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사랑 닫다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희곡선집
파스칼 랑베르 지음, 이현주 옮김 / 지만지드라마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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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사랑했지만 헤어짐을 마주한 연인의 모놀로그. “이제껏 아름답고 뭉클했던 것들은 치사하고 날카롭고 못되고 못난 것들이 될 거야.” 언어의 융단 폭격을 던지며 떠나는 남자와 모든 언어를 잃어버렸다고 말하는 여자, 물건을 달라는 남자와 함께한 순간을 갖겠다고 하는 여자의 대비가 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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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6-10 12: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물질적이지 않은 것들만 가져가는 건 괜찮겠니
내 마음속에 있는 것들
그래서 네가 되돌려 달라고 할 수도 없는 것들

응 사랑은 가끔 거기까지도 가 내가 가질게 그거
내가 갖는 건 이해가 안 갈 때 짓던 네 표정
내가 갖는 건 네가 베고 잔 베개에 남아 있는 너의 머리 자국
내가 갖는 건 네가 목욕하고 나왔을 때 욕실에 남아 있던 너의 빈자리 그리고 그걸 느끼는 나
내가 갖는 건 네 살 냄새 그날 파리에서의 저녁
내가 가질게 우리가 더 이상 함께 나누지 않을 이 삶을 나를 위해서 내가 가질게
그건 우리가 서로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매일매일 확인하게 해 주는 눈부시게 살아 있는 상처일 테니까
내가 갖는 건 우리가 나눈 모든 키스들
내가 갖는 건 아무것도 안 하면서 그냥 함께 보냈던 시간들
내가 갖는 건 널 보지 못했던 날들 널 그리워했던 날들

내가 갖는 건 이 모든 순간들 이 모든 삶들 너는 잊고 싶어 하는 그것들 다 내가 가질게(pp.99~102)

책읽는나무 2025-06-11 11:26   좋아요 0 | URL
절절하네요.
물건을 갖겠다는 남자,
모든 순간을 갖겠다는 여자.
Mbti가 완전 반대인 연인이었으려나요?ㅜ.ㅜ

독서괭 2025-06-11 2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자냥오별이 자주 나와서 고민이 많아요..(?)

잠자냥 2025-06-12 08:45   좋아요 1 | URL
오별 남발인지도…; 자제해서 어제 읽은 책은 4별 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