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모바일, 아이폰 앱스토어 - 컴퓨터 1대와 간단한 아이디어만으로 시작하는 고소득 글로벌 비즈니스!
야마사키 준이치로 지음, 성윤아 옮김, 박진형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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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핸드폰을 사용한지 17년이 되어갑니다. 초창기의 핸드폰은 묵직한 크기에 오로지 통화기능에 충실한 것이었지요. 그러던 것이 점점 진화를 거듭합니다. 카메라가 들어가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된 것이지요. 핸드폰은 점점 소통과 대화라는 본연의 임무영역을 점점 넓혀가고 있습니다. 놀이화된 핸드폰을 들고 심취한 학생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음악을 듣고, 동영상을 보고, 책도 읽는 핸드폰은 더 이상 전화라는 명칭이 무색할 지경입니다.

2007년 1월, 샌프란시스코 맥월드에서 발표된 물건이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만듭니다. 당시 신개념 엠피쓰리플레이어로 이름을 날리고 있던 스티브 잡스가 자신만만하게 들고 나온 것은 다름 아닌 핸드폰이었습니다. 인터넷, 전화, 음악 은 더 이상 따로 놀지 않는다는 야심찬 전략을 가지고 출시되었죠. 당시의 업계반응은 별로 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저러다가 말겠지. 애플사가 끌어온 컴퓨터 맥이나 맥북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아이팟(음악파일재생장치)이 당시 미국에서 구가하던 영향력을 생각하자면 그냥 곁눈질로 넘길 것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출시된 해에만 1400만대의 판매고를 올리는 대박을 내고 출시국가도 80여개국으로 꾸준히 늘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2008년 내내 협의에 협의를 거듭하더니 (‘다음달폰‘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였습니다)출시 2년이 지난 작년 겨울 인터넷강국이라는 대한민국에 등장했습니다.

도대체 아이폰이 뭐길래.

저는 매번 미디어를 통해서 등장하는 ‘아이폰 스토리‘를 보고 있자면 지식의 바다에서 첨단기기들이 떠다니는 곳을 멀리떨어져 구경만 하는 변방 별나라의 소인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구경도 못해보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골에서 살면서 아이폰을 쓸 정신나간 사람은 없습니다. 그 비싼 기본료에 기계값을 부담한다 쳐도 WiFi가 되는곳 한군데도 없는 이곳에서 무슨 영화를 누린단 말인가요.

아주 우연히 기회가 오긴 했습니다. 게임업체에서 일하는 후배가 작년 크리스마스때 집에 놀러왔다가 보여주는 바람에 구경해봤습니다. 매체를 통해서 접하던 ‘느낌’ 이상이더군요. 물론 통화를 해본 것은 아닙니다만. 메뉴를 두드리고, 문지르고, 돌리고 하면서 기분이 새로워졌고 게임을 해보면서 핸드폰을 잡고 돌리고 흔들고 하는 것이 우습기도 했습니다.

그럼 아이폰이 가지고 있는 강점은 무엇인가요.

바로 쉬운 사용법입니다. 인터넷을 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직관적으로 메뉴와 하위로 이동, 실행에 대한 사용법을 누가 알려주지 않더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전자제품을 사면 (특히 신형 핸드폰으로 바꾼 경우)거의 무조건 사용설명서를 먼저 보는 편입니다만 아이폰은 그럴 필요성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물론 읽으면 활용법의 범위가 늘어나겠죠)

밖에 떠있는 아이콘의 그림과 설명만으로 성격파악이 가능하고, 실행했을 때 조작 방법도 간단명료해서 편리합니다. 그저 ‘터치’만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니까 말이죠. 별도의 키나 버튼을 통해서 해당 메뉴로 이동하는 방식과 큰 차이를 보입니다.

두 번째는 어플리케이션입니다. 응용이라는 단어의 본뜻 보다는 응용 소프트웨어의 총칭으로 더 잘 쓰이죠. 아이폰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는 것은 아이폰 앱스토어입니다. 응용 소프트웨어를 애플사에서 개발해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폰 사용자들이나 개인 프로그래머들이 아이폰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제공한다는 것이죠. 그냥 하라고 하면 누가 하겠어요. 자신의 아이디어가 보다 널리 많이 쓰이게 되는 것을 바라는 마음이 하나이고 그 판매수익의 70%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또 하나 인거죠.

KT를 통해서 출시된지 두 달이 안된 상황에서 몇 천만 원의 매출을 올린 국내개발자가 소개되기도 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트랜드가 되어버린 것은 확실해보입니다.

‘프로그램개발‘이 컴퓨터의 사용을 밥먹는 것 보다 더 쉽게 생각하는 요즘 세대들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돈버는 모바일‘시장에 개인이 진출하는 장벽이 없다는 강점은 아이폰이 미래의 선두주자에 서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나저나 산골 오지에 사는 저는 학교나 면사무소 주변이라도 무선인터넷 환경이 구축된다면 생각해봐야겠네요. 기껏 집에서나 쓸 수 있는 무선인터넷이 매달 돈 6만원씩 주고 그 이상의 효과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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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처 몰랐네 그대가 나였다는 것을 - 무위당 장일순 잠언집
김익록 엮음 / 시골생활(도솔)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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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장일순(張壹淳, 1928.9.3~1994.5.22)선생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귀농을 결심하고 관련 자료를 모으고 공부를 시작할 때 이었습니다. 생명평화와 생태, 로컬 푸드, 유기농 등의 화두를 접하고 관련 서적에 빠져 있을 때 ‘원주’라는 지명과 ‘한살림’이라는 단체이자 운동의 대명사를 접하였던 것이지요.  

 

이후 잡지, 서적, 미디어를 통해서 만날 때마다 반가운 마음이 들고 그 분에 대한 궁금증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속내 깊은 대화를 나누어볼 생각은 못하겠는 것이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서 였을까요. 그러다가 만난 이 책에는 그분과 함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처럼 느껴집니다.



   
 


선생께서 남기신 글씨와 그림에는 울림이 크고 여운이 긴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 나누시다가 근기와 형편을 보아 한 말씀하시고 붓을 들어 해 주신 글씨와 그림이 그렇게 많습니다. 세상에 나간 글씨와 그림은 그분들의 삶 속에서 죽비가 되고 경책이 되고 위로와 결려가 되셨으리라 짐작합니다. 제 곁에서처럼 어디서나 그랬을 테니까요.― 이철수(목판화가)

 
   





처가 책표지를 보더니 코웃음을 칩니다. 그러더니 영영 모를 것이라고 자조 섞인 말을 욉니다. 나는 생각했습니다. 내가 과연 누구와 같다고 아니, 그대가 나라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있던가하고 말이죠. 나는 내가 중심이고 내 주변의 모든 것은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행동할 때가 많습니다.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해 상대방이 말과 행동을 조심해주기를 바라며 내 행동과 말에 상대가 절대적으로 동의해주기를 기대합니다. 타자는 모두 적이거나 조력자로만 인식이 되며 온전한 나와 같이 놓는 법이 없습니다.




반성해봅니다. 그리고 그분의 말씀을 새겨봅니다. 고전인 성경을 읽을 때의 마음가짐과 마찬가지로 현세를 같이 살다 가신분의 가르침을 받고자 해 봅니다.

인간과 삶을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난초그림과 글이 잘 어우러져서 두고두고 꺼내 읽기에 안성맞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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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이야기 - 미래의 아이콘을 꿈꾸는 세계 청소년들의 롤모델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5
짐 코리건 지음, 권오열 옮김 / 명진출판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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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을 접해본 사람이라면 단번에 느낄 것이다. 얼마나 혁신적인 '기구'인지를. 


한참 아이폰을 사고 싶은 욕망을 가까스로 억누르면서 (지금 가지고 있는 무료폰의 약정기간과 통장의 잔고를  떠올리면 좀 쉬워진다.) 도대체 이 세상이 어디까지 발전할까 의문을 가지게 된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탐크루즈주연의 옛영화(?)를 구지 떠올리지 않더라도 우리가 상상한데로 실현되는 과학기술의 발달이 도대체 우리에게 얼마만큼의 편리를 주게 될지 기대된다.

빌게이츠나 데이브 패커드, 빌 휴렛등의 인물을 떠 올리면, '아, 그 억만장자'라는 생각과 함께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컴퓨터에 붙어있는 로고들과 주변기기를 연상할 수 있다.

스 티브잡스는 약간 틀린데, 이 사람에 대한 기억은 아이폰등장때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아이팟의 출시때 청중앞에서 자신의 회사에서 발표하는 야심작의 설명을 차분하게 하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이다. 원래 그자리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비범한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개발해서 애플이라는 회사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내고 좀더 혁신적인 기기들을 발명해 내었다고 상상해본다.

책은 좀더 역동적이면서 고집있고, 머무르는 것을 완전히 거부하고 새롭고 미래지향적이며 인간과 교감하는 물건에 대한 욕심을 엿볼 수 있다. 입양되어 보내던 학창시절도 부모의 입장을 고려하는 사려깊음보다는 자신의 이익과 열정을 위해 부모를 설득하는 모습의 그가 베어먹은 사과 모양의 애플이 걸어온 길과 묘한 대비를 이룬다.

십년동안 떠나서 새로운 사업을 해 왔던 그가 애플에 돌아와서 픽사를 키우고 엠피쓰리 음악시장과 핸드폰시장까지 진출하여 큰 성공을 거두는 모습은 아주 인상적인다. 모쪼록 그가 가진 자유와 창의의 정신이 이땅에도 널리 퍼져서 대한민국의 폐쇠적 시장구조에 변화를 불러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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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민속기행 2 - 사라져가는 옛 삶의 기록, 최상일 PD의 신간민속 답사기
최상일 지음 / MBC C&I(MBC프로덕션)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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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야기 해줄까?

할아버지가 손주를 무릎에 앉혀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옛날에는 이 마을 뒷산에 커다란 소나무가 있었단다. 소나무는 워낙 굵어서 벨 수조차 없었지. 그런데 일본 놈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아름드리 소나무를 다 베어 갔단다. 그 나무 그루터기엔 열 명이 올라앉아서 밥을 먹을 정도였으니 믿어지니? (경북봉화군 춘양면 우구치리 윤어르신 이야기 편집)


오늘날 나를 포함한 젊은이들과 그들의 자녀들은 이런 이야기 대신 백설 공주와 신데렐라의 판타지를 접하거나, 각종 동물캐릭터가 의인화된 현대적인 문물과 관습을 공부하게 되는 이야기뿐이다. 과연 우리가 가진 옛이야기의 문화는 효율과 경제성을 가장 앞세우는 오늘날 별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너무나 바쁘고 급속도로 ‘돈’을 버는 데에 정신이 팔려서 감히 다른 곳에 특히나 오늘날 천대받는 농업중심의 문화와 관습에 신경 쓸 여유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냥 이렇게 유형무형의 민속 문화는 개발과 개량, 혁신 등의 논리 앞에 사라지는 것을 눈감아도 되는 것인가.

다행히도, 누군가는 묵묵히 우리의 과거와 민속 문화, 그리고 그들의 소리를 담는 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라는 프로그램은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시골촌부의 새는 발음의 소리로 가락을 타는 ‘소리’가 구수하고 정겨운 이유는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는 역할을 최대한 충실히 하는 가락과 가사가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을 충실히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기계가 인간의 역할대부분을 대신하고, 최첨단의 과학기술이 인간문명의 대부분을 개선한다고 해도 우리 삶에서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는 ‘먹는 것’이다. 먹는 것은 어디서 나오는가. 바로 우리 농촌에서 나온다. 굳이 신토불이가 아니라도 가까운 곳에서 나는 농산물을 먹는 것이 좋은 것이라는 인식은 굳어진지 오래다. 다만 경쟁과 개발의 논리를 우선시하는 국가정책이 국내농업인들의 살길을 막막하게 만드는 무역협상을 통해 농촌을 죽이고 있고 결국 ‘우리의 먹는 것’은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는 것을 다른 농업개방국가들의 예를 통해서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곶감은 입동 20일 전쯤에 깎아서 볕 좋고 바램 잘 통하는 처마 밑에서 한 달 이상을 말려야 한다. 곶감 깎는 시기도 문제지만, 햇볕도 잘 안 들어오고 바람도 안 통하는 도시주택의 구조가 문제다. 그렇다고 곶감을 밖에 내다 걸면 더러운 먼지가 앉아서 먹을 수가 없다. 이래저래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농촌에서 생산된 먹을거리를 사먹는 수밖에 없다.―274p


곶감은 먹을 것이 없는 겨울을 나기위한 수단의 하나였다. 특별한 과일이 없던 때에 감을 깎아 말리면 두고두고 먹을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맛도 더 좋아진다는 것을 아는 농민의 지혜다.


농사를 지어봐야 빚만 늘어나는 사정은 대한민국의 농촌이라면 거의 예외가 없다. 제대로 된 정부라면 어떻게든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농민들을 거의 국민으로 여기지 않기는 어느 정부가 들어서거나 마찬가지다. 이런 마당에 백두대간 자락에 사는 주민들은 또 한 가지 불만이 있다.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다. 292p


정권이 바뀌어도 우리의 농정은 별로 바뀌지 않는다. 무시와 천대, 그리고 억압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이러한 정책 덕분에 농촌은 이제 늙어서 죽을 날만 받아 놓고 있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한간에 유행하는 ‘귀농’이 아니라면 더 이상 우리 농촌을 지킬 사람조차 없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산간 오지에도 도로와 위락시설, 골프장 등이 들어서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꼴을 베고 소죽을 끓여서 먹이는 고집스러운 영감님과 늙어서 걷기도 힘든 소가 주연한 영화 <워낭소리>를 보면 소를 생각하는 노인이 자신의 몸을 혹사하면서 까지 약을 뿌리지 않고 농사를 짓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살림’을 위한 농업은 소뿐 아니라 인간과 작물과 더불어사는 모든 생명체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나뭇가지와 풀을 모아서 퇴비를 만들어서 농사에 이용했던 옛이야기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런 식으로 짓는 농사가 바로 우리가 요즘 말하는 유기농이다. 풀 한포기, 배설물 한 덩어리도 버리지 않고 순환시키는 지속가능한 농법이 옛날에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던 것이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는 현대식 농법은 결코 자랑할 만한 것이 못 된다.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318p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농사는 이제 ‘힘들어서 못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관행을 거스르는 고집이 없으면 불가능한 ‘유기농’이다. 사람의 힘이 많이 들어가는 농사일을 조금이라도 신명나게 하기 위한 소리는 오늘날 찾기 힘든 진귀한 것이 되어 버렸다.


이려! 너무 내려오지 말고 나가 이려!

에후~어 설설 다려 이려 이 소!

오냐 에 이러 이러 내려서 오오 어디 올러서게

어에 슬슬 나가자 이러 슬슬 나가자

어이 오 어디 돌아서 나가자 어러러

오르내리지 말고 바루 나가세 이라!

-강원 양양 법수치 마을 밭갈이 소리 390p


직접 듣지 않아서 그 가락의 흥겨움을 실감하지는 못하겠지만 끊어진 음절과 반복되는 단어들의 조합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일할 때 힘내게 하는(밭가는 소를 다독이며) 흥겨운 장단을 느낄 수 있다. 다큐에서나 봄직한 일이 되어버린 일하는 소리. 늙고 병들어가는 우리 촌에서 그 소리를 되살리는 일은 이제 거의 불가능해졌다. 오롯이 기억하는 것만이 지금 우리에게 남은 최선의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행여나 농촌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농사짓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게 된다면 옛날의 그 소리를 배워서 고되고 힘든 노동을 즐기는데 쓰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소리와 우리 서민의 삶이 담긴 문화를 아는 것은 온전한 우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다. 왕가의 역사나 정치가와 기득권층의 역사를 빠삭하게 꿰고 있으면서 우리 서민들의 과거의 삶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깊은 과거가 되어버릴 오늘의 삶을 기록하는 일은 그래서 더욱 소중한 일이다.

변하는 것. 발전하는 것. 개발하는 것이 서글픈 이유는 무엇인가. 온전함, 지속가능함, 건강함과 대치되고 있는 지금의 사회는 병들어가고 있다. 내가 지향하고 있는 삶의 목표는 치유다. 치유를 위한 방법으로 우리의 과거를 들여다보는 일은 손쉽고도 빠르게 삶의 상식이 어떤 사상과 행동인지를 알려준다.


혹시 이 책을 읽고 백두대간 산촌으로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독자가 있다면, 책의 내용과 많이 달라진 산촌의 모습에 당황하거나 화내지 않기를 바란다. 봄가을로 성대하게 치르던 전북 장수군의 장안산 산신제도 없어져버렸고, 훈훈한 인심의 무주구천동 향미식당도 없어졌다. 삼도봉 골짜기의 하나 남았던 억새집은 이제 집터조차 찾기 힘들다. 무형의 문화를 대하는 안목과 사라지는 것에 대한 대책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에필로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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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범의 파워 클래식 2
조윤범 지음 / 살림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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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에 악기를 들고 있는 남자는 음악가다. 음악가가 음악가를 평가하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일 뿐더러 음악을 하지 않는 대중에게는 왠지 멀고먼 상공에 나는 한 마리 모를 새를 보는 듯 한 거리감을 주기 마련이다.





우리는 음악을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하는 사람'의 됨됨이를 평가하려 한다. 이는 요즘 유명인들이 겪는 경험을 보면 알 수 있다. 사생활에 대한 노출빈도가 높고 지극히 개인적인 일조차 온 국민과 공유해야 한다는 점. 때로는 죽음에 이르게 하는 파괴적인 호기심은 자신의 삶에 몰두하기 힘들고 안식처를 남으로부터 찾으려 하는 요즘 사람들에게는 필수 불가결한 '정보'처럼 되어 버렸다.





죽은 사람의 사생활을 캐는 것은 어떠한가. 뭐 그리고 사생활이라기보다는 지극히 음악적인 관점에서 평가하는 음악가들의 이야기라면 조금은 호기심이 떨어질 만하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사실은 면면을 알 수 없다는 것이 맞는 이야기지만) 음악들의 탄생 비화까지는 아니고 그의 주변인들과 그의 사적인 면모와 음악의 상관관계를 캐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찌되었든 '아 ~ 그 음악이 바로 이사람 것이었구나.'라고 깨닫는다면 내일 길가다가 혹은 라디오나 갤러리에 가서 흘러나오는 음악의 주인공이 바로 그이로구나 하며 100년이 넘는 세월을 잠시나마 거슬러 오르는 낭만을 느끼게 될 지도 모른다.





1권을 경험해 보지 못했지만 음악을 듣지는 못했지만 다양한 작곡가의 열정이 묻어나는 음악을 듣고 있는 느낌. 이랄까?


클래식을 듣고 있으면 졸리고 나른하고 속이 메스꺼워지는 분들에겐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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