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시대의 유령들 - 기억, 사건 그리고 정치
김원 지음 / 현실문화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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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쿠.. 이 책 어렵다...
한겨레 21에 소개된 거 봤을 땐 쉽고 재밌을 줄 알았는데..;;
사건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기는 하나, 에피소드(재밌고 가벼운)적이지는 않다.. 다음 모임에서 분명히 질타받을 것 같다ㅠ 

일단 나는 '서발턴'이라는 용어를 처음 접했다.
책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검색해보니까 서발턴은 하위(sub)와 타자(altern)가 결합된 말로, 우리말로는 하층민, 하위 주체, 하위 집단 등으로 번역된다고 한다. 

좀더 찾아보니까 그람시는 감옥에서 검열을 피하기 위해 프롤레타리아를 지칭하는 용어로 '서발턴'을 사용했다고도 한다. 

이 책에 따르면 서발턴은,
'지배적인 앎에 의해 배제당하고 침묵을 강요당한, 전체적 사실에 부수하는 국부적 조각이자, 심지어 저항 담론에 의해서도 가시화될 수 없거나 본질주의적 집단 주체로 호명되는 대상에 불과했던 전(前)주체 내지 비(非)주체적 존재'이다. (p6)

지은이 김원은, 서발턴은 지배적 앎에 의해 비가시화되는 대상이자 그 비가시성으로 인해 엘리트의 두려움과 공포의 근원으로 등장하게 된다고 하면서.. 도시하층민, 이주민, 언어를 상실한 지식인, 소년원생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조국 근대화를 국가의 지상 과제로 내세웠던 박정희 정권은 근대화에 방해가 된다고 여겨진 이질적인 요소들(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을 제거하려 했다. 지은이 김원은, 그 속에서 기록되지 못했던.., 역사화되지 못했던..서발턴들의 이야기를 재현하고 있다.

책을 통해 베트남 파병 병사, 파독 노동자의 목소리를 듣을 수 있고, 탄광촌 광부들의 비참했던 삶을 조금이나마 피부로 느낄 수 있고... 광주 대단지 사건, 무등산 타잔 사건, 소년원 탈출 사건, 부마항쟁은 박정희 시대를 근대화의 주역들 혹은 민주화 투사의 시각이 아닌, 서발턴의 시각에서 바라봐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해준다. 

무등산 타잔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애달프고 애처롭다. 정확히 32년이 뒤인 2009년에 용산 참사가 발생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어쩐다 하는데..
과연 우리 시대는 얼마만큼이나 진보한건가..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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