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 CEO, 정조에게 경영을 묻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 참을 수 없이 궁금한 마음의 미스터리
말콤 글래드웰 지음, 김태훈 옮김 / 김영사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아마도 책의 내용보다는 저자의 글쓰기 방식이 더 주목되는 책이지 않을까 싶다. 소재 그 자체도 참신하지만 그 소재를 끌어내는 방법 또한 독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소재들로 한 편의 완성도 높은 글을 써 내는 작가, 이 작가 그 자체가 빛나는 책이기도 했다.

예를 들면 그는 염색제를 통해 광고업계에서 유명한 두 명의 일화를 소개하는 동시에 이 광고들이 간파해 낸 미국 여성들의 욕망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투자 세계의 이단아를 통해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투자 세계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두 명의 대비를 통해 투자 전략, 방식의 차이에 대해서도 적절히 설명한다. 미국의 주방을 점령한 존 포페일에 대해서, 존 록도 미처 알지 못했던 피임약에 대해서 흥미로우면서도 완성도 높은 리포트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감탄했던 것은 퍼즐과 미스터리의 차이를 다룬 파트였다. 엔론 사태와 911 등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소재이지만 여기에 저자는 이 주제들로 퍼즐과 미스터리의 차이를 제시하며 같은 소재로 전혀 다른 글을 써 내고 있다. 바로 이 지점이 저자의 강점이지 않나 싶다.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쓸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자신만의 시각, 분석을 더하여 전혀 새로운 글을 써 내는 것. 게다가 저자는 종종 아주 적절한 정의를 내리곤 하는 데 이런 표현력도 멋있었다. 예를 들면 "악인의 범죄는 죄악이고 광인의 범죄는 증상이다"(p256), "위축은 생각이 너무 많아 생기는 문제고 당황은 생각이 나지 않아 생기는 문제다. 또한 위축되면 본능을 잃고 당황하면 본능으로 되돌아간다."(p285).

책을 읽다보면 내용에 홀딱 반하는 책이 있는가 하면 다짜고짜 작가에게 홀딱 반하는 책도 있는데 이 책은 책의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그 뛰어난 글들을 써 낸 작가의 시선, 글솜씨에도 홀딱 반하게 되는 책이었다. 도대체 내가 왜!! 그동안 블링크와 아웃라이더를 읽지 않았을까. 이렇게 멋진 글을 써내는 작가인 줄 알았다면 진작에 읽었을 것을.

마지막으로 이 책은 혼자 숨겨놓고 소장하면서 보고 싶은 책이기 보다는 북카페 같은 곳에 비치해 두고 싶은 책이었다. 오며 가며 많은 사람들이 시간 될 때마다 잠깐 잠깐 아무 페이지나 펼쳐 그 파트만 잠깐 읽을 수 있고, 또 그 한 파트만으로도 충분히 유익함과 재미를 느낄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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