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리즘의 편성 - 1920~1930년대 1 근대 일본의 문화사 5
고모리 요이치 외 지음, 한윤아 외 옮김 / 소명출판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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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일본문화사 5권인 <<내셔널리즘의 편성>>은 1920~30년대 일본 내셔널리즘의 모습을 여러 편의 연구 논문을 통해 보여준다. 이 책에 속한 글들이 책 제목에 어느 정도 부합하겠지만 그래도 총론격인 <마르크스주의와 내셔널리즘>과 <학교음악은 어떻게 '국민'을 만들었는가>이 가장 잘 드러내주는 듯하다. 


총론 격인 <마르크스주의와 내셔널리즘>에서 일본 내셔널리즘을 절대주의적 천황제로 보고 있다. 그리고 절대주의적 천황제는 정치가들의 기획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민중들의 실천에 따른 대응에 다름 아니라고 주장한다.


"절대주의적 천황제는 그냥 주어진 제도가 아니다. 메이지기 절대주의적 천황제는 자유민권운동의 저항과 대외 정책의 위기 상황에 직면하여 뒤늦게 민중을 국민=신민으로 동원하는 장치로 작동했다. 이제 국민=신민이 보통선거제를 통해 새로운 정치적 주체로 등장한 상황을 맞자, 즉 다이쇼 천황이 메이지 천황과 같은 카리스마를 발휘하지 못하여 국민 통합의 이데올로기적 장치로서 근대 천황제가 기능부진에 빠졌을 때, 앞서와 마찬가지로 뒤늦게 권력 강화로써 '국체'론이 등장한 것이다."(64~65)


결국 천황제 자체가 위기 상황에서 내셔널리즘에 의한 국민=신민의 통합장치로 교묘하게 기능해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또한 기획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민중의 국민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이와 관련해서는 음악에 한정되지만 <학교음악은 어떻게 '국민'을 만들었는가>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글에서 국민은 네이션의식을 불러오는 '식가'과 컨트리의식을 불러오는 '창가'의 '제창'을 통해 동일한 신체를 포착하도록 하고 또한 그런 동일한 의식을 교사와 학교라는 제도를 통해 실천함으로써 교묘하게 '국민'으로 편성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개인적으로는 <일상성/이상성의 문화와 과학>의 이상에서 변태(동성애)로, 변태에서 엽기로, 엽기에서 전쟁으로 이어지는 일본의 역사적 과정은 도약을 포함한 해석의 과잉일지라도 주목된다. 특히 '첨단이 상품화되는 시대'에 대한 분석은 현재적인 의미에서도 곱씹을만한 내용이다.


"강렬한 자극으로 가득 찬 사회가 한층 더 강렬한 자극을 요구하면서 엽기적이든, 변태적이든, 그로적이든, 테러적이든, 범죄적이든, 살인적이든, 악마적이든 결국 현대사회를 극단으로 몰고 간다."(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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