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바노: 나는 내가 크게 되지는 못할 걸 알아. 그건 너도 마찬가지고. 내가 출세하면 우리 모두가 다 할 수 있는 거야. 그렇지만 더 확실한 건 10년이 지난 후라도 우리는 이 계단을 오르내릴 것이고 이 작은 공간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을 거라는 거지.
페르난도: 나는 시간이 두려워. 그것이 나를 가장 괴롭히고 있어. 하루하루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1년이 가고….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 너와 내가 우리의 첫 담배를 숨어서 피우기 위해 이곳에 찾아들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 지났잖아! 우리는 이 계단을 오르내리며,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들 사이에서, 우리에 대해 수군거리는 이웃 사이에서, 우리는 그들에 대해 수군거리며, 모르는 사이에 다 커버렸지. 집세, 전기세, 감자 값을 치르기 위해 온갖 수모를 당하고 수단도 부려가며. (사이) 그러다가 내일, 아니면 요즘처럼, 하루 같이 지나갈 수 있는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후에…. 이렇게 계속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야. 아무 곳으로 향하지 않는 계단을 오르내리며, 수금원을 속이고, 일을 증오하며…. 하루하루를 허송세월로 보내며…. (「어느 계단의 이야기」, 115~11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