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 CEO, 정조에게 경영을 묻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CEO, 정조에게 경영을 묻다 - 분노와 콤플렉스를 리더십으로 승화시킨 정조
김용관 지음 / 오늘의책 / 201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조금 혼란스러운 책이다. 과연 이 책의 기획의도가 무엇인지를 묻게 만드는 책이고 그래서 그 기획의도가 성공적으로 달성됐는지, 그 의도대로 독자에게 받아들여졌는지도 궁금한 책이다.

제목에서 유추해 볼 때, 저자는 정조를 통해, 정조의 리더십을 통해 이 시대의 CEO들에게, CEO를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누가 되었든 리더, 리더십에 관심 있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이 글을 썼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내가 이 책을 읽고서 느낀 바는 경제, 경영에 관한 것이라기 보다는 역사, 정치에 관한 것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자본주의를 생각해야 했고 정조에 비유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꿈꾸던 개혁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에는 기득권 세력에게 패배했다는 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생각해야 했다. 수원에 또 다른 경제도시를 꿈꾸던 것이며, 종로 한 복판에서 백성들과의 대화를 나누었다는 것이며 경제개혁을 통해 사대부 내에서의 평등뿐만 아니라 신분을 뛰어넘는 평등을 꿈꿨다는 것 등 엄밀히 따지면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겠지만 상징적으로나마 나는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경영, CEO에 관한 책으로 보이지 않았다.

정조를 소재로 삼았기에 역사와 정치 이야기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겠지만 책의 구성, 편집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 책을 보면 정조가 행차할 때마다 민가에 피해를 주는 것을 우려해 왕도 도시락을 싸 다녔다는 일화가 있다. 그리고 책을 통해 인재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드는 일화도 나오는데 이런 것들을 적절히 카테고리화 하여 그 주제들을 풀어가는 데 활용하였다면 이 책이 좀 더 CEO에 대한, 리더십에 대한, 경영에 대한 책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정조의 모습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바로 정조는 적을 타도의 대상이 아닌, 동반자로 보았다는 것, 그리고 정치적 신념이 다를 지라도 자신의 신념과 의리를 지키는 자들을 높히 샀다는 점이었다. 지금의 정치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하겠다. 그러니까...바로 이 책을 읽고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아무래도 정치색이 짙은 책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