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위한 국어교육 - 개정 증보판
이계삼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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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국어교사가 꿈이었던 적이 있어요.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마음 한켠에 그런 소망이 남아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책을 집어들었어요.


교사는 선망받는 직업이지만, 요즘 떠도는 얘기를 들어보면 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저자는 전교조 소속인데, 정규수업시간을 쪼개어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다른 것들을 가르치자고 주장해요.

그러면서 구체적인 실천지침까지 제시하고 있어요.

또한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지요.

그리고 외로워해요.


딱딱할 수도 있는 책인데 지은이의 마음이 절절하게 와 닿아요.

이렇게 고민하고 노력하는 교사가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지요(저자는 얼마 전 교직을 그만두었다고 해요).


이 책은 '청춘의 커리큘럼'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꽤 있어요.

위 책이 서평집으로 어느 정도 완결된 형식을 갖는다면 이 책은 여러지면에 실렸던 글을 모아서 다듬어 펴낸 것이라 

다소 산만한 감이 있어요.

하지만 그래서 이 책에서 현장성이 더 느껴지지요.


이런 선생님을 만난다면 분명 인생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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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 MBC 느낌표 선정도서, 보급판 진경문고 5
정민 지음 / 보림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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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리라는 자기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에요.

시가 무엇인지, 한시가 무엇인지, 어떻게 감상하면 되는지 차분하고 조곤조곤 알려줘요.


나온지 10년도 넘은 책이지만 여전히 많이 팔리는데는 이유가 있네요.

수록된 한시는 지은이가 직접 번역해 실은 것인데 아주 맛깔져요.

한시원문은 책 말미에 음과 훈을 달아 따로 실어놓았어요.


지은이는 한시란 숨은그림찾기나 보물찾기와 같다고 설명해요.

참 와닿는 말이에요.

지은이가 한시를 읽어내는(보물을 찾아내는) 솜씨는 감탄을 자아내요.


지은이는 한시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해요.

거꾸로 말해 꾸준히 연습하면 누구나 어느정도는 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기도 해요.

정제되고 압축된 한글자 한글자를 음미할 줄 안다면 긴글도 음미할 줄 알게 되겠죠.


참 좋은 책이에요.

거듭 되풀이해 읽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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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다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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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말을 인용한 멋진 제목.

지은이 말에 따르면 인문광고쟁이의 책이에요.

강독회 형식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어요.

읽다보면 얼어붙은 마음이 조금씩 깨져요.


어느새 장바구니를 가득채우고,

배송을 기다리게 만드는 무서운 책이지요.

우리집에도 이 책에 나온책이 서너권은 넘는 것 같아요. 

조심해야 할 책이에요. (대단한 광고쟁이임에 틀림없네요)


다만, 지중해에 열광하는 지은이의 취행이 안 맞을 수도 있어요.

나 역시 3년쯤 지난 후 다시 읽어보니 감흥이 예전만 못해요.

아무래도 20대 젊은이를 겨냥한게 아닌가 싶어요.


한문장, 한문장을 충분히 음미하며 읽는다는 게 무엇인지 알려줘요.

그것만으로도 후회하지 않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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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이르하이루 2018-01-28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저도 이 책을 읽고 고은남의 시집고 사서 읽어보고 강연도 들었죠 또 책은 저에게 너무 먼 장르라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거리감을 줄였습니다 ㅎㅎ 그리고 정말 머리를 탁하니 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ㅎㅎ 책을 이렇게나 음미해서 읽는 것이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 책 덕분에 다른 책들을 색다른 시선으로 보게 되었죠 글쓴이님의 의견에 동감하여 이렇게 댓글남깁니다
 
인생
위화 지음, 백원담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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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인생이에요.

인간의 삶.

원래는 살아간다는 것이었다고 해요.

정말 적절한 제목이지요.


우리는 인간의 삶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어요.

세상에서 제일 귀하다.

어느 누구도 침범해서는 안 된다.

하늘로부터(또는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이다.

등등.


그런데 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그런 말이 필요했던 게 아닐까요?

하루 아침에 스러지는 이슬이나 이름모를 들꽃과 다를게 뭐가 있을까요?

법륜스님도 그런 말을 했던거 같아요.

한마디로 인생 별거 없다.

물론 말은 쉽지만 실로 그렇게 살기는 참 어렵잖아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 그게 뭔지 조금은 알게 되요.


이 책은 참 가슴아픈 이야기에요.

그렇다고 막 꾸며댄 이야기는 아니에요.

어머니 약을 구하러 나섰다가 징용에 끌려간다던가,

노름으로 집을 팔아먹은 덕에 목숨을 구했다던가...(훨씬 많은 얘기가 있지만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정말 어이없는 현실을 묵묵히 담아내요.


어처구니없고 부조리한 세상.

끊임없이 이어지는 불행.

가끔 찾아오는 행복의 순간.

하지만 주인공은 쉽게 좌절하거나 분노하거나 죽을 생각을 하지 않아요.

그저 눈물 펑펑 흘리며 하루하루를 살아요.

자의식으로 가득 차 인생을 미화하려는 사람들이 풍기는 악취가 없어요.

(이렇게 더러운 세상이지만)내가 살아낸다고 자랑하지 않아요.

그냥 살아가는 것이에요.


그래서인지 읽으면서 마음이 정갈해져요.

인생을 바로보게 해주는 힘이 있어요.

언뜻 조정래의 아리랑과도 비슷한 느낌인데,

그것보다 순수하고 투명한 느낌이 있어요.

예전에 허삼관 매혈기랑도 비슷한 느낌을 주네요.


가끔 사는 게 힘들다 싶을때면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책이 생겨서 기뻐요.

영화도 있던데 찾아봐야겠어요.

역시 작가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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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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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서평에 겁을 먹고 미루다가 이제 읽게 된 책이에요.

다섯째 아이를 임심하고 낳으면서 불행이 시작되고,

한 가정이 붕괴하는 이야기에요.

다섯째 아이는 평범한 아이가 아니라 괴물로 묘사돼요.

줄거리는 단순해요.


그런데 이 작품만 읽어서는 작가의 의도를 가늠하기 어려웠어요.

그냥 호러물 정도로 읽을 수는 있겠지만,

장르 소설로 분류되지도 않거든요.

그럴 때 민음사 판의 해설이 도움이 될때가 있어요.


이전의 공상 과학 소설과는 다르게 이 소설은 표면적으로는 사실적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그 섬뜩한 효과가 일반독자에게 훨씬 더 직접적으로 닿는다(185쪽)

벤은 아버지가 든든하고 기대고 싶고 가장 큰 기대를 갖는 아들 이름이면서

동시에 어머니에게는 죽음이란 가장 큰 슬픔을 안겨준 존재를 의미한다.

이 소설은 기형아를 낳았을 때 부모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같은

윤리적 딜레마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186쪽)

벤의 기괴함이 우리에게 너무나 충격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데이비드나 다른 아이들처럼 해리엇의 선택을 비판적으로 보려는 자신을 발견한다(188쪽)


특히 188쪽 이하의 해설은 도움이 돼요.

머릿속으로 빙빙 돌던 생각이 조금 정리되는 거 같아요.


결국 이 책을 읽으며 해리엇 또는 데이비드 둘 중 하나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을 거 같아요.

하지만 어느 쪽이 다른 쪽을 윤리적으로 비난한다거나,

합리적이라 설득하기는 어려워보여요.

그냥 살아가는 수밖에 없는걸까요...

그래도 대화를 멈춰서는 안되겠죠.

서로가 괴물임을 인정할 때 대화는 시작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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