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파수꾼
켄 브루언 지음, 최필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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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겨난 전직 경찰, 사립탐정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알콜중독자. 어딘지 레이먼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가 떠오르는 '잭 테일러'- 필름 누아르가 연상되기도 하지만 또 왠지 나사 하나쯤 빠진듯한 헐거운 이야기- 그런데도 묘하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일단 맥주든 뭐든 술 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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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17-08-05 14: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에 뿅 가서 사놓고는 일년이 지나도록 안 읽고 책장에 모셔둔 책이에요. 술이 땡긴다니 초저녁에 꺼내 읽고 한 잔 할까.. 🤔

잠자냥 2017-08-05 17:21   좋아요 1 | URL
아마 읽기 시작하자마자 맥주를 한 캔 따게 되실 거예요! ㅎㅎ 제가 그랬거든요~ 그리고 슬렁슬렁 책장이 쉬이 넘어가서 금방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ㅎㅎ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 크툴루의 부름 외 12편 ㅣ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7
H. P. 러브크래프트 지음, 김지현 옮김 / 현대문학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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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무더운 날, 아무도 없는 집에서 거의 모든 불을 끄고 이 책을 읽어보라. 공포와 두려움으로 으스스! 체감온도 1도 이상은 떨어질 것이다. '미지의 것'이 인간을 두렵게 한다는, 공포에 대한 철학도 빼어나며, 공포란 결국 소재가 아니라 '분위기'임을 러브크래프트는 탁월하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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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하는 여자들
조안나 러스 외 지음, 신해경 옮김 / 아작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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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와 페미니즘이 결합한 단편 모음집. 특정 주제로 엮인 문학집이 저지르기 쉬운 단점이 이 책에도 보인다. 지나치게 작위적이고 이분법적 세계관이 문학성을 떨어뜨린달까. 그 가운데 어슐러 K. 르귄의 '정복하지 않은 사람들'은 우아하고 부드럽고 품위있다. 작품 수준 편차가 좀 큰 게 아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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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어 번스타인의 말 - 피아니스트의 아흔 해 인생 인터뷰 ㅣ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시모어 번스타인.앤드루 하비 지음, 장호연 옮김 / 마음산책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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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그의 삶에 크게 감동받았다. 내한했을 때 직접 들은 그의 이야기는 또다른 감동이었고, 이렇게 책으로 또 만나니 그 감동의 깊이는 더 진폭이 커진다. 삶을 아름답게 연주하라는, 그의 이야기. 좀 더 아름답게 살고 싶어지고, 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지게 만드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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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마르셀 에메 지음, 이세욱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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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붐비는 출근 시간에 생산 수단에 참여 하지 않는 연령대의 사람들, 그러니까 한눈에 딱 보기에도 에헴- 하고 뒷짐지고 타는 노인들을 보면, 그리고 그 노인들이 피곤하게 앉아 있는 학생이나 직장인들 앞에서 자리 내놓으라는 듯이 에헴, 에헴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속으로.. ‘저 노인은 진짜 지금 나와야 하는 것일까? 조금 늦게 나와도 되잖아? 꼭 이렇게 붐비는 아침에 나와서 저리도 피곤한 사람들 자리 뺏어야 속이 시원할까’ 이런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된다.

초중고등학생들의 소풍도 꼭 붐비는 아침 출근 시간에 함께 이동해야 하는 이유가 대체 뭘까 싶다는 생각과 일맥상통하기도 한다. 한 10시 이후에 움직이면 서로 덜 붐비고, 덜 복작대고, 덜 피곤하고 좋지 않아? 하는 생각.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내 머리 속에 이런 생각은 좀 위험한 생각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모든 근거의 기준이 그가 지금 ‘생산’적인 사람인가, ‘비생산’적인 사람인가 라는 것으로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을 하는 사람, 뭔가를 생산해내는 사람, 그러니까 그래서 피곤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덜 피곤하게 덜 생산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그들을 위해 바쁜 시간은 좀 피해주지, 라는 매우 이기적인 생각일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생각을 당연하단 듯이 하고 있는 나를 보며 퍼뜩, 놀라게 한 책이 한 권 있는데 바로 마르셀 에매의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Le passe-muraille)’였다. 마르셀 에매의 작품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는 하지만 지나치게 아이들 ‘동화’스럽다는 평가도 있는 반면, 그렇기 때문에 좋다라거나 뛰어난 상상력을 통해 알고 보면 ‘어른’들이 꼭 한번은 생각해 볼 문제들을 감칠 맛나게 짚어준다는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나는 에메의 작품 중 이 소설보다 먼저 읽었던 ‘착한 고양이 알퐁소’에서 좀 많이 ‘동화스럽다’라는 느낌을 받았던 터라, 이 책도 그냥 크게 기대는 하지 않고 읽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은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도 그렇지만 ‘생존 시간 카드’ 하나 만으로도 꼭 한 번은 읽어 볼 만하다. 한 도시에서 식량과 생필품 부족에 대처하고 노동계급의 수익 향상을 위해 비생산적인 소비자들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제도를 시행하기로 하면서, 이 소설은 시작한다. 그게 바로 ‘생존 시간 카드’-

저 기준에 따라서 생존 시간을 얼마 부여 받지 못하는 사람들로 노인, 퇴직자, 실업자, 기혼여성(일을 하지 않는 집에서 기거하는 기혼여성도 포함된다), 게다가 예술가와 작가들이 포함되었다. 그리고 이 부분생존자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생존 시간 카드를 배급 받게 된다. 한 장의 카드가 24시간의 삶. 어떤 이는 10장, 어떤 이는 15장 어떤 이는 30장 이런 식으로. 15장을 받은 사람은 한 달을 기준으로 15일만 살게 되는 것이고, 나머지는 일시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매달 1일이 되면 그 일시적인 죽음의 상태에서 깨어나게 되고… 그래서, 이 생존 시간 카드 제도를 시행하게 된 저 사회가 어떻게 되었을까? 답은 하나. 당신이 상상해보거나, 직접 읽어보거나.

결국, 생산적이다, 비생산적이다, 라는 것을 과연 누가, 어떤 근거로 정의 내릴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하다못해 예술적인 작품을 생산해내는 예술가도 글을 쓰는 작가도 ‘무엇인가’ ‘생산’해내는데 그들의 기준대로라면 생존 시간 카드는 고작 몇 장에 지날 뿐이지 않는가. 집안에서 가사노동을 하는 기혼여성도 틀림없이 일을 하지만 ‘생산’하는 것이 없다고 또 몇 장의 생존 카드만 받게 되는 게 아니던가.

인간의 삶 자체를 그 인간이 생산적인 일을 하는가, 마는가, 즉 쓸모 있고, 없음에 따라 죽음과 삶의 시간 자체를 그 누군가가 부여한다는 발상 자체가 얼마나 어리석고 위험할 수 있는지, 이 책은 그리 많지 않은 분량 안에서 귀신같이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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