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 그때가 더 행복했네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1
이호준 지음 / 다할미디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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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그때가 더 행복했네~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어가면서부터 어릴적에는 그다지 관심없어 했던 것들을 좋아하게 되었다. 건강에 관련된 것들이 그러했고 된장국, 찌게 등이 그렇다. 어릴땐 햄버거, 피자 같은 음식들이 얼마나 맛있었는지 햄버거만 보면 앉은 자리에서 두세개를 꿀꺽 해버렸으니 그 먹성 또한 탐스러웠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날 어느 순간이 되어 그런 것들이 전혀 구미에 당기지 않았더랬다. 그렇게 밥과 국이 좋고 김치를 좋아하는 보통의 한국사람이 되었다.

 

이 책이 내가 어릴때처럼 좋아했던 것들을 나열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진..혹은 사라지고 있는 안타까운 그런 것들을 사진과 함께 이야기를 담아냈는데 그 이야기들 속에서 과거를 회상하게 되었고 풋풋한 영상들을 기억해내게 되었다. 네 단원으로 나누어 자신이 찍은 사진들과 함께 많은 이야기들을 술술 풀어내는 모습이 과거 할머니, 할아버지께 옛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고 들었고 어쩌면 하나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과거 우리네 영화를 보면 물레방아가 많이 나왔다. 특히 사랑이야기엔 빠지지 않는 설정이었다. 동네 처녀 총각이 사람들의 눈을 피해 만난 곳도 물레방앗간이었지만 불륜(?)의 장면을 보여줄때도 물레방아의 모습을 묘사했다. 물레방아가 있는 곳은 밀회의 장소로 씌였다. 물레방아를 보니 풍차가 있던 풍경도 떠오르기도 했다. 그 운치란 말로 표현하기 힘들정도인데 그런 풍경들이 이제는 사라지고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아름다움 덕택에 혹은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명목아래 타인의 시선을 위시한 사람들이 그렇게 숨은 곳에서의 만남을 표현했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어린시절을 기억해보면 참...시골스러웠다. 등하교길에 삐비며 산딸기를 따먹고, 벌과 나비가 먹어야할 사루비아 꽁지를 빼서 꿀을 먹어버리고, 아카시아 꽃을 따먹기도 했었다. 그러던 시절에 쥐불놀이를 했던 기억도 났다. 이 책에는 쥐불놀이에 대해 나오지는 않았다. 요즘엔 산불이나 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벌레를 죽이기 위해 논에 불을 지르는 것 또한 불법(?)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과거엔 정월대보름엔 쥐불놀이를 하기 위해 며칠전부터 깡통을 찾아다가 구멍을 뚫고 철사로 손잡이를 만들었다. 당일이 되면 동네 아이들 다 모여서 쥐불을 돌리기 시작하는데 서로 서로 자신의 쥐불을 자랑하며 더 아름답게 멋지게 깡통을 돌리기 위해 시기하듯 쥐불놀이를 했다.

 

그 당시 가장 인기 있던 것은 빗자루로 하는 쥐불놀이였는데 빗자루를 구하기 쉽지 않았던지라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빗자루 서리를 해오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어른들도 아시는지라 다 쓰고 닳아빠진 빗자루를 밖에 내어두고 좋은 것은 창고에 넣고 잠궈두었었다. 물론 간식꺼리도 챙겨주셨었다. 그 시절을 기억하면 흐믓한 웃음만이 감돈다. 저자가 그때가 더 행복했다는 그 말이 마음 속 깊이 닿는다.

 

그리고 밭 한가운데 있던 원두막, 안으로 들어가면 무슨일이 있는지 알수 없이 무성했던 보리밭, 학교에서 겨울이면 나무로 불을 피우던 난로위에 있던 도시락들, 어머니들이 목숨처럼 지키던 장독대...자 이 책과 함께 그 아름다운 추억속으로 빠져들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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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자의 연애세포 관찰기 - 시고 떫고 쓰고, 끝내 달콤한
손수진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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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고 떫고 쓰고, 끝내는 달콤한 그녀의 연애를 들춰보다^^

 

연애는 낭만적이다. 낭만이란 실현성이 적고 매우 정서적이며 이상적으로 사물을 파악하는 심리상태 또는 그런 심리로 인한 감미로운 분위기란다. 딱 연애와 사랑과 낭만은 비슷하게 쓰이는 듯 하다. 솔직히 처음 이 책을 접할때는 낭만주의자가 연애를 하면 어떤 식으로 세포가 변하는지에 대해 약간은 감상적으로 분석(?)을 해둔 책이 아닌가 싶었지만 이 책의 첫장을 넘기면서 그런 생각은 일찌감치 던져버렸다. 이 책은 지은이 손수진이 자신의 과거 연애사를 낱낱이(?) 고백해둔 고백서와도 같았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자신의 이름과 사진까지 내건 책에 해두어도 괜찮을까 하는 그녀에 대한 걱정을 하기도 했었다. 그녀는 그와의 만남에서부터 이별까지의 이야기를 낱낱이 기록해두었다. 그리고 요즘에는 외국에서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행해지는 섹스에 대한 이야기까지 담아냈는데 그녀의 부모님은 이 책을 보고 뭐라고 하실지 궁금했다. 물론 그런 일들이 잘못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네 사상이 아직은 그 모든 것을 허용할 만큼의 개방적인 것은 아니기에...그리고 부모세대와의 세대차이로 인해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도 있으리라 생각은 했다.

 

그녀는 닉넴이 '니야'라고 하는데 어린시절 소설가를 꿈꿨지만 전생에 업보(?)가 많은 탓에 광고쟁이의 길로 들어서 카피라이터가 되었다고 한다. 어찌하여 자신을 낭만주의자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지만(솔직히 책을 읽으면 조금은 이해가 간다) 그녀는 서른 한살에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녀는 이 책이 출간될 때쯤 450일간의 세계여행을 떠났으리라고 말하는데 그런 그녀의 당당함과 여유로움이 부러웠다. 이런 자신의 행동때문에 아마도 낭만주의자라고 말하는가보다.

 

솔직히 세상을 살면서 사랑하지 않아본 사람이 누가 있을까? 요즘엔 초등학생들도 아니..유치원생들도 사랑을 한다는 말을한다. 물론 어릴때의 사랑과 어른이 된 후의 사랑의 모습은 다르겠지만 어릴때의 사랑이 더 순수하고 아름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사랑이란 앞뒤 재보지 않고 순수하게 마음만으로 움직여질때 가장 아름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많은 부분들을 생각하게 되고 좀 더 많은 이들의 눈을 의식하고 그것에 대한 판단을 하게 되는듯 싶다.

 

그녀의 사랑을 한편의 동화라고 말할 수도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랑은 사랑만으로도 아름답게 기억되는 것이기에 그녀의 추억의 한페이지가 아름답게 물들어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나온 나의 추억들을 빛바랜 추억이겠지만 앞으로 물들 나의 삶은 낭만주의자의 삶처럼 아름다운 꽃분홍색(?)으로 물들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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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본 한국사 - 김기협의 역사 에세이
김기협 지음 / 돌베개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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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협의 역사 에세이~!!

 

국사(國史)..이것은 안에서 본 개념이다. 자국민의 입장으로서 본 개념이란 말이다. 물론 우리는 우리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이 옳은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오면서 너무나도 편협하게 세상을 바라본 것은 아니었는지 자문자답해보아야 한다. 학교 다닐때 부터 난 국사나 사회를 참 좋아했었다. 하지만 워낙 우리나라 역사가 복잡하고 오래된 탓에 쉽사리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도 많았으며 그 많은 인고의 시간동안 지나쳐온 왕과 그외의 많은 인물들로 인해 머리속이 복잡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난 그런 우리네 역사를 사랑한다. 한민족 이 얼마나 아름다운 단어인가. 하지만 저자는 무작정 우리네 역사이기에 좋다라는 표현을 하기 보다 제대로 알고 평가하길 바란 것은 아닌가 싶다.

 

주로는 안에서 보되, 더러는 밖에서 볼 필요도 있다. 농부가 농장을 잘 관리하기 위해 농장안을 살피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웃 농장이나 뒷산의 숲, 앞의 냇물도 살필만큼 살피지 않으면 안된다. 국사는 국외사(國外史)와의 관련 속에서 전개되어 온 것이다. 그 관련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밖에서도 볼 줄 알아야 한다.(p.9)

 

저자는 제국사관도 민족사관도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시선으로 우리네 역사를 바라보고자 했다. 솔직히 우리는 많은 부분에서 남탓하기에 바빴고 현실을 직시하고 대처하기 보다는 당했다라고 분노를 터뜨리기 일쑤였던 것같다. 저자는 미숙한 자가 남 탓하기에 바빠 자기 반성의 여유를 못가지는 까닭이 바로 정체성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정체성을 새로운 차원에서 표출해보자는 것다.

 

그는 많은 부분에서 과거를 보는 것보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더욱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을 표현한 듯 싶었다. 하지만 그의 금속활자에 대한 비판은 그다지 호응할 수 없었다. 물론 인쇄술을 중국에서 도입하여 우리가 세계최초의 금속활자를 만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냥 단지 경쟁의 심리에서만 그것을 파악하기 보다는 우리네 유구한 과거 역사와 선조들의 지혜를 기리자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인데 그것을 단지 경쟁한다라고만 표현하는지 씁쓸하기도 했다. 뭐..다른 부분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은 곳은 많았다. 하지만 이 책은 그의 지극히 개인적인 방향에서 바라본 역사에세이기에 시각의 차이임을 인지한다.

 

물론 우리네 역사가 장구하였지만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현재 경제적으로 많이 뒤쳐져있는 것이 사실이다. 선비의 나라라고 하며 북쪽을 오랑캐, 일본을 왜놈이라 부르기만 하고 양반행세만 하고 실속을 챙기지 못한 면이 있다. 과거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문명을 받아 일본에 전해주었으며 일본의 문명에 큰 발전을 끼쳤었다. 하지만 그 역사들 가운데에서 과거 우리 민족이 잘났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 그 안에서 자부심을 찾고 더 나아가 당당하고자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밖에서 바라본 한국사는 씁쓸한 모습들이 많았다. 사람마다 보는 입장의 차이가 있겠지만 역사를 굳이 안좋게 판단하는 것보다는 과거를 과거로 받아들이고 그 가운데에서 배울 점은 배우고 버릴 점은 버려서 더 나은 미래를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역사를 바라보는 가장 좋은 안목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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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천 2008-06-18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개별적 사안에 대해 선뜻 공감하시기 어려운 점들이 꽤 있음에도 "현실을 직시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애쓰는 뜻을 살펴주시는 것이 더욱 반갑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책을 쓰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지은이.

무지개 2008-10-21 16:41   좋아요 0 | URL
앗...지은이님이시군요. 저야말로 서평이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것인데 이렇게 읽어주시니 송구할따름입니다...앞으로 더욱 좋은 책 부탁드려요^^
 
알파고객을 잡아라
이성동 지음 / 호이테북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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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고객, 블루슈머 창출 전략!!

 

알파고객이란 "어떤 조건에 충성하지 않고 특정 상품이나 브랜드, 매장 또는 사람에 열정적인 지지를 보내는 최고의 고객"을 말한다. 이 책에서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고객을 최고의 고객으로 개발한 수많은 사례를 통해 당신을 떠나지 않으며, 더 많은 고객을 추천하고 데려오는 알파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의 저자인 이성동은 고객 로얄티 마케팅과 VIP 마케팅이 전문분야이며, 고객경영연구소 소장이라고 한다. 솔직히 이 책을 접하기전엔 이 분에 대해 알지 못하였기에 그저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하기만 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어느 정도 알파고객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과거 경영학 수업시간에만 배웠던 이론을 잠시나마 현실과 연계해서 생각하게 된 듯 싶다.

 

솔직히 현 시장체제를 살펴보면 경기가 어렵다 어렵다 하면서도 부를 창출하는 사람은 더 많은 부를 창출하게 되고 그와 반대인 사람은 빈곤 속으로 더욱 들어가게 된다. 그만큼 유통망을 확보하고 고객을 유치하는 것은 중요하다. '고객이 왕이다'라는 옛 표어(?)가 생각날정도로 지은이는 경영의 모든 관점을 고객에게 맞추고 고객의 가치를 충족시켜 수익을 극대화하며 지속적인 성장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일반적인 고객감동이나 고객행복 등은 이미 지나가버린 것이라고 말한다. 고객은 그 순간 마음이 움직였다고 해서 계속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상품이나 조건이 나오면 이동해버리기 때문이다. 더 좋은 성능, 더 싼 가격, 더 좋은 디자인 등이 나오더라도 고객은 언젠가는 이탈하고 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고객을 잡을 수 있는 것일까? 그는 블루슈머의 창출을 얘기하는데 블루슈머란 블루오션(Blue Ocean)과 소비자를 말하는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로 어떤 경쟁사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일관되게 로열티를 갖는 고객을 말하며 그중 알파고객만이 진정한 블루슈머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보니 과거 나 또한 어느 특정인에게 알파고객이었지만 그 사람의 지속적인 관리가 없었기에 이탈하게 된 사람중에 하나였다. 마찬가지로 많은 이들이 알파고객이었거나 알파고객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렇다면 알파고객을 만들기 위한 전략은 어떻게 될까?..그 제목만을 살펴보면..

 

1. 상품의 본원적 속성에서 최고가 되라

2. 고객가치를 지속적으로 충족시켜라

3. 알파브랜드를 만들어라

4. 고객과 친구,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라

5. 고객감성을 자극하라

 

내겐 4번과 5번이 가장 와 닿았다. 요즘 대두되고 있는 것이 감성경영인데 이것은 부하직원을 다루는 것 뿐만아니라 고객을 관리하는 차원에서도 이용이 되어지는 모양이다. 이 책에서는 알파고객을 창출하기 위한 방법 뿐만아니라 기업의 전반적인 흐름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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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크림 러브 -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가’ 나가시마 유 첫 장편소설
나가시마 유 지음, 김난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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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헤어짐에 대한 슈크림 같은 이야기~!!

 

핑크빛이 감도는 예쁜 표지에 '슈크림 러브'라는 제목이 참 이상적인 사랑처럼 느껴졌으며 얼만큼 달콤한 사랑이야기일까 하는 생각을 했던 책이었다. 하지만 책을 접하며 나의 상상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슈크림 러브는 슈크림처럼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달콤함과 부드러움의 환상이, 다 먹고 난 후 입안에 남아 있는 아쉬움과 허망함의 현실과 어우러져 새로운 문화를, 평화롭고 안온한 가정을 창조해내는 결혼을 말한다고 옮긴이는 말한다. 달콤한 것을 먹고 난 후의 씁쓸하고 허전한 듯한 느낌을 말하는 것일까?..

 

이 책은 두 남자의 사랑이야기로 구성이 되는데 두 남자의 사랑이라고 해서 남자들간의 사랑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받지 못한 것은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믿는 남자. 시치로와 '세상 모든 게 일' 이라고 외치는 또 다른 남자. 츠다의 삶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시치로는 과거 잘나가던 게임 디자이너였지만 아내와의 아무런 타협도 없이 직장을 때려치운 백수다. 물론 그는 아내와 자신이 결혼 전부터 약속해온 생활비 문제만 해결된다면 직장을 그만 둔 것이 아무 문제도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아내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시치로를 외면한채 유부남과 바람 피우고 집을 나가서 사는 것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결혼은 사랑과 믿음. 그리고 배려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을 지켜내지 못한 듯 싶다.

 

그와 반대로 시치로의 친구인 츠다는 어릴적 부친의 사업부도로 말미암아 갑자기 어려운 생활고를 겪으며 살았지만 후엔 잘나가는 벤처회사 사장이다. 그의 여자관계는 복잡했고 남녀의 마지막 단계가 삽입이라고 말하는 뻔뻔(?)한 남자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부하직원의 결혼식장에서 주례를 해주며 '결혼은 문화다'라고 외친다. 하지만 자신은 독신이며 이리로 저리로 흘러다니는 바람같다. 그는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이지만 어느 순간 함께하는 문화를 갖고 있던 시치로를 부러워하기도 한다. 츠다의 모습은 사랑은 좋지만 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현대인들의 표상은 아닐까.

 

문화란 그렇게 어떤 나라와 민족이 공유하는 고유한 것입니다. 하지만 각 지방에도 그 지방 나름의 문화가 있지요.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가장 작은 단위의 문화는 가족, 즉. 부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p.39)

 

부부 같다고 느꼈을 때, 그 두 사람 사이에는 이미 문화가 있는 것입니다. (p.40)

 

시치로의 말처럼 결혼이란 두 사람이 만들어나가는 문화다. 사회를 이루는 가장 작은 구성요소가 '가정'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그만큼 결혼으로 인한 가정은 큰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요즘의 사회는 그 결혼이라는 틀이 자꾸만 사소한 것들로 인해 깨어지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또한 그런 가정 조차도 만들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는 사람이 부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것에 따른 책임감을 지고 싶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현대 사회가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져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슈크림처럼 달콤한 사랑을 꿈꾸는 것도 좋지만 사랑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우리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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