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가을에는 주로 클래식을 듣기 때문에 9월 들어 다시 클래식을 듣기 시작했는데(요즘처럼 찬란한 날씨, 바흐가 참 잘 어울리지 않습니까?), 여름에는 아무래도 좀 가벼운 음악 위주로 듣게 된다. 그러다 보니 올 여름 자주 들은 음악 중 추천하고 싶은 앨범 몇 개 끼적임. 그런데 나는 음악도 사대주의자라 국내 음악을 거의 듣지 않고 해외 음악에서도 R&B나 힙합처럼 좀 느끼한 음악은 잘 듣지 않는 편이라 이런 장르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 페이퍼에서 딱히 건질 게 없을 줄로 아뢰오...만 영미록 음악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번 요즘 앨범 이야기 좀 해봅시다.

그러니까 요즘 다시 바흐를 듣고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말한 까닭은 아니 요즘....! 왕들의(?? ㅋㅋㅋㅋ 옛날 왕들)의 귀환이야? 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에 나의 귀를 즐겁게 해주던 록 밴드들이 2026년 올해 대거 새 앨범으로 찾아오고 있는데..... 심지어 이전 몇 해 동안 내놓은 앨범마다 구리구리구리하더니 2026년에 무슨 일이야?! 다들 정신 차렸나? 들어보니 다들 썩 나쁘지 않아서....(심지어 오...?! 회춘?! 싶은 앨범도 종종 있다). 그런 앨범들을 소개해 본다.
Weezer, "Weezer (Gold Album)"
내가 올해 정말 놀란 앨범. 아니 이 앨범 재킷 처음 보고 뭐니... 이 인간들 이젠 하다하다 골드 앨범이냐?! 했더니 정말 <골드 앨범>이라고 부르기로 했는가 보다. 이 앨범이 무려 이들의 통산 20번째 정규 앨범이다. 1992년에 결성해서 30년 가까이 스무 장의 정규 앨범을 내놓은 것이라고 하면 과작은 아닌 편인데.........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화이트 앨범부터라고 하자....)부터 너무 막 만들어서 내는 거 아닌가 싶어서 나조차도 더는 찾아듣지 않게 되었던 위저. 여기서 잠깐! 설명하자면 위저는 그동안 앨범 재킷을 한눈에 보기에도 컬러가 눈에 띄게 제작, 발표해서 주로 그 앨범 재킷 색깔로 명명하곤 했다. 예컨대 불후의 명반 1집은 블루(1994), 3집은 그린(2001), 6집은 레드(2008), 10집인가가 화이트(2016). 그러다가 이번에 20집! 드디어 골드(2026) 앨범을 발표했다. 대부분의 록밴드가 그러하듯이 위저 전설의 음반은 1집 <블루>와 2집 <핑커톤>(1996), 쉬운 리듬 때문에 대중적으로 성공한 3집 <그린> 앨범까지 큰 사랑을 받았는데.... 이번에 나온 골드 앨범은 이 1집~3집을 내놓던 시절의 위저를 생각나게 한다. 믿기지 않는다고요? 정말이라니까요? 한번 들어보시라. 대부분의 해외 매체에서도 전성기 시절 생각나게 하는 앨범이라고 찬사 중.. 그러나 피치포크(Pitchfork)만 유일하게 무난하지만 일부 트랙에선 과거의 자가복제 맛이 난다고 평하고 있는데 피치포크 얘네들은 너무 짜! 늘 그러니까 무시하자...
아래가 바로 위저의 블루, 그린, 레드, 화이트 앨범되시겠다...
여기까지가 위저....
그리고 다음은 카시비안!

Kasabian, "Act III"
꺄~ 카사비안도 돌아왔어! 너무 좋아! 카사비안하면 1~3집의 그 사이키델릭 신나는 그루브가 강점이자 매력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 새 앨범 "Act III"가 바로 그 시절 그때 음악을 생각나게 한다. 물론 그들이 젊었을 때의 1~3집에 비하면 폭발하는 사운드는 좀 부족한 것 같지만 그래도 이게 웬일... 카사비안은 그동안 보컬이었던 돼지 왕자 톰 메이건이 탈퇴하고 세르주가 메인 보컬을 맡게 되었는데 카사비안 색깔에는 세르주가 더 잘 어울리는 거 같긴 하다. 첫 곡부터 둠칫둠칫 몸을 들썩이게 하다가.... 6번째 곡 ‘Nothing Better Than This’에서는 폭발합니다. 달려! 카사비안 음악은 드라이브할 때(단 길 뻥 뚫려야 함 ㅋㅋㅋㅋ). 자전거 탈 때, 달릴 때, 산책할 때(경보로 ㅋㅋㅋㅋ), 수영할 때(엥? ㅋㅋㅋㅋㅋㅋㅋㅋ) 추천합니다. 일단 귀에 꽂고 달려보시오. 얘들 공연은 펜타포트 내한했을 때... 두 번은 본 거 같은데 9집 낸 기념으로 한 번 더 내한하지 않겠니? ㅋㅋㅋㅋㅋㅋ 노구를 이끌고 가서 보고 싶다. (1, 2집 내놓던 시절의 얘들도 늙었고 그 시절의 젊었던 팬들도 늙었고...)

드라이브하거나 자전거 타거나 달리거나 수영하거나 들어보숑...
The Strokes, "Reality Awaits"
ㅋㅋㅋㅋㅋ 록 밴드 보컬 중 꽃미남의 대명사였던 줄리안 카사블랑카... 세월도 무심하지 신은 역시 공평하여 그에게도 살과 주름 기타 등등 세월의 흔적을 어김없이 뿌리셨으니..... 그러나 스트록스의 이 앨범도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에는 좀 부족하지만) 그래도 아직 죽지 않았어! 라고 평할 만하다.
Muse, "The Wow! Signa"
이 앨범 듣고 집사2에게 말했다. “헐 뮤즈 정신 차렸나봐! 진짜 좋다니까! 뭐 물론 아직 우주로 나아가려고 난리인 부분은 있지만.....” 그렇다. 뮤즈 정신 차렸다. 이 앨범 전에 내놓은 9집... 솔직히 끝까지 들을 수가 없었다. 대. 실. 망. 그러나 1집 "Showbiz"(1999), 2집 "Origin of Symmetry"(2001), 3집 "Absolution"(2003), 4집 "Black Holes and Revelations"(2006)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 명작 아니겠습니까?! 특히 1, 2집은 젊은이 감수성 폭발시키는 그 흐느낌 절규 어쩔 것이여.....?! 그러나 어느 순간 너무 우주까지 집어삼킬 듯한 욕심을 내는 바람에(이런 비슷한 욕심을 내다 망한 밴드로 콜드플레이가 또 있다. 그만 해! 우주!) 점점 나와 멀어져 버린 뮤즈... 그러나 10집에서 드디어 정신 차렸어! 물론 이 앨범은 외계 무선 전파 신호인 ‘와우 시그널(Wow! signal)’에서 이름을 따왔고, 우주와 AI, 인간의 감정적 여정을 결합한 특유의 스페이스 오페라 사운드를 담고 있긴 하다만 전작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래서 찬사 폭발 중.... 그 와중에 피치포크만 혼자 또 고고한 척 “너무 과하다” 비판했는데... 피치포크! 그만 해! 니들이 과해!
Jack White, "Frozen Charlotte"
화이트스트라입스의 잭 화이트. 이 인간은 내놓는 앨범마다 수작이다. 솔로로 활동하면서 내놓은 앨범마다 수작... 이 앨범도 마찬가지. 블루스 록, 하드 록, 개러지 펑크… 내가 좋아하는 모든 요소가 담겨 있다. 깔 게 없다. 천재인가...?!
Paul McCartney, "The Boys Of Dungeon Lane"
폴 매카트니 옹 올해 몇 살이시죠...? (84세) 그런데도 마르지 않는 창작력. 이 앨범도 좋은데... 아쉬운 것은 목소리가... 아무래도 늙었어요. ㅠㅠ 할배 목소리... 흑흑. 그러나 그의 나이에 어울리는 앨범이랄까. 리버풀 어린 시절, 존 레논/조지 해리슨과의 추억 등이 담긴 노스탤지아 물씬 나는 앨범....(아, 무려 링고 스타도 올해 새 앨 범 냈음! ㅋㅋㅋㅋㅋㅋㅋㅋ)
Charli xcx, "Music, Fashion, Film"
찰리는 내가 크게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는 아닌데 듣다 보면 계속 듣게 된다. 창작력 폭발하는 사람들 좋아하는 잠자냥이 좋아하는 여성 음악가. 나는 사실 여성 보컬 음악을 잘 듣지 않는데(디바 창법 안 좋아함... 귀가 피곤해서 ㅋㅋㅋㅋㅋ), 거의 유일하게 듣는 해외 여성 뮤지션이 4명 있으니! 빌리(아일리시), 찰리(xcx), 카렌(Karen O,), 스네일(Snail Mail)- 이 네 사람 음악은 계속 찾아 듣게 된다. 새 앨범 나올 때마다 그리고 늘 좋아. 다들 천재인가요? 찰리의 이 앨범은 전작인 <BRAT>(2024)에 비하면 살짝 흥이 덜하지만 이 앨범도 역시 좋다.....
Death Cab for Cutie, "I Built You A Tower"
Broken Social Scene, "Remember The Humans"
이 두 앨범도 좋다..
아참 그리고 새 앨범은 아닌데 마이 케미컬 로맨스(My Chemical Romance) 이 녀석들! ㅋㅋㅋㅋㅋㅋㅋㅋ 재결성하고 요즘 투어 다니느라 4집 앨범 리마스터링한 앨범이 애플뮤직에 올라와 있어서 신나게 듣는 중. 2008년에 내한하고 무려....... 잠깐만 몇 년 만이냐? 18년 만에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내한하는데..... 사실 원래대로라면 이미 공연했어야 한다. 4월에 공연 예정이었는데 이 녀석들이 11월로 미뤘단 말이지...?! 11월에 야외 공연이라고.... 음..... 아무튼 기다리는 중인데 나원참 또 미루거나 취소하기만 해봐라.
2008년에는 혼자 공연 갔었는데(주번에 MCR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음), 이번엔 집사2하고 가기로 했다. 내가 MCR 노래 들려주니까 유일하게 좋아하게 된 사람. 근데 너무 재미있는 게 집사2의 학생 중 한 녀석이 MCR 너무 가고 싶은데 티켓팅 놓쳤다고(아니 요즘 10대에게도 어필하는 MCR? 하긴 MCR이 10대/중2병 나이에 어필하는 노래이긴 하지,... 아니 그런 난 뭐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발동동 했다는데.... “선생님 거기 간다~” 했더니 너무 부러워했다나........ 응 그거 내가 끊었단다. 얘야,

특히 이 노래는 무한반복 송.....

11월 7일 토요일 저녁 8시....... 얼죽콘(얼어죽어도콘서트) .... 예정 -_-;;
주말엔 푸코야 무슨 음악 들을까?

싫은 표정. 도망갈 표정. 브리티시록 좋아하지 않는 브리티시숏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