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 Josee, the Tiger and the Fish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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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츠네오는 조제와 '담백한' 이별을 하고 그녀의 집을 나와,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전 여자친구와 저녁을 먹으러 가기 위해 길을 걷는다.

 

마치 조금 전에 아무일 없었다는 듯 저녁에 뭐 먹을까, 라며 편한 이야기들을 하다가... 조금씩 발걸음이 느려지던 츠네오가 갑자기 길 위에 멈춰 서서 서럽게 흐느끼며 운다.

 

영화를 이 주 전쯤에 봤는데.. 그 장면이 자꾸 생각난다.

 

츠네오가 왜 그렇게 서글프게 울었을까.. 폭풍 눈물을 흘렸을까,

궁금하고.. 자꾸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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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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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 직전에 아이들한테 자습시간을 준 뒤, 뭐 읽을 게 없을까 교실 구석 구석을 살피다가 발견한 책. 틈틈이 읽었다.

 

어떤이가 이 책을 일컬어, '현대 문학의 최고봉'이라고 했다는데, 나에게 그렇게까지 느껴지는 바가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참 사실적이고 인간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느낌을 받게 하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무수히 많은 인간들이 등장하지만 그 중에는 인간적인 인간이 주인공 홀든의 동생 말고는 단 한 명도 없다. 특히 홀든은, 공기가 너무 무거워서 숨쉬기가 힘들어 라고 충분히 말할 수 있을 만큼 예민하고 결벽증이 심한 인간인데, 나는 주위에서 그런 인간을 한 번도 본적이 없어서, 내 옆에 있었다면, '뭐 저런 또라이가 있어'라고 말했을거다.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주변 인물로 등장하는 교장선생님이나 룸메이트, 변태 등이 모두 주인공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주인공이 언제나 절벽 같은 데서 떨어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도 이해가 된다.

 

현실의 삶이 안겨주는 고통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서부로 도피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주인공은, 회전목마를 타는 동생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정신적인 변화를 일으켜 모든 것을 아름답게 관조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뭐, 정말 마법 같은 이야기지만, 그게 이상하게도 참, 이해가 되는.. 그러한 엔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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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 대화 - 일상에서 쓰는 평화의 언어, 삶의 언어
마셜 로젠버그 지음, 캐서린 한 옮김 / 한국NVC출판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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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만 들었을 때는, 남을 좀 더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하는법...이랄까, 착하게 말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일 줄 알았다.

남에게 내가 좀 더 좋은 사람으로 평가받기 위해 내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

 

3장, '평가하지 않고 관찰하기'를 읽을 때까지는 저항감이 좀 있었던 것 같다. 좋은 거 누가 몰라, 상황이 그렇게 하기를 어렵게 만드는거지...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이 책을 읽어도 바뀔 것이 없다는..그런 마음이 좀 있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난 지금은.. '거부감을 느꼈던 이유는 뭘까, 책이도덕선생님 처럼 나에게 뭔가를 가르치려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은 아닐까, 나는 도덕적 당위로서가 아니라 폭력적 대화 방식에 익숙해져 있는 나의 현 상태를 이해받으며, 습관을 바꾸는 게 어려울지라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감흥을 얻고 그 방법을... 이 책을 통해서 얻고 싶었던 게 아닐까?' 라는 식으로... 장황하지만 뭔가 내 욕구를 찾아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결국 이 책은 내가 변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게 아니라, 내가 나의 욕구를 더 면밀히 관찰하게 함으로써 내 의지로 내 마음을 평화로운 상태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는 것 같다.

 

비난, 공격, 모욕, 비판 같은 것들도 내가 그 뒤에 숨은 느낌과 욕구에 관심을 둠으로써 사라지게 만들 수 있는 경지에 까지 이르고 싶다.

 

무엇보다 내 욕구에 충실하는 것이, 내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결코 이기적인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어 기쁘고, 어떤 상황에서든 내 욕구와 가치관에 맞는 행동을 의식적으로 선택해야 겠다고 생각하니까 선물 꾸러미를 눈 앞에 두고 있는 것처럼 두근두근하고, 뭔가... 벅차고.. 의욕이 마구마구 생기는 것 같다.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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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로 생각하는 역사 이야기 - 거꾸로 읽는 책 25 거꾸로 읽는 책 25
유시민 지음 / 푸른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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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은 역사를 전공한 것도 아니면서, 어떻게 이렇게 역사물을 많이 쓸 수 있을까..;; 유시민 책을 평가할 능력도 없고, 꼭 사서 읽어봐야겠다는 필요도 잘 느끼지 못하지만, 어쨌든 사람들이 많이 읽는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 같은 경우 중고등학생 필독서나 다름 없으니까..;


이 책 같은 경우 <거꾸로 읽는 세계사>보다 먼저 쓰여져서 그런지 훨씬 더 쉽고 빨리 읽힌다. 오늘 이 책을 읽은 어떤 학생이 마르크스 얘기가 너무 많이 나온다, 편향적인 것 같다..라고 했었다..ㅋ 
 


사마천까지도 유물론자였다고 말한 부분은 좀 인상적이었다.


제자백가랑 사기열전은 언젠가 꼭 읽어보고 싶다, 진짜루. 

 


"인간은 누구든지 배우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부를 원한다. 장수가 전쟁터에서 성을 공격하여 제일 먼저 적진을 함락시키려 하고 ... 진하여 화살과 돌을 무릅쓰고 적장을 베고 적기를 탈취하는 것은 큰 상을 받기 위해서다. 거리의 젊은이들이 강도 살인하여 시체를 매장하고 사람을 협박하여 간악한 짓을 하며 무덤을 도굴하고 화폐를 위조하는 것도 ... 사실상 모두가 재물을 목적으로 할 뿐이다. 미녀와 무희들이 곱게 단장하고 비파를 켜고 긴 소매를 나부끼며 추파를 던지고 천리를 멀다 않고 나아가 손님의 노소를 가리지 않는 것도 두둑한 돈을 구하기 때문이다. ... 의술을 비롯한 여러 가지 기술을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노심초사하여 있는 힘을 다 짜내는 것도 사례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관리가 법조문을 곡해하고 가짜 도장을 새기로 문서를 위조하여 벌을 받는 것은 뇌물의 유혹에 빠지기 때문이다. 농민, 노동자, 상인 등이 저축하는 것도 말할 나위 없이 부를 추구하고 재산을 늘리기 위함이다. 부를 위해서는 힘과 지혜를 다할 뿐, 힘이 남았는데도 재산을 남에게 넘겨주는 법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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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용어 바로쓰기
박명림, 서중석 외 지음 / 역사비평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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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의심없이 사용하는 역사 용어가 대상에 대한 인식 방향을 결정짓는다 것.. 그리고 역사 용어가 이미 많은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하지만 난 지금까지 '그것'의 이름은 원래 '그것'이었겠지.. 왜 '그것'을 '그것'이라 부르기 시작했을까, 한번도 고민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가치중립적일 수 없는 사람이지만, 교사로서 가치중립적이려고 노력해야 할 필요성은 느낀다. 한국에서 봤을 때 유럽은 동쪽이 아니라 서쪽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유럽에서 사용하는 근동, 원동, 중동 등의 명칭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한다는 것.. 또 극서라는 말이 국제관계에서 유의미한 지정학적 개념으로 사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극동이라는 말만 쓰인다는 것 등이 현실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1. 삼국시대에서 사국시대로(김태식) 

흔히 '삼국시대'라 불리는 기원전 1세기부터 668년까지의 시기 가운데 600여 년 동안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의 4국이 있었고, 가야를 제외한 삼국만 존재했던 시기는 98년 간에 불과하다. 이를 보면, '삼국시대'가 아니라 '사국시대'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국가의 성격을 초기국가-연맹왕국-중앙집권국가로 분리해서 설명하고 있는 국사 교과서의 서술체계를 따르자면 가야의 경우는 중앙집권국가로 성장하지 못하고 신라에 병합되었기 때문에 '삼국시대'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수업시간을 회상해 보았을때, 나는 가야가 등장하는 단원에서 가야의 성립과 동시에 멸망 과정을 설명하고 끝내지 않았던가..;;

중요한 것은 어떤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당장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가야의 역사를 어떻게 인식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삼국시대 혹은 사국시대라는 용어를 사용해야하는데 각각 타당한 이유가 있다 하더라고 '삼국시대'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가야의 역사가 잊혀져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늘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3. 백성, 평민, 민중(정창렬) 

백성 : 나라의 근본을 이루는 일반 국민을 예스럽게 이르는 말 

평민 : 벼슬이 없는 일반인, 특권 계급이 아닌 일반 시민 

민중 : 국가나 사회를 구성하는 일반 국민. 피지배 계급으로서의 일반 대중 (네이버사전) 

'한국 역사에서 民은 어떤 성격으로 존재했는가'하는 물음에서 출발하여 쓰여졌다고 하는데 조선전기-조선중기-조선후기 각 시대에 民의 존재 양상이 어떠했는지를 무시하고 '백성, 평민, 민중'이라는 언어 자체만 가지고는 그 의미를 살피는 데 한계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명이 구체적이지 않아 이해하기가 좀 어려웠다.  

  

6. 광무개혁을 둘러싼 논쟁(왕현종)

1970년대 중반 '광무개혁'이란 용어가 학계에 본격적으로 등장하였을 당시에는 대체로 부정적인 견해 일색이었다. '광무개혁'이라는 용어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개념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그 근거는, 고종과 측근 정치세력이 대의민주주의와 입헌주의를 지향한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를 탄압하여 근대사 발전을 가로막았다는 것이다. 또 황제권의 지나친 강화와 황실 재정기구의 확대, 민중에 대한 조세 수탈을 강화 등을 이유로 광무정권을 반개혁적/수구적 반동정권이라 규정했다.  

고종과 집권세력의 실정을 도외시하면 안되겠지만, 광무개혁의 근대국가상에 대해서도 철저히 살펴봐야할 것 같다.  

 

7. 조규와 조약, 무엇이 다른가?(김민규) 

동아시아에서 국제법(만국공법)을 기초로 한 조약체제가 처음 소개된 것은 아편전쟁 후 청이 서방국가들과 체결한 조약들에서 비롯. 조선은 1882년 미국과 朝美條約을 체결함으로써 동아시아 3국 중 제일 마지막으로 조약체제를 수용. 그런데 신기하게도 조, 청, 일 3국 사이에 체결된 것들의 명칭을 보면 '조약'이라는 말이 사용되지 않았다. 청나라가 일본과 체결한 것은 '수호조규'라 하고 조선과 체결한 것을 '장정'이라고 한 이유는 동아시아권 내의 국가인 일본이나 조선은 과거 또는 현재의 조공국으로, 결코 자국과 대등할 수 없는 국가이기 때문에 이미 조약을 맺어 대등한 관계에 있는 서구 열강들과 달리 취급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 정하려는 것은 장정인바 조정이 특별히 허락하는 것이다. 조약을 피차가 대등하게 맺는 約章이지만, 장정이란 상하가 정하는 조규인 것이다. 그 명칭이 다르니 그 實 역시 같지 않다."  

조규체제는 조선과 동아시아가 자체의 '근대성'을 한창 모색하던 시기에, 청이 '유사 제국주의'를 조선에 실천하고 일본이 청과의 패권주의 쟁탈전에서 탈아주의를 표방하며 구미류의 제국주의를 흉내냄으로써, 그것이 철저하게 왜곡/좌절되어 버리고 말았던 바로 그 중심에 있었던 것. 이 조규체제는 청일전쟁에서 청의 패배로 해체되었고, 그에 따라 조공관계 및 조공체제 역시 붕괴되었다. 

 

11. 왜정시대, 일제식민지시대, 일제강점기(김정인) 

"아직 우리 국민의 정서에 일본군 '위안부', 강제 징용 등의 과거사 문제를 외면하는 일본의 지배를 받던 시절은 '왜정'이다. 민족국가사의 입장에서 보면 명백히 '일제강점기'이다. 한편 탈민족, 동아시아적 시각에서 볼 때는 일본 제국주의의 전성기, 즉 '일제시대'이다."  일본의 제국주의적 침략성을 강조하려면 '일제강점기'라는 용어를 쓰는 것이 맞는 게 아닐까...?  

  

21. 반탁은 있었지만, 찬탁은 없었다(박태균) 

찬반탁운동은 신탁통치를 찬성하는 운동(찬탁)과 신탁통치를 반대하는 운동(반탁)을 합친 말이다. 1945년 12월에 결정된 모스크바 3상회의의 내용이 동아일보에 의해서 '신탁통치안'으로 알려지면서 찬성과 반대를 둘러싼 정치적 운동을 전개되었으며, 이것을 통칭 '찬반탁운동'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반탁운동과 대립했던 '찬탁운동'을 반탁운동 진영에서 좌익 정치 세력을 비난하기 위해 만든 용어라고 할 수 있다. 좌익은 단지 모스크바 3상 회의에 대한 지지를 주장했지 신탁통치안을 지지한 예는 없다. 이 사실은 '4당코뮤니케'(한국민주당, 국민당, 조선공산당, 조선인민당 대표가 모여 3상협정에 대해 힘을 합쳐 대응할 것을 결의한 모임)를 통해서 잘 드러남.  

"조선 문제에 관한 3상회의의 결정에 대하여 조선의 자주독립을 보장하고 민주주의적 발전을 원조한다는 정신과 의도는 전면적으로 지지하지만, 신탁통치 문제는 장래 수립될 우리 정부로 하여금 자주독립의 정신에 기하여 해결하도록 한다."(p157)

그런데 반탁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우익 정치세력은 박헌영을 비롯해 3상협정을 지지하는 좌익세력을 '찬탁운동' 세력으로 강력하게 비난했다.  

정치적 분열을 조장하여 결국 남한에서만 단독 선거가 치뤄지도록 한 데에는 반탁운동 세력이 '기여'한 바가 훨씬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2년에 걸친 미소공위가 결렬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했기 때문이다.  

책에서 말하는대로, '찬반탁운동'이라는 용어 대신, '3상협정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라 표현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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