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 첫 월요일- 병원 침대에 누워 검사를 받다 보면 그때만큼 비장하게 술을 마시지 말자! 결심하게 되는 순간이 또 없다.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으러 가는 병원에서 초음파 검진을 받고 있으려니 역시나, 또 한 번 의사선생님의 손길이 어딘가에 오래 머문다 싶어지면 침을 꼴깍 삼키면서 왜 왜 왜 뭐?! 머릿속에 물음표를 동동 띄우면서 아, 내가 올해부턴 주중에 술 안 마실 거야! 생각한다. 그렇지만...... 의사 쌤의 이상 없습니다! 6개월 뒤에 또 만나요, 소리와 함께 안도하며 병원을 나오고, 퇴근 무렵에는 아니나 다를까 술 생각이...... 주중에는 금주! 선언을 외치는 것은 올해부터는 책 안 사(엥?!) 올해부터는 책탑 사진 안 찍어!(에에엥?)하는 결심과 같은 것일지도....




샹탈 아케르만, <브뤼셀의 한 가족>
이쪽 지역(프랑스-벨기에) 영화를 즐겨보는 입장에서 샹탈 아케르만 감독(이 더 익숙하다)의 이 작품이 출간되었을 때 일단 보관함에 담아두었다. 얼마 전 폴스타프 님이 이 책에 5별 주면서 내 취향이야! 외친 걸 보고 구매. 요즘 읽고 있는데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폴스타프 이 인간, 취향 참...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제 취향이기도 합니다. 무슨 소리인지 읽어보시면 알리라. 일단 문장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 책 얇은데도 진도 빨리 안 나간다. 내 취향이야 .>_<




주디스 버틀러, 프레데리크 보름스, <살 만한 삶과 살 만하지 않은 삶>
새해 첫 구매. 읽고 5별 줬다. 새해에, 1월에 아니면 2월에 읽어볼 만한 책이다. 살 만한 삶과 그렇지 않은 삶, 인간이라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인간들에게 추천.




마이클 W. 애플, <이데올로기와 커리큘럼>
부제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은 누구의 지식인가?” 부르디외 책 읽다가 궁금해져서 구매. 교육자는 아니지만 교육과 재생산에 관심이 있는 편이라서 이런 책은 종종 사본다. 제목부터 흥미진진하지 않습니까? “1979년 초판 발행 이래 교육에서 문화적‧경제적 권력 관계를 다룬 획기적인 저술로 20세기 교육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세계적인 책 20권에 선정된 교육 명저”.




CJ 하우저, <두루미 아내-나를 만든 사랑과 이별의 궤적들>
이 책 너무 재밌을 거 같아서 급박하게 샀다. ‘나를 만든 사랑과 이별의 궤적들’이라는 부제도 흥미롭지 않은가?!  <파리 리뷰>에서 1백만 회 이상 조회되고 많은 여성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 내며 커다란 화제를 일으킨 기고문에서 출발한 에세이집. 파혼하고 열흘 뒤 소설 취재를 위해 두루미 탐구 답사를 떠난 저자가 외딴 바닷가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의 사랑과 내면을 진솔하고도 섬세하게 돌아본다고.




케이티 켈러허, <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 욕망이 소비주의를 만날 때>
이것도 너무 재밌을 것 같다. 미국의 예술, 디자인 분야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케이티 켈러허가 인류,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매혹시켰던 아름다운 물건들의 가장 깊숙한 곳을 탐구하는 여정을 담았다고. 거울, 꽃, 보석, 향수, 실크 등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며 근현대 소비주의 사회를 움직여온 아름다운 물건들의 어둡고, 추하고, 비밀스러운 역사를 파본다는데...




턱괴는여자들 외, <외로움을 끊고 끼어들기>
“사회 구조가 만드는 외로움의 고리를 끊어내는 개인의 연대”- 외로움의 원인을 개인의 내면이 아닌 사회 구조에서 찾는 관점을 보편화하기 위한 시도로, 지은이가 여럿인데, 김원영(<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하미나(<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김규진(<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김인정(<고통 구경하는 사회>) 등의 이름을 보면 대충 어떤 글들이 실려 있을지 짐작할 수 있을 듯.




함보름, <십 대를 위한 영화 속 인권 이야기>

부제는 "역사, 문화, 정치, 노동, 기후 위기까지, 인권을 알면 자연적으로 알게 되는 세상의 다양한 지식들"- 솔직히 이 책은 내 관심 영역 밖이긴 한데, 굿즈(고양이 담요 하나 더) 받을 욕심에 샀다. 영화를 통해 인권을 살펴보는 취지가 좋아 보인다. 후루룩 빨리 훑어보고 집사2에게 넘기기로.




심귀연, <이 책은 신유물론이다- 브뤼노 라투르, 로지 브라이도티, 제인 베넷, 도나 해러웨이, 카렌 바라드의 생각>
아니 그런데 고양이 담요 주는 대상 도서는 아니었지만 청소년 도서 2만 원 이상 구매! 맞추려고 청소년 도서 살펴보다가 오잉?! 심봤따! 브뤼노 라투르, 로지 브라이도티, 제인 베넷, 도나 해러웨이, 카렌 바라드 등 대표적인 신유물론자들의 사상을 중심으로 신유물론이 무엇인지 쉽게 안내하는 입문서. 아니 이건 청소년 철학 도서가 아니라 저를 위한 맞춤책이군요.




아무튼 이렇게 샀다.



그리고 그래서 그렇게 괭이 담요 또 받았다. 완성!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나서 나랑 집사2랑 둘 다 뒤집어쓰고 있었다..... 그날 우리집은 고양이 8마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집사2랑 뒤집어쓰고 있으려니 회색냥이랑 노랑냥이가 아니라, 이건 완전 톰과 제리! ㅋㅋㅋㅋ

누가 톰인지는 안 알려줌.......


그리고.....



새해 첫 월요일이니까 금주!!! 는 무슨.... 퇴근하면서 이 와인을 샀다. 12월에 다락방 만났을 때 2차로 간 집에서 함께 마신 와인. 이 와인 맛있어서 오잉? 했는데 찾아보니 투썩 점퍼(Tussock Jumper). 그때 그 와인은 황소(말벡)였는데 황소는 다 팔렸는지 돼지(메를로)랑 닭이랑 펭귄 등등 빨간 스웨터를 입은 동물들이 있었다. 일단 돼지로 가져 옴.




그러니까 12월에 다락방 만났을 때 마신 저 와인은 투썩 점퍼 카우 말벡!
저 손은 "이유경 에세이만큼 읽을 만한 에세이가 없다"를 외친 주인공의 손.


나 기억력 좋지 락방아! 이거 어디서 파는지 알려줄까? 이마트24 가면... 우리가 그 술집에서 한 병 먹은 가격으로 두 병 살 수 있어! 두 병 사고도 거스름돈 받을 수 있음 ㅋㅋㅋㅋㅋ


오늘은 다른 이마트24로 황소 사냥을 가야겠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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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5-01-07 1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지킬 수 없는 약속이여…
아니 왜 인조고양이들만 있고 진짜 고양이 사진은 없어요?? 이 페이퍼 무효닷 😭😭😭

잠자냥 2025-01-07 14:09   좋아요 1 | URL
육냥이들 집사측과 새해 간식협상 실패해서, 최저간식 인상 요구안 부결 되는 바람에 초상권 파업 무기한 들어갔어요.

독서괭 2025-01-07 15:53   좋아요 0 | URL
왜 부결시키신 거죠??

잠자냥 2025-01-07 16:35   좋아요 1 | URL
아니 녀석들 나이 들어가는데 간식을 많이 주면 어떡해요!
안 그래도 제가 간식 많이 주는 편이라 늘 혼나는데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1-07 19:05   좋아요 1 | URL
아니 그럼 초상권 파업 어떻게 끝내요!! ㅠㅠ

잠자냥 2025-01-08 08:47   좋아요 1 | URL
😝

망고 2025-01-07 14: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이 톰인 거죠 제리한테 맨날 당하는...ㅠㅠ

잠자냥 2025-01-07 14:1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제가 주로 노랑고양이 담요 쓰고 있어요!!!

망고 2025-01-07 14:18   좋아요 1 | URL
인증샷 없으면 제 말이 맞음😛

독서괭 2025-01-07 15:53   좋아요 0 | URL
잠자냥님이 당하실 리가 ㅎㅎㅎ

다락방 2025-01-07 17: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마지막에 와인 무슨일입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책만 뽐뿌 당하는게 아니라 이제 와인까지 뽐뿌당하네요. 저희 회사 직원도 저거 저랑 마시고나서 보일 때마다 사서 쟁인다고 하더라고요. 맛있다고. 이마트24..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루미 아내]는 잠자냥 님이 이 페이퍼에 써준 짧은 소개가 아니라면 표지만 보고 완전 제꼈을 책이네요. 표지는 너무 지루해 보입니다. 그렇지만 내용은 좋을 것 같아요! 여기서도 제가 좀 제 장바구니에 담아가야겠군요.

-이상 2025년엔 책 안사려고 결심중인 다락방 씀-

잠자냥 2025-01-07 17:3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잠자냥 책 팔다 팔다 주류 영업까지 손 뻗쳐…. 문어발식 영업” “문어발식 영업도 또 당하는 다락방 어짬 좋아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1-07 19: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정말, <두루미 아내> 표지가 너무... 너무.. 올드해 보이는데, 우리 옛날 민담책 같은데, 일부러 그렇게 만든 거겠죠? 잠자냥님 리뷰 기대됩니다.
이유경 에세이만큼 읽을 만한 에세이가 없다!! 옳소!!

다락방 2025-01-07 19:32   좋아요 2 | URL
독서괭 님, 제가 올해능 사랑한다는 말씀 아직 안드렸죠? 사랑합니다. 샤라라랑~

독서괭 2025-01-07 19:57   좋아요 1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