 이르게 되면 조직에 속해있다는 것은 그 조직에 속한 개개인에게 커다란 위안이 된다. 내가 못하는 일들은 다른 이가 해줄 수 있으며 남이 못하는 일들은 내가 맡아서 처리함으로써 주고받는 관계의 돈독함이 조직의 결속력을 다지게 만든다.




조직, 공동체가 필연적으로 가지게 되는 좋지 않은 점은 조직의 자부심이 지나쳐 폐쇄성을 띠게 될 경우이다. 이렇게 되면 다른 조직과의 교류도 원만하지 못하고 조직 내의 교류조차 경직성을 띠게 되어 내외부에서 일어나는 복잡다단한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도 조직을 이끌어야겠기에 가장 쉽게 도입되는 조직경영법의 대표적인 예가 통제다. 통제는 점점 폐쇄적이고 폭력적으로 변질되어가며 이를 통해서 개인의 자아는 집단의 이익이라는 미명하에 매몰되어 버린다.




그 속에 속한 ‘우리’는 행복할리 없다. 폐쇄와 폭력이 부르는 결과는 점점 희생을 요구하게 되고 희생하는 개체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 것이다. 이런 집단과 집단이 서로 의견이 충돌하고 서로의 우위를 겨루게 된 전통이 전쟁이다. 전쟁은 미숙한 집단의 통치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고도 명료한 내부결속법중의 하나이다. 피를 부르고 생명이 사그라지는 지옥의 순간을 맛보는 순간 싸움에 있는 이들은 내가 죽지 않기 위해 팀워크를 발휘해야 상대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닫는다.




결국, 전쟁은 ‘이김’이 아니라 통치자와 그의 주변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명령만 내릴 줄 아는 일부에게 커다란 이익을 안겨줄 뿐이다. 전쟁에서 이기든 지든 수많은 생명은 죽게 마련이며 이를 위해 동족을 찌르거나, 베거나, 쏘거나 터뜨려서 죽이는 것을 목도하고 즐길 줄 아는 비인간성을 애국심이라는 그럴듯한 허울아래 감춘다.




전쟁에 참여하여 살인을 경험하게 되는 병사들은 살아 돌아오면 온갖 혜택을 누리게 되지만 정작 자신의 경직되고 획일화된 사고와 자아는 공동이 누리는 문화와 성취감 행복과는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




며칠 전 논란이 되던 한 문학교사의 군대비하발언을 난 이렇게 이해한다. 군대라는 비인간적이고 폭력적인 기관에 모두 ‘억지로’ 2년간 소속되어 누군가를 죽이는 훈련을 받는 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그래서 낳는(생산하는) 여성들과 사회적 언어가 달라지는 것이다. 지금은 실상 분명하지 못한 적(통일의 대상이라면)을 ‘지키고’ 있을 뿐이지만 그 목적은 결국 언젠가 있게 될 전쟁을 대비하는 것이 아닌가. 일부는 미국이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벌인 전쟁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군에서 얻는 혜택도 있을 수 있다. 수직화된 기업, 학교, 기관에서의 직장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예비훈련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고, 명령에 생각 없이 따르는 것이 편안한 정신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근본의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엘라의 계곡은 이라크에 참전한 아들이 실종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하사관으로 전역한 아버지는 두 아들 모두를 군대에 입대시켰다. 큰아들을 전투에서 잃고 둘째아들마저 참전이후 복귀해서 실종되었다는 소식에 난감해한다. 군 시절 수사기관에 근무하던 실력을 바탕으로 아들의 행방을 추적하지만 어느 날 부대 주변에서 발견된 토막 나 불에 탄 주검이 아들의 것으로 발견되면서 충격에 빠진다. 찾는 것이 아니라 누가 죽였는가를 수사하는 아버지와 경찰 형사과의 말단 수사관은 결국 전쟁에 함께한 동료들이 그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한다.




마약과 관련한 갱이나 싸이코패스가 벌인 살인사건을 추정하는 관람객은 ‘전우’의 배신이라는 반전에 배신감을 금치 못한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영화는 중간 중간에 삽입되는 흐린 핸드폰 동영상과 아들이 찍어 보낸 이메일의 사진만으로 전쟁을 묘사한다. 영화 막바지에 이를수록 동영상의 내용은 복구되어 흐릿하지만 명료한 내용으로 다가오고 불확실한 사진 속 풍경의 정체도 드러난다. 이유 없는 전쟁에 투입된 젊은이들은 내가 나라를 지킨다는 명제아래 노인, 여자, 아이 등을 포함한 민간인들의 살육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다. 그런 비인간적이고 극대화된 폭력의 경험은 결국 ‘정신병’을 앓게 만들며 내가 죽이지 않으면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게 한다.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분열하는 부대원들의 자아는 무시한 채 사건을 덮기에만 급급한 군 당국의 모습은 집단이익을 표방해 개인을 희생하는 데에 아무렇지도 않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일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놀랄 만큼 차분하고 내면의 변화까지 잘 표현한 토미리존스의 연기는 나무랄 데 없고, 그의 아내로 분한 수잔서랜든이 자식을 잃은 소식을 듣고 오열하는 통화 장면과 토막 난 자식의 주검을 블라인드로 가려진 창을 통해 바라보고 망연자실해 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다. 자식이 있는 이라면 누구나 동감하게 만드는 신(scene)을 가진 <엘라의 계곡>은 영화가 얼마나 큰 메시지를 표현할 수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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