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4 - 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 개정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4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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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답사기, <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

1, 2, 3권을 대충 막 읽어서 그런가.. 대중적이고 재밌다는 느낌을 별로 못 받았었는데, 무릎팍에 유홍준 교수 나온 거 복 완전 삘 받아서 4권을 사서 읽었더니 너무 너무 재밌다!! 아니, 정말 정말 재밌다!! ㅋ

북한 문화재 나오면, "이거 북한에 있어서 우리가 쉽게 볼 수 없다"라고 말하면서 질문의 여지를 절대로 주지 않을 만큼, 나도 잘 모르고.. 그저 '문자'로만 다가와서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했던 것들이 유홍준 교수의 입을 통해 풀이 되니, 정말 이해가 쉽게 되고 재밌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북한에 있는 절을 한 군데라도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북한은 현실생활 속에서 종교보다 더 강력한 이데올로기의 신앙을 갖고 있기 때문에 스님들에게서 수도자나 성직자의 모습을 느낄 수가 없다고 한다. 당연히 절에는 스님들이 지내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묘향산에도 꼭 가보고 싶다. 서산대사가,
"금강산은 수려하나 장엄하지 못하고
지리산은 장엄하나 수려하지 못하지만
묘향산은 장엄하고도 수려하다." 라고 했다는 그 묘향산.

또 홍명희의 <임꺽정>에서 갖바치가 스승 정희랑을 찾아와 수도한 곳, 박경리의 <토지>에서 환이가 도망가는 도중 죽은 별당아씨를 묻은 곳, 황석영의 <장길산>에서 길산의 아버지 명근스님이 계셨던 곳도 모두 묘향산이라니.. 궁금증이 완전 폭발.

또 '유럽에서 바르바로이가 날뛰는 암흑시대였고, 중국이 5호 16국의 전란으로 정신없었던' 시대에 그려진 강서큰무덤의 벽화도 꼭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ㅠ 

마지막으로.. <백범일지>를 통해서가 아니라,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김구의 명언도 여기 옮겨적어야 겠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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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 미국 인디언 멸망사
디 브라운 지음, 최준석 옮김 / 한겨레출판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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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뒷장에 적힌 워싱턴포스트의 평 처럼, 정말 "이 애타고 가슴 저미는 책을 읽다 보면 정말로 누가 야만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몇 가지 사건은 실제로 그러했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서 검색을 해봤다. 

1) 샌드 크리크 사건 : 1864년 11월 29일 미국의 남북전쟁 때 북군이 콜로라도주(州)의 샌드크리크에 있는 인디언 촌락을 공격한 사건.
이 지역에 살던 샤이엔족()과 아라파호족이 백인 식민자()를 습격한 것을 보복하기 위해, 치빙턴이 거느린 북군 부대는 그들 인디언 촌락을 기습하여 대량 살육을 자행하였다. 이 인디언 학살사건은 사회의 격렬한 비난을 받아 치빙턴이 재판에 회부되었다. 

[출처] 샌드크리크학살 [─虐殺, Sand Creek Massacre ] | 네이버 백과사전


2) 그랜트기지 학살 사건 : 검색X

3) 운디드니 학살 사건 : 운디드니 대학살 (Wounded Knee Massacre) 은 1890년 12월 29일, 미군에 의해 운디드니 언덕에서 벌어진 인디언 대학살 사건이다. 1890년 12월 29일, 기관총 등으로 무장하고 있던 제7기병대 500여명은 수족을 무장해제하던 중 1명의 수족 용사가 칼을 놓지 않는다는 이유로 총격을 가해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 200명 이상의 수족을 죽이는 대량 학살을 감행했다. 이 사건은 미군과 인디언 사이의 마지막 전투로 기록되고 있다.
이 학살이 벌어진 지역은 현재 국립역사지표구로 지정해 놓고 있다.

 
줄거리는 정말 단순하다. 백인들이 인디언 거주 지역에 스며들어 혹은 느닷없이 쳐들어와 땅을 포기하고 떠나기를 강요한다. 그 대가로 식량과 사냥을 위한 무기를 제공해주겠다고 약속하지만 백인들은 그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오히려 인디언들에게 농경과 개종을 강요하며 그들을 낯설고 비좁은 곳... 죽을 수밖에 없는 곳으로  내몬다. 그리고...약속의 이행을 촉구하고, 또는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치열하고 눈물나는 전투의 이야기가 반복된다. 


"나는 더 이상 산속으로 쫓겨 다니고 싶지 않다. 다만 확실한 조약을 맺고 싶은 따름이다. 나는 바위가 녹아내릴 때까지라도 약속을 지킬 것이다. ... 하느님은 백인을 이 세상에 보냈고 또한 아파치족을 있게 했다. 나는 모두가 아무 말썽 없이 이 땅 위를 지나다니게 될 영원한 조약을 맺기를 원한다." (톤토 아파치족의 델샤이)

이처럼 인디언들의 주장은 100% 옳은 내용들 뿐인데... 


네즈페르세족의 추장 조셉의 말.. 정말 심금을 울린다. 나도 모르게 수치를 느끼게 한다.

'나는 수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행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좋은 말도 되는 일이 업으면 얼마 못 간다. 말로는 죽은 내 부족민의 목숨을 보상할 수 없고 백인으로 들끓는 우리 땅을 보상하지도 못한다. ... 건강하게 살지도 못하고 죽지 않게도 못한다. 우애롭게 살며 제 일을 돌볼 수 있는 집도 마련해주지 않는다. 나는 이제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말에 지쳤다. 그 모든 허울 좋은 말과 거짓 약속을 생각하면 속이 메슥거린다. ... 자유롭게 태어난 사람이 우리에 갇혀 아무데나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는 자유를 빼앗기고 만족하기를 바란다면 강물이 거꾸로 흐르기를 바라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 나는 백인 추장들에게 백인들은 가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가는 것을 뻔히 보고 있는데, 인디언들은 한곳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할 권한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들은 대답하지 못했다. 내가 자유로운 사람이 되도록 해다오. 자유로이 다니고 자유로이 머무르고 자유로이 일하고 자유로이 교역하고 자유로이 배울 선생님을 정하고 나의 선조의 종교를 따르고 자유로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수 있게. 그러면 나는 모든 법에 복종하고 벌이라도 달게 받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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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동안의 고독 - 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문학사상 세계문학 6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안정효 옮김, 김욱동 해설 / 문학사상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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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이 쓴 리뷰를 읽고 나서 봐야겠다고 결심했다. 검색해보니까 장하준 교수가 추천하는 다섯 권의 책 중 한 권 이기도 하고.. 노벨문학상을 받은 책이기도 해서 엄청 많이 기대했는데... 솔직히 지금은 책이 그렇게 찬사받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장하준 교수처럼, 나도 언젠가 남미를 여행하고나서.. 혹은 남미에 대해 좀 더 잘 알고 난 뒤라면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다. 

내용의 갈피도 잘 못 잡겠고, 주인공이 너무 많은데다가 이름도 비슷비슷하여.. 정말이지 오기를 부리지 않았다면 절반도 못 읽었을 거다.

이면지를 책 속에 끼워두고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때마다 꺼내서 적었다. 그렇게 그린 가계도만 A4 한장이다. 읽다보면 "이 사람은 누구지? 이 사람이 그때 그 사람인가?" 헛갈려서 가계도를 꺼내보지 않고는 이해가 안 될 정도였다.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말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됐고, 책을 읽고 나니까 좀 이해가 된다. 장하준 교수의 말에 따르면, "남미라는 데가 500년 동안의 식민지 역사부터 시작해서 너무나 부당하고, 정말 기가 막힌 일이 많이 때문에, 이것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그냥 분노 정도로는 잘 표현이 안 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소위 마술적 리얼리즘이라고 해서 현실을 묘사하기는 하는데 마술을 얘기하듯이, 그렇게 말도 안되게 표현을 하지 않으면 도저히 현실을 받아들이고 편히 살 수 없는 그런 사회들이기 때문에, 이런 식의 문학장르가 탄생을 한 거죠." ... 라고 한다. 

요즘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이 책과 뭔가 상통하는 점이 많은 것 같다. 땅의 주인인 원주민을 몰아내고 그것을 '명백한 운명'이라는 말로 정당화시켰던 이주자들의 논리가 여기서도 보인다.

(먼로선언의 기만성을 수업 시간에 꼭 짚어줘야지...)

p253) '마콘도 사람들은 지구를 반 바퀴나 돌면서 자리에 앉거나 통로뿐 아니라 지붕 위에 올라타고서 기차에 실려 온 수많은 외국 사람들이 들어가 살려고 나무로 엮고 양철로 지붕을 덮은 집들이 마콘도의 절반을 차지해서 그들이 살아온 도시의 모습이 무슨 수용소처럼 바뀌자, 도대체 세상이 어떻게 되어가는 건지 궁금하게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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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시대의 유령들 - 기억, 사건 그리고 정치
김원 지음 / 현실문화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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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쿠.. 이 책 어렵다...
한겨레 21에 소개된 거 봤을 땐 쉽고 재밌을 줄 알았는데..;;
사건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기는 하나, 에피소드(재밌고 가벼운)적이지는 않다.. 다음 모임에서 분명히 질타받을 것 같다ㅠ 

일단 나는 '서발턴'이라는 용어를 처음 접했다.
책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검색해보니까 서발턴은 하위(sub)와 타자(altern)가 결합된 말로, 우리말로는 하층민, 하위 주체, 하위 집단 등으로 번역된다고 한다. 

좀더 찾아보니까 그람시는 감옥에서 검열을 피하기 위해 프롤레타리아를 지칭하는 용어로 '서발턴'을 사용했다고도 한다. 

이 책에 따르면 서발턴은,
'지배적인 앎에 의해 배제당하고 침묵을 강요당한, 전체적 사실에 부수하는 국부적 조각이자, 심지어 저항 담론에 의해서도 가시화될 수 없거나 본질주의적 집단 주체로 호명되는 대상에 불과했던 전(前)주체 내지 비(非)주체적 존재'이다. (p6)

지은이 김원은, 서발턴은 지배적 앎에 의해 비가시화되는 대상이자 그 비가시성으로 인해 엘리트의 두려움과 공포의 근원으로 등장하게 된다고 하면서.. 도시하층민, 이주민, 언어를 상실한 지식인, 소년원생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조국 근대화를 국가의 지상 과제로 내세웠던 박정희 정권은 근대화에 방해가 된다고 여겨진 이질적인 요소들(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을 제거하려 했다. 지은이 김원은, 그 속에서 기록되지 못했던.., 역사화되지 못했던..서발턴들의 이야기를 재현하고 있다.

책을 통해 베트남 파병 병사, 파독 노동자의 목소리를 듣을 수 있고, 탄광촌 광부들의 비참했던 삶을 조금이나마 피부로 느낄 수 있고... 광주 대단지 사건, 무등산 타잔 사건, 소년원 탈출 사건, 부마항쟁은 박정희 시대를 근대화의 주역들 혹은 민주화 투사의 시각이 아닌, 서발턴의 시각에서 바라봐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해준다. 

무등산 타잔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애달프고 애처롭다. 정확히 32년이 뒤인 2009년에 용산 참사가 발생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어쩐다 하는데..
과연 우리 시대는 얼마만큼이나 진보한건가..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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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 Bleak Night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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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들의 이야기 같지가 않다.  

고등학생이었던 적이 있고, 지금은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문화가 너무나 생경하고..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졌다.  

나이가 든다고해서 반드시 현명해지는 것은 아니듯 난 여전히 그들마늠 표현에 서툴고, 관계에 있어 미숙하고, 때로 후회할 줄 알면서도 상처되는 말을 함부로 할 만큼 어리석다.  

기태가... 기태가 세경이 얘기를 하지 않았더라면, 오해라는 말을 조금만 더 빨리 했더라면..기태에게 있어 유일한 존재인 동윤이가 그렇게 차갑게 돌아서지는 않았을텐데...  

"오해야.."하며 매달리던 기태가 자꾸 생각난다.      

마음은, 마음으로 전해진다는 게 맞는걸까...  

사람은 과연... 성숙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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