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e - 시즌 5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5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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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인간이다. 너도 인간이다. 인간이라는 사실 외에 너나 나는 인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인간이 가진 가능성과 이해의 수준,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존엄에 대해 생각해 본적 있는가. 지금 ‘경제적 동물‘ 속에 뭍혀버린 감성을 끄집어 낼 때가 아닌가.




   
 

Sentio ergo sum

느낀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고대 철학자의 말을 패러디 한 구호다. 지식채널e라는 5분짜리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가치를 함축하는 문구다. 바쁘게 사느라, 이미 익숙해진 매체에서 주는 정보에만 익숙해져서, 교과서적 지식이 전부라 믿기 때문에 미처 ‘느끼지’ 못했던 점들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프로그램의 목표이자 비전이다.




간결하고 명료한 문장. 단어의 조합과 연결이 이루어지는 극명한 대비를 통한 소통. 풍부한 영상자료를 통한 상황의 구현과 이와 기가 막히게 어울리는 배경음악들. 2005년 9월에 시작해서 무려 600회에 이를 동한 숱한 화제를 낳은 프로그램. 프로그램이 채택하고 있는 메세지 전달 방식(사진에 문자가 뜨고 사라지는 기법)은 최근 거의 모든 광고에서 그대로 차용될 정도다.




지식을 가르치려 하는 것이 아니라 화두를 던져 느끼게 만들고 이를 통해 직접 공부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는 것이 이 짧은 방송의 힘이다. 방송의 힘은 책으로 이어졌고 2009년 11월 5권 째에 이르렀다.




5권의 형식은 이전 편들에 비해 조금 변화가 생겼다. 방영되었던 에피소드에 관련된 인물의 인터뷰를 끼워 넣은 것이다. 생각할 기회를 주고나서 이미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는 인물들의 생각을 들어 봄으로써 내 생각과 비교하거나 행동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인간과 인생. 판화가 이철수, 공연연출가 탁현민, 도법스님, 뮤지션 한대수, 신해철, 용산 철거민참사 유족, 버스에서 ‘모욕’사건 보노짓 후세인교수, 슬로라이프 창시자 쓰지 신이치 등의 인터뷰가 있고 경제를 중심으로 놓고 사는 우리에게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가치가 있음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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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셔스 - Preciou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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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자랑, 귀한, 중한, 으뜸 등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분명 이름에 대한 주변의 반응이 남다를 것이다. 이름이 가지고 있는 기대가 사람을 만들기도 한다. 부모는 아이에게 자신들의 기대를 담아 이름을 짓고 그 이름에 걸맞게 커주기를 그린다.




프레셔스(Precious)는 소중한, 귀한, 사랑하는 뜻을 가진 형용사이다. 이런 이름을 가진 여자아이가 있다. 가수, 연예인을 꿈꾸는 그녀는 빈민가의 흑인이다. 아름답고 귀여운 이름으로 부터의 상상과 영화에서 현실은 완벽하게 대비를 이룬다. ‘프레셔스 존스’라는 이름 17세의 소녀가 주인공이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Push'라는 제목의 소설을 영화했다.




프레셔스는 뚱뚱하다. 게다가 못났다. 얼굴도 넓고 일그러져 있어 표정이 잘 읽히지 않는다. 함께 사는 그의 엄마도 비슷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 엄마의 일과는 먹고 TV보고, 또 먹는다로 무한 반복된다. 그녀는 정부보조금으로 겨우 살아간다. 집안에는 여자둘이지만 폭력이 난무하고(물론, 거의 일방적이다) 화분과 재떨이가 날아오기 일쑤다.




아버지에게 강간을 당해 첫째에 이어 둘째를 임신한 그녀는 교장의 부름을 받는다. 뚱한 표정으로 선생을 마주한 그 학교에서 처벌이 불가하므로 부모 면담을 해야겠다고 요구한다. ‘나라면 안 그러겠어요’라는 대답으로 집안 분위기를 암시하지만 교장은 결국 그녀 집을 찾는다. 하지만 집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었다. 그저 인터폰을 통한 대화로 ‘대안학교’를 알려주는 것이 교장이 퇴학당한 학생에게 베푸는 마지막 시혜다.

약을 파는 것 외에는 수입을 위한 일을 하지 않는 엄마는 매일 잔소리와 구박, 폭언을 서슴치 않는다. 자신의 남편이 딸 때문에 자신을 떠났다고 원망하는 모습은 과연 친엄마가 맞을까 하는 의심이 들게 한다.

교장이 찾아와서 소개해준 대안학교에 간다. 돈이 없어서 주문한 치킨을 들고 줄행랑을 치는 모습은 쓴웃음만 난다. 배를 채우고 학교에 가서 토하고 처음 들어간 수업의 급우들은 대부분 그녀와 비슷한 처지다. 10대의 애기엄마, 마약중독, 문맹들로 이루어진 곳에서 만난 선생이 그녀에게 희망을 준다.

   
  네가 느끼는 것, 희망하는 것, 꿈, 그림 모두 글로 써봐.  
   

 

‘abcd’도 잘 모르는 아이들이 엉터리 철자와 문법으로 쓰기 시작한다. 수업은 서로의 느낌을 나누는 것으로 이루어지고 매일 쓴 일기 같은 글들에 정성껏 답을 해 주는 선생은 여태 ‘사랑’이 뭔지 몰랐던 프레셔스에게 희망을 준다. 그런 그녀에게 절망 같은 소식이 알려진다.

자신의 아버지가 에이즈로 죽었다는 것. 학교로 찾아온 엄마에게 이야기를 듣고 절망한다. 병원에서 검진결과는 양성반응. 둘째를 출산하고 희망에 부풀어 있던 프레셔스는 괴로워한다. 모든 것이 힘들고 괴롭다. 두 아이들을 데리고 행복한 삶을 설계하겠다며 희망을 가지게 된 대안학교에서도 어떤 질병에도 저항할 수 없는 몸을 가지고 살날이 두렵기만 하다.




희망없어 죽고 싶던 인생이라도 꿈을 꾸기 시작하면 자신의 삶에 대한 애착이 커진다. 영화 초반기 독백에서 ‘어디서 피아노라도 떨어져서 죽어버렸으면’하던 인생이 둘째를 가지면서 계단에서 굴러도 위에서 엄마가 던진 티브이를 피할 정도로 강해진 애착을 보인다. 그런 그녀에게 시한부 인생을 선고한 하늘이 원망스럽기도 할 것이다.




사랑받지 못하고 엄마에게 구박받는 딸이자 아빠에게 강간당한, 두 아이의 엄마인 에이즈 양성보균자 ‘프레셔스’의 삶은 동정하는 것만으로 감상평은 좀 부족한듯 하다. 위장으로 수급이 가능한 허울좋은 사회보장 시스템에 대한 평가와 공교육이 아우르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이해, 싱글맘 문제, 가정폭력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보호 시스템 등 미국이 가지지 못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지적한다.




무엇보다도 흑인에다가 뚱뚱하고 못난 영화신인의 믿을 수 없는 열연과, 거의 모든 영화제의 조연상을 휩쓸다시피한 엄마역의 모니크의 연기가 살아있음에 영화의 존귀함은 더 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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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 애듀케이션 - An Educatio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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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An Education




   
 

그리하여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더 많이 쌓기만 하다가 내 삶이 한번 다 꽃피지도 못하고 시들어버리기 전에.

쓸모 있는 상품으로 ‘간택’되지 않고 쓸모없는 인간의 길을 ‘선택’하기 위해.

이제 나에게는 이것들을 가질 자유보다는 이것들로부터의 자유가 더 필요하다.

자유의 대가로 나는 길을 잃을 것이고 도전에 부딪힐 것이고 상처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삶이기에, 삶의 목적인 삶 그 자체를 지금 바로 살기 우해

나는 탈주하고 저항하련다.

생각한 대로 말하고, 말한 대로 행동하고, 행동한 대로 살아내겠다는 용기를 내련다

-김예슬 선언 중

 
   

 




어릴 때 명문대를 목표로 하지 않는 이들은 없다. 부모라면 자신의 자녀가 훗날 명문대학에 입학해서 ‘이력서’의 기본을 다잡길 원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선발되는 1%의 학생들이 차지하는 그 자리는 이미 정해져 있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 중등교육과정을 거치는 일부만이 도전할 수 있는 곳이 되었다. 그런 곳에 가서도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없는 것이 오늘 한국의 대학이라는 것. 명문대 학생이 학교를 ‘거부한다’ 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게 만드는 현실이다.




‘학벌’이라는 단단하고 튼튼한 탑은 어떤 외침이나 저항에도 꿈쩍도 하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탑을 이루는 성원의 하나가 빠지고 또 그 하나에 용기를 얻은 하나가 빠지면서 작은 행렬을 이룬다면 그 탑도 무너지지 않을 수 없다.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지금 학교 교육의 현실은 그들이 움직이게 될 사회의 불안한 요소가 되어버리고 만다. 낙오자는 낙오자대로 선택된 자들은 그들대로 함께 하지 못하고 따로 놀며 사회구성원으로 가져야할 기본 소양을 잊고 마는 것이다.




영화 ‘교육 An Education’은 대학진학을 눈앞에 둔 여학생을 그린다. 보기만 해도 답답한 교복과 교양교육, 외국어수업과 에세이, 짜여진 교실에서 줄맞추어 앉은 젊은이들. 자거나 딴청 하는 아이들과 책을 들여다보는 아이가 대비된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인 학교 풍경이다. 한국은 60년대에 학교를 다니는 여성은 거의 없었다. 극소수의 부유층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고 대부분은 유학을 거쳐 신문물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주도하던 여성들이다.




전쟁 후 196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사립 고등학교의 촉망받는 한 여학생이 주인공이다. 제니. 자유의 파리를 그리는 그녀는 ‘옥스포드’를 목표로 하는 고등학생이다. 부모님 뿐 아니라 학교의 선생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는 그녀에겐 고민은 별로 없어 보인다. 자신만만하면서 당당하지만 부모님, 선생님과 갈등하는 평범함(?)을 지니기도 했다. 옥스포드를 향한 걸림돌이라면 라틴어성적정도? 그런 그녀에게 색다른 일이 일어난다. 예쁘고 공부 잘하는 범생이 사랑에 빠지며 겪게 되는 ‘살아 있는 교육’이 영화가 주장하는 교육일까?




첼로를 들고 비를 맞는 소녀를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며 차를 대는 한 남자. 데이빗. 인상도 좋고, 차도 좋고, 매너 좋은 그 남자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는 제니. 데이빗은 점점 더 제니의 사생활로 깊숙이 들어온다. 말솜씨와 외모, 수완은 보통을 넘는다.(그의 직업은 사기꾼이다) 첫 만남에 그 완고하기 짝이 없는 부모님을 설득해서 밤외출을 허락받더니, 외박과 여행을 허락받기에 이르고 결국 결혼을 약속하기에 이른다. 부모가 데이빗과 사랑에 빠진 것이다!!!




어느 날 데이빗으로부터 프러포즈를 받고 다음날 부모님에게 학교를 포기하고 결혼할까 고민하는 제니에게 “옥스포드야 나중에도 갈수 있잖아.”라는 아버지의 한마디는 영화의 백미다. (부모가 생각하는 딸의 학벌은 좋은 남자를 만나기 위한 도구였음이 분명했다.)




결국, 결혼은 이루어지지 못했다.(이 얼마나 교육적인가. 학생이 함부로 연애하다간 인생 종친다?) 데이빗은 ‘바람둥이’였고 법적인 아내와 자식도 있는 유부남이었던 것이다. 그와 함께 한때 즐겼던 여행, 공연, 파티와 멋진 드레스, 차와 그림, 음반들이 그녀의 선택이었다. 그를 보내면 그 행복도 함께 날아가 버린다. 남는 게 없는 껍데기가 되어버린 제니는 다시 학교로 돌아갈 것을 결심하지만 이미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기란 더 쉽지 않다. 하지만 노력으로 결국 원래 목표하던 대학입학을 얻어내고 그 곳에서 성장한 존재로서 대학생활을 하게 되는 모습으로 영화는 맺는다.




‘교육을 받은 여자’가 가질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조건을 갖춘 남자와 함께 하는 것으로 인생의 완성이 이루어질까. 교육이 가진 가치는 기껏 ‘간판’ 뿐이란 말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것만이 교육의 효과라고 볼 수 있을까.




‘교육’은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부모와의 관계, 이성과의 교제, 친구들과의 과외활동 등이 살아있는 교육을 이룬다. 영화에서 제니가 경험한 교육은 ‘사랑’이었다. 사랑과 배신을 겪으면서 자란다. ‘세상은 이런 것이구나. 학교밖 세상은 완전히 다르구나.’




제니가 되고 싶지 않은 여성의 모습은 엄마였다. 데이트를 마치고 들어온 밤 12시까지 그릇에 때를 지우지 못해서 싱크대 앞에서 낑낑대는 모습을 바라보는 그녀. 좀 더 나은 미래를 보장받기 위해 필요한 것을 하려고 결심한다.




닫힌 공간인 학교가 주는 것은 없다. 자유와 낭만, 예술과 유희는 모두 밖에 있다. 학생은 경험할 수 없는 ‘좋은 것’들을 경험하게 해준 남자에게 마음을 빼앗긴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부모도, 선생도 주지 못한 생전 처음 맛보는 해방감을 안겨준 구세주 같은 존재였다. 결국 그와 헤어짐은 모든 것이 끝나버릴 수도 있는 것이었지만 현명한 제니는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




공부, 좋은 대학을 나와서 좋은 조건의 결혼을 하는 것이 결국은 자신의 미래를 밝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해석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나는 차라리, 세상 경험을 호되게 치른 16세 소녀의 성장기라고 보고 싶다.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대학에 진학해서도 결코 그 안에 매몰되지 않는 자기를 가꾸어 나갈 수 있게 해 주었으니까. 그게 ‘교육’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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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길라잡이 - 닥터몰리의 면역으로 치료하는 난치병
송창수 지음 / 부광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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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토피 또는 아토피 증후군은 알레르기 항원에 대한 직접 접촉 없이 신체가 극도로 민감해지는 알레르기 반응을 이른다. 아토피의 증상으로는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이 있다. 발병에는 유전적 영향이 크다.

 
   




현대의학으로 명확한 원인과 처방을 할 수 없는 병들이다. 민간치료가 훨씬 발달해서 공기 좋은 자연재의 집에서 유기농 채소를 섭식하며 치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르긴 해도 주변의 공기와 음식, 집에서 나오는 기운이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을 치유한다는 믿음은 있는 것 같다.




시골에 산지 몇 년 동안 이곳에 나서 사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는 아이를 보지 못했다. (아주 깊숙이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져 있을 수도 있지만 여름에는 대부분 드러난 피부들이 증명하기 때문에)그렇다고 하면 결국 도시에서 거주하면서 막힌 공간에서 사는 것이 인간의 생체리듬과 근본적인 생리작용을 방해한다는 것이 아닐까.




책을 쓴 저자는 한의사다. 한의학적으로 체질을 알고 처방할 때 아토피도 거뜬히 치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고 많은 수의 임상을 증거로 보인다. 한의사이면서 서양의학과 손을 잡는다. 세포 분자단위의 과학적 분석을 통해서 얻을 것은 얻어내지만 이로 잡아낼 수 없는 부분들( 미드 ‘하우스’가 떠오르는 군)에 대한 해답은 결국 ‘체질’에 따른 습관의 변화(먹는 것이 주요한 부분)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 쪽에 한 의사 분은 고혈압과 당뇨환자들에게 약을 끊고 현미를 주로 하는 식이요법으로 치료한다는 다큐를 본적이 있다. 신기하게도 거의 모든 환자들이 약을 끊고 충실하게 식이요법을 하는 경우 수치로 보는 심각한 질환들이 호전되는 것을 경험했다. 환자는 늘어나지만 병원이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명성은 얻지만 돈을 벌지는 못하는 그 의사 분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




더불어 치우치지 않은 믿음이 ‘치유’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믿음으로 여기며 아토피를 치료하는 데에는 건강한 생각과 운동, 식이요법과 맑은 공기가 필요하다는 것은 ‘진리’가 아닐까 판단한다.




<아토피 길라잡이>는 면역질환을 기본으로 하는 피부염, 비염, 천식, 건선, 관절염 등의 증상과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물론 상세는 아닌 정보들이 아쉽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만성이 되어버린 병들에게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는데 에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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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토종 씨의 행방불명 - 우리가 알아야 할 생물 종 다양성 이야기
박경화 지음, 박순구 그림 / 양철북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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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를 반대하면서 시위는 뉴스거리다. 옷을 벗은 나체의 유명 연예인이 나와서 모피를 입지 않겠다고 하는 모습은 대중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시위의 내용보다 시위 자체에 주목하기 쉽다. 사라지는 짐승들, 죽어가는 동물들에 대한 애정이 대중앞에 벗은몸으로 나서는 용기를 발휘했다고 생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윤동주의 서시 중  
   

 사라지는 것들. 우린 지갑에서 돈이 사라지거나, 힘들게 획득한 아이템을 빼앗기는 것, 건강하던 할머니가 돌아가시거나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의 학교가 없어진다거나 하는 일을 겪는다. 때론 분노하기도 한다. 잃지 않기 위해 좀더 세심하고 신경을 많이 쓰는 노력을 하기도 한다. 내 자신과 직접 연결되어 있는 끈은 확실히 놓지 않고 싶어한다.  

 

문제. 우리나라에 여우가 살고 있을까?  

정답. 살고 있다. 각 지에 있는 동물원에 가면 볼 수 있다.  

좀더 나은 답. 야생에는 존재하지 않고 멸종한 상태다.  

공부한 답. 불과 50년전만 해도 야산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으나 목도리를 원하는 부잣집 아낙들의 수요와 쥐잡기 운동에 의한 약물남용으로 불과 십여년만에 개체수가 급감하다가 급기야 멸종을 맞게 되었다.  

열대우림을 제외한 전 세계 각지에 살고 있는 붉은 여우가 우리나라에는 없다. 가죽은 비싸다. 본래 수렵하던 선사시대부터 동물의 가죽을 이용했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털을 지닌 질긴 가죽은 옷, 신발등의 생필품을 만들어서 썼다. 지금도 우린 가죽을 좋아한다. 악어가죽 핸드백은 없어서 못살 정도이고, 소가죽을 된 지갑, 신발은 아주 흔한 지경이다. 잠바, 모피코트 등의 가죽을 얻기위해서 수 많은 동물이 샤냥감이 되고 있다.  

이제 길러서 원하는 것을 얻는 시대여서 소가죽이야 흔하게 얻을 수 있게 되었고, 뱀, 악어, 캥거루, 상어, 참치, 비단구렁이, 연어 등의 가죽으로 생활용품을 만든다. 무려 220종의 동물가죽이 이용된다고 한다. 새끼여우는 0.5세제곱 미터의 철창에 들어간다. 자외선을 받으면 모피에 손상이 가기 대문에 어두운 실내 공간에서 사육된다. 수십마리의 여우들이 닭장같은 공간에서 몸을 펴지도 못하고 앉아서 사료를 먹고 길러진다. 무려 7년이라는 기간이다.  

1 3년간 군만두만 먹고 좁은 공간에서 자신을 가둔 이를 생각하며 복수의 칼을 갈았던 ‘올드보이’가 떠올랐다. 오소리가 없는 틈을 타서 그 굴에 배설해놓고 나온뒤 오소리가 냄새를 참지 못하고 떠나면 그 굴을 차지한다는 영리한 여우. 양지바른 곳에 굴을 파고 새끼를 기르는 습성때문에 무덤가에서 출몰하여 귀신으로 오해를 받는다. 쫒길때면 흔적을 없애기 위해 지그재그로 뛰어가고 높은곳으로 단숨에 뛰어 냄새를 없애는 영리함을 가진 동물.  

7년의 사육기간이 끝나면 상품으로서 적당한 크기가 된다. 상품성을 높이기위해 아무런 손상없이 죽음을 맞아야 한다. 최근 식육계에서 가장 흔하게 이용되는 ‘전기충격’이다. 외마디 소리도 못지르고 단숨에 숨통이 끊기기 때문에 장기의 손상도 전혀 없다. 문제는 같은 공간에서 길러지는 동료들에게 이 장면이 고스란히 생중계 되는데에 있다. 그나마 시설이 미비한 곳의 경우엔 대부분 기절한 상태에서 발목부터 잘려 가죽을 벗기는데 결국 깨어나면 피부 없는 채로 버둥거리며 죽어가는 모습은 지옥과 같은 모습이다.  

   
  “7년간의 스트레스와 원한이 듬뿍 담겨있는 비싼 목도리 팝니다.”  
   

지금 땅과 야생, 숲에서 사라지는 생명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들이 살 수 없는 세상은 결국 인간도 살 수 없는 곳이다. 인간이 꾸린 상위 포식자들이 거의 멸종한 생태계는 점점 인간에게 재앙이 되고 있다. 고라니, 뱀, 들쥐가 많아지는 것은 이들의 개체수를 조절하던 검독수리, 호랑이, 늑대, 여우 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약으로 죽이는 생명들은 고스란히 축적되어 상위포식자에게로 , 혹은 동물사료에 섞여서 결국 우리 식탁에 오른다. 이를 먹고 서서히 죽어가는 인간.  

<고릴라는 핸드폰을 싫어해>를 썼던 저자 박경화는 환경 전문 글쟁이다. 지나치게 현학적이거나 현실에서 동떨어진 느낌을 경계하고 쉽고 현실적인 내용의 글들로 독자에게 바싹 다가간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널리 읽힐 수 있다. 책 선물을 고려하시는 분들께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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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30 1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일 2010-04-16 12:27   좋아요 0 | URL
부족한 글 잘 보아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