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보는 고대사 - 민족과 국가의 경계 너머 한반도 고대사 이야기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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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3부 '일본은 언제나 우리의 적이었는가'가 아닌가 싶다. 3부 뿐만 아니라,

1부 '우리는 만주의 주인이었는가',
2부 '신라는 민족의 배신자였는가',
4부 '고대국가, 억압과 저항의 이중주'
에서도 고대의 한/중/일 관계를 정치, 외교, 종교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서술하고 있어서, 참, 대안교과서적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3부에서 가야사와 관련하여 계속 언급되는 <일본서기>도 읽어보고 싶고, <삼국사기>도 공부하고 싶다. 

동아시아사 과목 개설은 꼭 필요한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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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 산책 1970년대편 1 - 평화시장에서 궁정동까지 한국 현대사 산책 9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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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과 주지사 선거에게 패한 닉슨이 서울을 방문했을 때, 박정희는 닉슨을 만나는 것이 좋겠다는 참모의 말에 '그 사람 이미 끝난 사람인데, 구태여....'라고 하면서 거절한다. 그로부터 2년 뒤 미국 대선에서 닉슨이 당선됐을때, 박정희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것 같다...ㅋ

닉슨은 당선 직후 '닉슨독트린'을 발표했는데, 아시아 국가들의 사정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과 더불어 주한미군 철수까지 거론하게 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음을 깨달은 박정희는 자존심의 눈물을 머금고 미국 방문길에 오르는데, 거기서 겪은 굴욕감을 얘기하는 부분은, 왠지 모를 고소함과 통쾌함을 느끼게 한다.

"난 그 날 비통함의 연속이었소. 약속 시간에 맞춰 자동차로 호텔(이때 닉슨은 워싱턴이 아닌 고향 샌프란시스코에서 휴가를 즐기로 있었음;;ㅋ)에 가면서도 난 최소한 호텔 로비에선 닉슨이 맞아 주리라 기대했소. 그런 호텔 로비에서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내릴 때도, 방문을 열고 들어갈 때도 닉슨은 나타나지 않았소. ... 마치 속국의 제왕을 맞이하듯 했단 말이오. 그뿐만이 아니오. 저녁 식사 땐 시시껄렁한 자기 고향 친구들 불러다 앉혀 놓곤 같이 식사하라는 게 아니겠소. 내 아무리 1966년 닉슨이 방문했을 때 섭섭하게 대했기로서니 너무 한 거 아니오"

'선개통후보완'이라는 원칙 아래 서둘러 완공한 경부고속도로는 실제로 보완공사 때문에 건설비의 4배에 가까운 비용을 더 써야했다는 사실은 엄청 충격적이었음. 

10월 유신을 선포하고, "10월의 유신은 김유신과 같아서 조국통일 되듯이 남북통일 이뤄요.."라는 노래를 만들어 퍼뜨렸다는 사실도 어이없고 충격적이었다..ㅋ 새마을운동은 남아도는 시멘트를 처리하기 위해 시작되었다는 사실도... 

그리고..

"직선제가 막대한 경제적 인적 소모는 고사하더라도 책임 없는 선거공약 등으로 백해무익한 정치적 혼란을 초래하고 국민의 분열, 심지어는 지방 감정의 대립까지 야기시켰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 그러므로 통일주체국민회의로 하여금 대통령을 선거하게 함으로써 .. 낭비없고 파쟁없는 선거를 구현하려는 것이다"라는 박일경의 <한국적 민주주의론>은 정말 어이없는 발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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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4 - 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 개정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4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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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답사기, <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

1, 2, 3권을 대충 막 읽어서 그런가.. 대중적이고 재밌다는 느낌을 별로 못 받았었는데, 무릎팍에 유홍준 교수 나온 거 복 완전 삘 받아서 4권을 사서 읽었더니 너무 너무 재밌다!! 아니, 정말 정말 재밌다!! ㅋ

북한 문화재 나오면, "이거 북한에 있어서 우리가 쉽게 볼 수 없다"라고 말하면서 질문의 여지를 절대로 주지 않을 만큼, 나도 잘 모르고.. 그저 '문자'로만 다가와서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했던 것들이 유홍준 교수의 입을 통해 풀이 되니, 정말 이해가 쉽게 되고 재밌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북한에 있는 절을 한 군데라도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북한은 현실생활 속에서 종교보다 더 강력한 이데올로기의 신앙을 갖고 있기 때문에 스님들에게서 수도자나 성직자의 모습을 느낄 수가 없다고 한다. 당연히 절에는 스님들이 지내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묘향산에도 꼭 가보고 싶다. 서산대사가,
"금강산은 수려하나 장엄하지 못하고
지리산은 장엄하나 수려하지 못하지만
묘향산은 장엄하고도 수려하다." 라고 했다는 그 묘향산.

또 홍명희의 <임꺽정>에서 갖바치가 스승 정희랑을 찾아와 수도한 곳, 박경리의 <토지>에서 환이가 도망가는 도중 죽은 별당아씨를 묻은 곳, 황석영의 <장길산>에서 길산의 아버지 명근스님이 계셨던 곳도 모두 묘향산이라니.. 궁금증이 완전 폭발.

또 '유럽에서 바르바로이가 날뛰는 암흑시대였고, 중국이 5호 16국의 전란으로 정신없었던' 시대에 그려진 강서큰무덤의 벽화도 꼭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ㅠ 

마지막으로.. <백범일지>를 통해서가 아니라,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김구의 명언도 여기 옮겨적어야 겠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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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 미국 인디언 멸망사
디 브라운 지음, 최준석 옮김 / 한겨레출판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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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뒷장에 적힌 워싱턴포스트의 평 처럼, 정말 "이 애타고 가슴 저미는 책을 읽다 보면 정말로 누가 야만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몇 가지 사건은 실제로 그러했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서 검색을 해봤다. 

1) 샌드 크리크 사건 : 1864년 11월 29일 미국의 남북전쟁 때 북군이 콜로라도주(州)의 샌드크리크에 있는 인디언 촌락을 공격한 사건.
이 지역에 살던 샤이엔족()과 아라파호족이 백인 식민자()를 습격한 것을 보복하기 위해, 치빙턴이 거느린 북군 부대는 그들 인디언 촌락을 기습하여 대량 살육을 자행하였다. 이 인디언 학살사건은 사회의 격렬한 비난을 받아 치빙턴이 재판에 회부되었다. 

[출처] 샌드크리크학살 [─虐殺, Sand Creek Massacre ] | 네이버 백과사전


2) 그랜트기지 학살 사건 : 검색X

3) 운디드니 학살 사건 : 운디드니 대학살 (Wounded Knee Massacre) 은 1890년 12월 29일, 미군에 의해 운디드니 언덕에서 벌어진 인디언 대학살 사건이다. 1890년 12월 29일, 기관총 등으로 무장하고 있던 제7기병대 500여명은 수족을 무장해제하던 중 1명의 수족 용사가 칼을 놓지 않는다는 이유로 총격을 가해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 200명 이상의 수족을 죽이는 대량 학살을 감행했다. 이 사건은 미군과 인디언 사이의 마지막 전투로 기록되고 있다.
이 학살이 벌어진 지역은 현재 국립역사지표구로 지정해 놓고 있다.

 
줄거리는 정말 단순하다. 백인들이 인디언 거주 지역에 스며들어 혹은 느닷없이 쳐들어와 땅을 포기하고 떠나기를 강요한다. 그 대가로 식량과 사냥을 위한 무기를 제공해주겠다고 약속하지만 백인들은 그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오히려 인디언들에게 농경과 개종을 강요하며 그들을 낯설고 비좁은 곳... 죽을 수밖에 없는 곳으로  내몬다. 그리고...약속의 이행을 촉구하고, 또는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치열하고 눈물나는 전투의 이야기가 반복된다. 


"나는 더 이상 산속으로 쫓겨 다니고 싶지 않다. 다만 확실한 조약을 맺고 싶은 따름이다. 나는 바위가 녹아내릴 때까지라도 약속을 지킬 것이다. ... 하느님은 백인을 이 세상에 보냈고 또한 아파치족을 있게 했다. 나는 모두가 아무 말썽 없이 이 땅 위를 지나다니게 될 영원한 조약을 맺기를 원한다." (톤토 아파치족의 델샤이)

이처럼 인디언들의 주장은 100% 옳은 내용들 뿐인데... 


네즈페르세족의 추장 조셉의 말.. 정말 심금을 울린다. 나도 모르게 수치를 느끼게 한다.

'나는 수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행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좋은 말도 되는 일이 업으면 얼마 못 간다. 말로는 죽은 내 부족민의 목숨을 보상할 수 없고 백인으로 들끓는 우리 땅을 보상하지도 못한다. ... 건강하게 살지도 못하고 죽지 않게도 못한다. 우애롭게 살며 제 일을 돌볼 수 있는 집도 마련해주지 않는다. 나는 이제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말에 지쳤다. 그 모든 허울 좋은 말과 거짓 약속을 생각하면 속이 메슥거린다. ... 자유롭게 태어난 사람이 우리에 갇혀 아무데나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는 자유를 빼앗기고 만족하기를 바란다면 강물이 거꾸로 흐르기를 바라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 나는 백인 추장들에게 백인들은 가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가는 것을 뻔히 보고 있는데, 인디언들은 한곳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할 권한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들은 대답하지 못했다. 내가 자유로운 사람이 되도록 해다오. 자유로이 다니고 자유로이 머무르고 자유로이 일하고 자유로이 교역하고 자유로이 배울 선생님을 정하고 나의 선조의 종교를 따르고 자유로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수 있게. 그러면 나는 모든 법에 복종하고 벌이라도 달게 받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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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동안의 고독 - 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문학사상 세계문학 6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안정효 옮김, 김욱동 해설 / 문학사상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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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이 쓴 리뷰를 읽고 나서 봐야겠다고 결심했다. 검색해보니까 장하준 교수가 추천하는 다섯 권의 책 중 한 권 이기도 하고.. 노벨문학상을 받은 책이기도 해서 엄청 많이 기대했는데... 솔직히 지금은 책이 그렇게 찬사받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장하준 교수처럼, 나도 언젠가 남미를 여행하고나서.. 혹은 남미에 대해 좀 더 잘 알고 난 뒤라면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다. 

내용의 갈피도 잘 못 잡겠고, 주인공이 너무 많은데다가 이름도 비슷비슷하여.. 정말이지 오기를 부리지 않았다면 절반도 못 읽었을 거다.

이면지를 책 속에 끼워두고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때마다 꺼내서 적었다. 그렇게 그린 가계도만 A4 한장이다. 읽다보면 "이 사람은 누구지? 이 사람이 그때 그 사람인가?" 헛갈려서 가계도를 꺼내보지 않고는 이해가 안 될 정도였다.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말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됐고, 책을 읽고 나니까 좀 이해가 된다. 장하준 교수의 말에 따르면, "남미라는 데가 500년 동안의 식민지 역사부터 시작해서 너무나 부당하고, 정말 기가 막힌 일이 많이 때문에, 이것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그냥 분노 정도로는 잘 표현이 안 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소위 마술적 리얼리즘이라고 해서 현실을 묘사하기는 하는데 마술을 얘기하듯이, 그렇게 말도 안되게 표현을 하지 않으면 도저히 현실을 받아들이고 편히 살 수 없는 그런 사회들이기 때문에, 이런 식의 문학장르가 탄생을 한 거죠." ... 라고 한다. 

요즘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이 책과 뭔가 상통하는 점이 많은 것 같다. 땅의 주인인 원주민을 몰아내고 그것을 '명백한 운명'이라는 말로 정당화시켰던 이주자들의 논리가 여기서도 보인다.

(먼로선언의 기만성을 수업 시간에 꼭 짚어줘야지...)

p253) '마콘도 사람들은 지구를 반 바퀴나 돌면서 자리에 앉거나 통로뿐 아니라 지붕 위에 올라타고서 기차에 실려 온 수많은 외국 사람들이 들어가 살려고 나무로 엮고 양철로 지붕을 덮은 집들이 마콘도의 절반을 차지해서 그들이 살아온 도시의 모습이 무슨 수용소처럼 바뀌자, 도대체 세상이 어떻게 되어가는 건지 궁금하게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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