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꼴찌 앙코르 꼬마 니콜라
르네 고시니 지음, 장 자크 상뻬 그림, 이세진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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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꼬마 니콜라의 추억과 마법의 무대~

 

빨간 표지에 장난 가득한 남자아이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 깊다. 내가 빨강색을 좋아해서인지 아니면 동화를 좋아해서인지 참으로 많이 끌렸었다. 공동꼴지는 꼬마 니콜라의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며 읽는 이로 하여금 과거 어린 시절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해주는 듯 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태어날 조카가 크면서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접하게 된 책이었지만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책은 아닐까 싶다.

 

꼬마 니콜라는 우리의 어린시절에 대한 자화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국어책에 보면 철수나 영희가 가장 많이 나오고 그들을 주인공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지는데 프랑스 파리에서는 니콜라라는 이름이 그런 이야기들의 주인공인가 보다. 꼬마 니콜라의 알려지지 않은 글들을 담아 삽화까지 곁들인 것을 보면서 키득 키득 웃게 되기도 했다.

 

꼬마 니콜라가 산타 할아버지에게 자신의 선물이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한 선물을 편지에 쓰는 것으로부터 시작된 이 책은 어린 아이들의 시선에서 얼마나 많은 부분이 어른과는 다른지 느끼게 되었다. 그만큼 아이를 교육시키고자할 때에도 눈 높이 교육을 해야함이 느껴진다. 솔직히 공동꼴지라는 제목을 보고 책의 내용이 왜 그들이 공동꼴지인지를 나타내주는 그런 소설같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것은 실로 아니었다.

 

니콜라가 다니는 학교 친구중에 클로테르라는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는 항상 꼴지를 한다. 그런데 니콜라가 보기엔 클로테르는 자전거를 타느라 공부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니콜라는 산타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쓸때 그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클로테르의 자전거를 뺏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구구절절 설명한다. 니콜라는 현실 속에서 명쾌하게 해답을 찾아내는데 그 이야기들이 실로 현실감이 있으면서도 불가능한(?) 부분들이 많기에 더욱 즐겁게 읽은 듯 싶었다.

 

니콜라의 이야기중에 가장 뇌리에 남았던 것은 그의 부친과 옆집 아저씨와의 티격태격하는 관계속에서 니콜라를 옆집 아저씨에게 맡겨두고 갔을때 얌전하고 착한 아이임을 보여주라는 말에 그것을 행동함에 있었는데 유리창을 깰지도 모르니 니콜라에게 공을 주지 않고 골대를 지키게 한 후 자신이 공을 찼는데 나무에 맞고 집안의 창문을 깨버린 것이다. 니콜라가 좋아하는 사탕으로 유혹하며 그 공을 니콜라가 찼음으로 시인해달라고 하지만 니콜라는 자신은 거짓말을 안하는 사람이라고...가정교육을 그리 받았다고 하면서 거절한다. 그리고 또 다른 사건들...그 사건 중에 아저씨는 거의 폐인(?)처럼 되어버린다. 니콜라의 부친이 와서 무슨 일 때문에 그러냐고 묻자 니콜라가 교육을 너무 잘받아서....라는 말을 한다...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일을 했음을 이야기하는 니콜라에게서 장난스러움이 묻어 난다. 아이가 있다면 함께 읽는 것도 좋을 법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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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성 No.1 신사임당
안영 지음 / 동이(위즈앤비즈)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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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신사임당이 현대에 태어난다면 어땠을까?...

 

소설 신사임당을 읽으며 아는 동생에게 잠깐 물었다. "만일 신사임당이 지금 태어나면 어땠을까?"라고.. 그랬더니 동생이 말한다. "아마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여성이 목소리를 낼 수 없던 조선시대에 현대에까지 자신의 이름이 전해져내려올 정도의 여성이었다면 당연히 대통령쯤은 되고도 남았을거야."라고.. 그렇다. 만일 그녀가 현시대에 태어났다면 대통령쯤은 하고도 남았으리라는 것을 책을 통해서 확신(?)하게 되었다. 지은이는 저자의 글에서 신사임당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서 그녀의 자녀들의 이름 일부를 임의대로 지어서 기록해두었다고 한다. 만일 신사임당이 남성이었다면 특별한 대우를 받아 많은 자료에서 그녀의 이름을 찾을 수 있었을텐데 남녀차별적인 부분때문에 그녀의 삶의 많은 부분이 묻혀있어서 너무 안타까웠다.

 

오만원권 지폐가 생긴다는 말을 많이 들었었는데 그 화폐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도 몰랐고 관심 또한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축! 오만원 화폐 주인공'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책을 만났다. '이게 뭐지? 뭔소리야??'라고 생각하다가 신사임당의 이야기임을 알고 너무 반가웠고 놀라웠다. 솔직히 여성이 화폐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 않았는가. 오천원권에는 그녀의 아들인 율곡 이이가...오만원권에는 그의 어머니인 신사임당이 새겨진다니..이 얼마나 가문의 영광일꼬..

 

그녀의 이름은 인선(仁宣)이었다. 그녀의 어머니. 이씨는 아들없이 딸만 다섯을 낳았다. 하지만 그녀의 부친 신명화는 첩을 들여 아들을 낳으라는 말에 어찌 자식을 혼자낳는 것이냐고 다른 여자를 가까이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씨 또한 외동딸이었는데 그녀의 부친 또한 딸 하나 겨우 낳은 그녀를 내치지 아니하고 자식 교육하는데에만 힘을 썼으며 이씨가 다른 아이들보다 영특하기에 기뻐하면서도 내심 벼슬하지 못하는 여아였기에 서운한 마음도 있었을게다. 그런데 그런 그녀 또한 시집와서 딸만 다섯을 낳았으니 미안함이 극도에 이르르게 되었다. 그런 환경속에서 인선은 아들없는 자신의 집에 시집가지 않고 아들노릇을 하고자 하였지만 그것이 더 불효라는 말에 부친께서 정해준 사람과 혼인을 하게 되었다.

 

그녀의 복인 것일까? 그의 남편은 공부에 취미가 없긴 하였지만 사임당이 하는 일엔 항상 찬성편에 서주었고 시어머니 또한 그녀의 어려운 점들을 이해해주었다. 어릴적부터 먹고 노는 것보다 공부하고 그림 그리는 일을 좋아했던 그녀는 결혼 후에도 그렇게 살고자 노력했지만 그 일들이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시댁은 넉넉치 못한 살림에 홀로된 시어머니 혼자서 양반의 몸으로 떡집을 해서 먹고 살았으니 말이다. 그녀는 살면서 자주 친정의 도움을 받았고 후에 부친이 돌아가시자 양해를 구한 뒤 친정으로 내려가서 아이들을 키우며 남편과 떨어져서 살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 남편이 공부를 하지 않고 부인과 떨어지지 않고자 시댁으로 돌아가려하지 않자 몇번의 시도 끝에 자신의 머리카락을 담보로 하여 그를 공부하러 올라가도록 만들기도 했다.

 

고통 없이 어찌 기쁨만 얻을 수가 있겠니. 단맛이 잇으면 쓴맛도 있는 법.(p.19)

 

"남자는 아버지요 여자는 어머닌데 어찌 어미만 자식을 기르겠습니까? 어머니의 배 속에 들긴 했으나 둘은 똑같이 부모이니 남자라고 어찌 소홀할 수가 있겠습니까? 중국 문왕의 어머니 태임을 본받아 지금부터 남부끄러운 일 하지 말고 덕스러운 일만 하고 삽시다."(p.110)

 

그녀는 총 일곱 명의 아이를 낳았는데 그 시대에는 다산이 축복이고 감사함이었지만 나이가 들어 건강도 좋지 않은데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지 못한데 대해 자신을 저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의 자식들을 보면서 생각을 달리 했다고 한다. 용꿈을 꾸고 태어난 아이 현룡...바로 후에 개명을 한 이이였다. 세번이나 하늘이 계시를 주었다고 하니 얼마나 큰 인물이 되었던가. 오늘날에까지 알려진 인물이 아니었던가. 사임당은 아이들을 교육함에 있어 모범이 되고자 하였으며 항상 자신을 바르게 한 뒤에 이야기를 하였다. 일곱 남매가 모두 우애있게 살아갔던 것은 모두다 집안내력이었던듯 싶다. 요즘에도 참으로 많이 강조되지만 그만큼 가정교육은 참 중요한듯 싶다.

 

한 나라의 임금이 정치를 잘하고 못함에 있어 왕비의 역할이 중요하듯이, 한 가정의 가장이 집안을 잘 다스리기 위해서는 아내의 역할이 자못 클 것이었다.(p.25)

 

그림을 밖에 두었더니 닭이 와서 진짜 살아있는 벌레인줄 알고 쪼아먹었다는 이야기를 위시하여 참 많은 그녀의 삶을 가까이서 느껴보았던 듯 싶다. 하지만 더욱 좋아던 것은 그녀의 삶의 지침이 그대로 녹아있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생각을 바로잡고 자신의 잘못된 점들을 고치고자하는 마음이 생기게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이들이 신사임당에 대해 가까이서 접해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실상 혼자 있을 때란 없는 것이다. 항상 하늘이 내려다보고 계심을 잊지 마라. 또 하나 네가 네 자신을 받드는 자존심이 아니냐. 비록 혼자 있어도 너만은 너를 보고 있지 않느냐. 너 자신의 좋지 않은 생각, 좋지 않은 행동을 보면서 너는 기분이 좋겠느냐? 남의 좋지 않은 모습 보면 싫었겠지? 그걸 네가 저지른다면 네 자존심은 없어지는 것이지. 네가 받들어야 남도 너를 받드는 것이다. '하늘이 보고 계시다.', 그리고 '나에 대한 존중이다.' 늘 이 말을 가슴에 담고 혼자 있더라도 조심하기 바란다. 그게 바로 성실함이지."(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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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계
장아이링 지음, 김은신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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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아이링. 섬세하고 독특한 그녀의 글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

 

<색, 계>하면 왠지 야하다는 느낌에 선뜻 영화로도 접근하기가 힘들었고 책을 읽으면서도 내심 걱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흥행한 영화의 원작소설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어느 누가 마다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달콤한 꿀항아리를 통째로 먹을 수 있는 기회인데 말이다. 랜덤하우스의 두꺼워도 가벼웠던 여타 다른 책과는 달리 종이의 재질이 살짝 두꺼워서 무거운 느낌이 들었지만 반짝반짝한 종이의 느낌이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연출했다.

 

솔직히 '영화화할 정도의 원작소설이니 두꺼운 것이 당연하지 않겠어?'라고 생각하며 책을 펼쳤지만 60페이지 정도의 단편이었던 탓에 너무나도 놀랬다. 어떻게 이 짧은 단편을 영화화 할 수 있다는 말인가. 하지만 장아이링의 소설을 읽어보면 그것을 완전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글은 그 당시의 시대적인 배경을 담고 있었으며 감정들을 글로 응축시켜놓아 사이사이 그와 그녀의 감정을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60페이지가 아닌 600페이지 이상의 소설을 읽는 듯한 긴 여운이 남았다.

 

<색, 계>는 소설 색계를 포함하여 못 잊어, 해후의 기쁨, 머나먼 여정, 재회, 연애는 전쟁처럼의 6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장아이링이 묘사하는 시대상황은 지극히 어지럽던 시기였던 탓에 그녀가 담은 이야기들도 조금은 어둡다. 사랑하지만 사랑을 이룰 수 없는 그 괴로움은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사랑이란 이루지 못했기에 더욱 오랫동안 남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6편의 단편들이 각각의 구성과 내용을 담고 있어서 책의 장수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하나 하나의 이야기들이 영화를 봄직한 느낌을 자아냈으며 시간에 쫓기지 않고 하나하나 시간과 공을 들여서 천천히 읽어봤으면 하는 작품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으로 손꼽히는 작품은 제목과 같은 내용으로 영화화된 <색, 계>였다.

 

대학생인 왕지아즈는 매국노인 이선생을 암살하기 위해 2년간의 공을 들였고 그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하지만 그를 암살하기 위한 장소였던 보석상으로 그를 이끌어왔지만 자신에게 선뜻 다이아몬드를 선물하고자 하는 그의 눈빛을 바라보며 그의 사랑이 진심임을 직감적으로 느끼게 된다. 둘의 나이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지만 둘은 신분과 나이를 뛰어넘은 사랑을 하게 된 것이리라. 왕지아즈는 그를 살리기위해 그를 도망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하지만 그는 왕지아즈와 암살단을 모두 일망타진하여 죽이게 만들어버린다. 물론 왕지아즈를 살릴 수도..곁에 둘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평생동안 살아서도 죽어서도 함께할 여인. 지기인 왕지아즈를 얻었으니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독하지 않으면 남자가 아니다?...그러면서 그녀를 죽인 자신의 행위를 옹호하고 싶었을까?... 그녀와 그의 사랑은 어긋났다. 너무 뒤늦게 알아버린 탓이리라. 자신들의 감정을 조금 더 빨리 느꼈으면 좋았을것을... 묘한 감정의 묘사가 자꾸만 눈길을 잡아끄는 작품이다.

 

<책속의 말>

그녀는 죽으며 자신을 분명 원망했을 것이다. 하지만 '독하지 않으면 남자가 아니었다.' 자신이 그런 남자가 아니었다면 그녀 역시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기(知己)를 한 명 얻었으니 죽어도 여한은 없었다. 그는 그녀의 그림자가 평생 영원토록 자신의 곁에 머무르며 자신을 위로할 것임을 알았다. 그녀가 자신을 원망하고 미워한다고 해도 상관없었고, 마지막 순간 자신에 대한 그녀의 감정이 얼마만큼 강렬했었는지도 상관없었다. 그냥 감정이 있었다는 것으로 족했다. 그들은 원시시대 사냥꾼과 먹잇감의 관계였고, 매국노와 매국노를 위해 결국 앞잡이가 된 관계였으며 가장 마지막에 서로를 점유한 관게였다. 그녀는 살아서는 그의 사람이었고 죽어서는 그의 귀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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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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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풋함, 설렘, 망설임, 꿈과 열정 그리고 어른되기...

 

제목을 보며 가장 먼저 나의 스무살을 떠올리게 되었다. 나의 스무살은 어떠했을까?...직장과 학교생활을 동시에 하며 그때 풋풋한 모습의 첫사랑을 하기도 했었다.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피부에 쉴만한 틈을 주지 않고 자라나는 여드름들 덕분에 외모에 대한 고민이 심각했고, 피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 시절 내게 있어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미래의 나의 모습에 대한 고민이었던 것 같다. 직업과 직장에 대한 또 다른 꿈을 꾸면서 부모님이 바라는 이상과는 다른 모습을 꿈꾸었기에 힘들어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한해 두해 나이가 들어가면서 과거에 대한 후회와 또 다시 꿈꿀 미래를 생각하지만 스무살때만큼의 열정이 부족하기도 하다.

 

<스무살, 도쿄>는 소설이기도 하지만 오쿠다 히데오의 자서전적인 작품인데 주인공인 히사오는 시골풍스러운 자신의 고향 도시를 떠나 '시티보이'를 꿈꾸며 도쿄로 상경했다. 물론 대학에 합격해서 도쿄를 간 것은 아니었다. 재수를 했고 무조건 그곳을 벗어나기 위해 도쿄쪽 대학에 가고자 했던 것이다. 뭐..우리나라로 말하자면 서울로 도망을 가다시피한 것이리라. 물론 그렇게 떠나고 시작하는 모습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런 모습속에서 부모와의 단절이 얼마나 좋지 못한 방향으로 흐르는지 알 수 있었다.

 

주인공인 다무라 히사오는 음악평론가를 꿈꾸고 있었다. 하지만 그 꿈을 다른 이들에게 한번도 하지 못하고 그냥 마음속으로만 생각했으며 그저 되는대로 사는 남자다. 재수한 뒤 들어간 학교에서 짝사랑하던 선배를 뒤로 하고 자신을 좋아해주던 여자아이와 사랑을 시작한다. 하지만 몇년 후 그녀는 그의 곁에 없었다. 이 책은 히사오의 삶을 쭉 나열한 것이 아니라 부분부분의 이야기를 통해서 앞부분을 유추해볼 수 있는 방법을 택했기에 그녀가 그의 곁에 없는 이유는 설명할 수는 없다.

 

그의 집은 부친의 사업으로 인해 좀 부유하게 사는 편이었는데 그가 22살 되던해에 부친 회사의 부도로 인해 그에게 학비를 대줄 여력이 되지 못하자 자퇴를 하고 광고회사에 카피라이터로 취직을 하게 되었다. 그냥 음악평론가가 꿈이라고만 생각했지 마땅하게 이렇다할만큼 하고 싶었던 것이 없었던 그...하지만 카피라이터로 인정받고 22살의 나이에 부하직원을 세명이나 데리고 있던 그는 콧대가 높아져(?) 자신을 과신하게 되지만 거래처 사장으로 부터 호되게 야단을 맞기도 한다. 자신이 좋아하지도 않고 재미있어 하지도 않으면서 휴일과 자신의 개인적인 시간을 모두 반납하는 그...그런 그의 행동들이 이해가 가지는 않았지만 히사오는 그런 일들을 즐기고 좋아했던 것은 아닐까?...이기적인 모습으로 살아가던 그는 조금씩 삶이란 무엇인지 사회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가게 된다.

 

그렇게 서른의 문턱을 가게 된 그는 삶에 대해 하나씩 느끼게 된다. 물론 그 나이가 되도록 자신이 과거 생각했던 것처럼 아이가 둘쯤 있는 아빠도 되지 않았고 자신이 원하던 위치에 있게 된 것도 아니었지만 그 눈부신 청춘을 사랑했으리라. 그리고 자신의 곁에 있는 한 여인...솔직히 나는 히사오보다 170cm의 키에 자신과 고향이 같아서 선을 보게 되었었던 학교 동창생인 여자. 하이힐을 신는 여자의 변론에 대해 상당히 공감하게 되었었다. 일정한 나이에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남과 비교해서 평가해버리는 우리네 삶이 솔직히 부담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기에 그런 생활을 해야함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삶은 살아보기 전에는 평가할 수 조차 없는 것이기에 오늘도 힘차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책속의 말>

"젊다는 건 특권이야. 자네들은 얼마든지 실패해도 괜찮다는 특권을 가졌어. 근데 평론가라는 건 본인은 실패를 안 하는 일이잖아? 그러니 안된다는 게야....실패가 없는 일에는 성공도 없어. 성공과 실패가 있다는 건 참으로 멋진 일이야. 그거야말로 살아 있다는 실감이란 말씀이야!"

 

"그렇겠지. 거울에 빠져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밖에 눈에 안들어와. 주위의 풍경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지. 자의식이란 바로 그런거야."

 

"젊다는 건 바쁜거야. 하루하루 산이 있으면 계곡도 있꼬."

 

"결혼이란 나를 위한 것이지 부모를 위한 게 아니야. 적령기 따위를 누가 정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한 때가 적령기인 거라구... 그런 걸 기호지배라고 하는 거야. 배가 고프니까 밥을 먹는게 아니라 12시니까 점심을 먹는다, 결혼하고 싶기 때문에 결혼하는 게 아니라 스물다섯 살이니까 슬슬 결혼을 한다, 그런 식으로 자신의 의지가 배제된 사고방식."

 

"사람이란 혼자 있고 싶다는, 그런 시기가 있어도 좋은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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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 나의 고전 책꽂이 3
이미애 지음 / 깊은책속옹달샘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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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이와 몽룡이를 다시 만나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춘향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만큼 유명한 고전이다. 그만큼 텔레비젼에서 영화로..드라마로 제작된 것이기에 그 애틋한 사랑에 대해 나또한 그만큼 감동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책으로 이렇게 가까이서 접해보기는 처음인 것 같았다. 물론 어릴 때야 읽긴 했지만 그 감동이 얼마나 남았겠는가. 고전의 깊고 따스한 사랑 속으로 들어가며 새로운 시선으로 또하나의 춘향전을 만나본 듯 하다.

 

이 책을 만나기 전에 춘향전은 그저 한가지의 내용으로만 존재하는 것인줄로 알았는데 참으로 많은 종류의 춘향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질적으로 춘향전은 구전으로 전해내려왔던 것이기에 세대를 거듭하면서 그 내용이 조금씩 달라진 것이란다.

 

그 중에는 약혼한 전 노진이 결혼비용을 구하고자 당숙부를 찾아갔지만 구하지 못하고 집안에 들어가지도 못하자 거기에서 만난 어린 기생이 그를 극진하게 대접해주었고 그의 결혼비용까지 구해주게 된다. 그러자 그는 그 돈을 가지고 가서 결혼을 치르고 곧 과거에 급제하고 기생이 있던 관서지방을 순회하다가 그 기생을 만났는데 그 기생이 자신이 떠난 후 수절한 것을 보고 그 기생을 찾아 평생을 함께 살았다는 <노진 설화>, 우리가 알고 있는 춘향이는 아주 아름다운 여인네지만 <박색 설화>에서의 춘향이는 천하의 박색으로 등장한다. 그런 춘향이는 이도령을 보고 한 눈에 사랑에 빠져버렸고 그런 그녀를 보다 못한 그녀의 어미. 월매가 향단이를 춘향이인 것처럼 속여 만나게 하고 술에 취하게 만든 뒤 박색의 춘향과 잠자리를 하게 되고 떠난 이도령을 기다리다 죽었는데 그녀의 시체가 잠든 고시을 박석고개라고 불린다 한다. 또한 <탁종립 설화>, <이시발 설화>, <박문수 설화>, <김우항 설화>, <창극사에 나온 설화>, <양진사 설화> 가 있다. 그와 그녀의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사랑과 삶에 대한 애틋한 감동을 주는지 알 수 있으리라.

 

이 책을 통해 춘향이와 이몽룡, 월매, 방자를 또 다른 시각으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팁은 배경지식으로 작용할 수 있는 시대상황이나 위에서 말한 설화의 이야기와 실제 암행어사의 이야기들을 수록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춘향전의 맛을 느끼며 읽을 수 있다. 가정에 아이가 있다면 고전의 배경지식까지 알 수 있게 해주기에 꼭 읽게 해주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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